#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조승오기자
포켓몬 고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 고는 일본의 비디오 게임 회사 닌텐도의 포켓몬컴퍼니와 미국의 증강현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나이애닉이 공동으로 제작한 모바일 게임이다. 게임은 증강현실 기능을 도입했고 GPS, 구글 지도와 결합시켜 게임 이용자가 위치하는 국가와 지역, 이동 경로가 게임에 표시되게 했다. 게임 이용자는 포켓몬을 획득하기 위해 현실 세계의 특정 위치로 이동하는 등 현실과 게임의 가상현실이 합쳐진 환경에서 게임을 하게 된다. 증강현실을 이용해 실제 현실을 반영한 세계에서 게임을 한다는 독특한 특징 덕분에 포켓몬 고는 출시된 2016년 7월 6일부터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 고의 인기로 인해 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남자 두 명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해안절벽을 오르다가 추락해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만에서는 출시 66시간 만에 포켓몬고와 관련된 교통법규 위반, 벌금형이 600여건이나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와 이란을 포함한 이슬람 종교계에서는 포켓몬 고를 금지하는 관련 율법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비록 포켓몬 고 출시 제외 지역으로 분류됐으나 강원도 속초와 울릉도 등 일부 지역에서 게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일대에 사람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병천 속초시장은 포켓몬 고로 인한 도시 방문객 증가에 대해 “대단히 환영할만한 일이며, 성수기와 방학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속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무료 와이파이 지역이 많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증강현실을 이용한 포켓몬 고의 게임화면 / 출처 : 포켓몬 고 홈페이지
증강현실과 게임의 결합은 사회의 변화를 이끌었고 새로운 문화현상을 만들었다. 포켓몬 고라는 게임을 인기 있게 만든 증강현실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실제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한다.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한 분야다. 그러나 기존의 가상현실이 사물과 배경, 환경 등의 모든 요소에 가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데 반해, 증강현실은 실제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준다. 가상현실이 현실을 기반으로 해서 구현한 가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라면 증강현실은 현실 자체에 가상의 정보를 더한 이미지다.
이러한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은 스포츠에도 도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 릴레함메르 동계 유스 올림픽에서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가상현실을 이용한 체험부스를 선보였다. 방문자들은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제공하는 가상현실 기능을 이용하여 실제 경기장에서 스키를 타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VR기기와 가상현실을 통해 일반인이 쉽게 즐기기 어려운 스키 점프와 같은 종목도 간접 체험이 가능했다. 미국의 NBC 유니버설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진행되는 각종 경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가상현실 콘텐츠로 제공했다. 이용자들은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집 안에서도 실제 경기장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고 실제 선수의 관점에서 경기 체험도 가능했다. 2014년 4월 13일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헤타페의 경기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헤르만 부르고스 코치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기기인 구글 글라스를 쓰고 경기장에 들어왔다. 부르고스 코치는 구글 글라스를 통해 경기와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했다. 그가 착용한 구글 글라스에는 자신의 팀과 상대팀의 공 점유율, 패스 성공률, 패스 유형, 득점, 슈팅 수 등의 정보가 표시됐다.
▲ 헤르만 부르고스 코치가 구글 글라스를 착용하고 경기를 보는 모습 / 출처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한국 스포츠에서도 변화가 찾아왔다. 한국 프로야구의 KT 위즈가 2016년 4월부터 VR기기 대여 및 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의 이름은 KT GIGA VR 생중계 서비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KT가 무료로 제공한 1000여개의 카드보드형 VR 기기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의 영상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경기장을 찾지 않은 사람들 또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VR 모바일 야구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2016년 5월 19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2016 SDF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여한 데이비드 콜 넥스트 VR 대표는 "3년 전만해도 VR업계에서는 게임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분야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VR로 가장 많이 바뀌는 것은 스포츠 경기를 보는 방식일 것"이라고 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은 스포츠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다. 스포츠는 현장감 전달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상현실을 이용한 스포츠 관람은 팬들의 스포츠에 대한 만족감 증가로 이어진다. 가상현실 중계를 통해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경기장에 있는 관중의 시점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집안에서 경기장의 열기와 선수들의 숨소리, 심장소리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시점에서 내가 원하는 팀과 선수의 플레이를 본다는 것은 스포츠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증강현실을 이용하면 경기장에서의 실수를 줄이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 줄 수 있다. 야구에서 타자가 증강현실을 이용한 구글 글라스를 착용하고 경기장에 등장했다고 하자. 타자가 착용한 구글 글라스에는 투수의 구질과 구속이 즉각적으로 분석된다. 이를 이용하여 타자는 안타 확률이 더 높은 공을 노릴 수 있게 되며 이러한 기술은 더 높은 수준의 스포츠 경기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생활에서 즐기는 참여스포츠에서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격투기 연습을 위해 스파링 파트너를 찾지 않아도 가상현실을 통해 대전 상대를 구할 수 있다. 가상현실 속 상대는 지치거나 다치지도 않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만큼 연습을 할 수 있다. 스포츠 스타와 함께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대만 HTC가 함께 개발한 ‘샤라포바와 함께하는 VR 테니스’는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샤라포바를 상대로 테니스를 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상현실 속 샤라포바는 실제 샤라포바의 전신을 정밀 3D 스캔하고 특유의 몸동작을 캡처했기 때문에 얼굴 모습과 체형, 테니스 치는 자세까지 동일하다. 증강 현실은 일반인들이 코치 없이도 골 성공률, 활동량, 드리블 방법 등을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하며 이를 통해 더 효과적인 일상생활에서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가져올 스포츠의 변화는 예상을 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프로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관람스포츠와 일반인들이 실제로 행하는 참여스포츠 모두에서 긍정적인 발전이 있을 것은 확실하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스포츠의 르네상스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7기 스포츠둥지기자단 조승오
jsohard06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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