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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암표, 장외 주차장 영업, 강의 결석 면제 등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도전하는 시카고 컵스 해프닝

#천정부지 암표, 장외 주차장 영업, 강의 결석 면제 등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도전하는 시카고 컵스 해프닝

#김민규기자

 

 

 

▲ 시카고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3~5차전 티켓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86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 했을 당시 월드시리즈 표값은 상상을 초월했다.

할아버지부터 시카고 화이트 삭스 팬이었다는 한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바램인 화이트삭스 월드시리즈 우승을 보기 위해 8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지불하고 월드시리즈를 보러와 화제가 되었다. 당시 코치를 맡고 있던 이만수 전 감독도 방송에서 이 사건을 언급한 적이 있을 만큼 유명했다.

올해 시카고 컵스는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도전한다. 11년이 지난 지금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시카고의 월드시리즈. 티켓 값은 과연 얼마나 할까?

 

 

 

▲ 티켓매매 사이트 Stubhub - 월드시리즈 4차전 1만 달러 좌석 view

 

티켓 한 장당 1,999 달러의 티켓부터 최대 2만 달러가 넘는 티켓까지 미국 티켓거래 사이트 stubhub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의 경우 제3자에게 티켓판매가 가능하다. 각 구단마다 시즌티켓 판매자에게 포스트시즌 티켓 구매 우선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시즌티켓 판매자가 월드시리즈를 볼 권리를 판매하는 것이다.

 

시카고 컵스의 시즌티켓 구하기도 사실 쉽지 않다. 현재 시카고 컵스 시즌티켓 구매 대기자는 8만 5천명이 넘는다. 10월 28일 기준, 월드시리즈 3~5차전 월드시리즈 티켓 평균값은 대략 300만원. 작년 뉴욕에서 열린 메츠와 로열스간의 3~5차전 평균 티켓 가격이 1,600달러(대략 160만원) 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가격 자체로만 보았을 때 티켓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다. 그만큼 이번 컵스의 월드시리즈 가치는 어마어마하다.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 거품이 낀 가격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컵스의 우승을 보기 위해 108년 동안 기다려온 팬이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절대 터무니없는 가격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평균 300만원이 넘는 월드시리즈 티켓을 사는 걸까?

 

 

 

 

▲ 포스트시즌 시카고 컵스 관중들. 타 구단 관중에 비해 높은 연령대가 눈에 띈다.

 

 

시카고 컵스의 중·장년층이 주요 티켓 구매자이다.

올해 시카고 컵스 포스트시즌을 보면 유독 흰 머리의 팬들이 많다. 2005년 800만원을 주고 티켓을 구매한 할머니처럼 오랫동안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를 바라본 중·장년층의 팬들이 티켓을 구입한 까닭이다. 이처럼 티켓의 가격은 비싸고 구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컵스 구단은 시카고 시의원들에게 정가에 티켓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시킨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시카고 시의원들이 월드시리즈 티켓을 정가에 구매하거나 선물로 받는 것을 금지시켰다.

 

시카고에도 김영란법과 유사한 법안이 있는데 시카고 시의원에게 시가 50달러 이상의 선물을 받은 뇌물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정가에 구매하는 것을 뇌물로 간주한 것이다. 108년 만에 열리는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관심이 뜨겁다보니 미국 정치인들도 쉽게 월드시리즈를 관람할 수 없다.월드시리즈 티켓 가격뿐만 아니라 시카고 야구장 주변 주차장 가격도 덩달아 가격이 급증하고 있다.

 

 

 

▲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깃발 위글리필드 근처 건물을 소유한 건물주는 자신의 건물

주차공간을 할애하여 자신의 건물 앞 주차공간을 팔고 있다.(출처: chicagotribune)

 

 

‘우리 건물 앞에 주차하세요!’

다저스와 컵스의 챔피언십시리즈 기간 동안 위글리필드 근처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한 건물주는 10 곳의 주차공간을 만들어 위글리필드를 찾는 관중들에게 주차비를 받아 화제가 되었다. 당시 주차비는 시간당 80달러. 인디언스와 월드시리즈를 하고 있는 현재 주차비는 40~240달러로 더 올라갔다. 구장에서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주차비는 비싸다.

 

미국 특성상 차가 없으면 야구를 보러가기 어렵고, 위글리 필드 주차장이 모든 관중을 수용할 수 없다보니 이런 해프닝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한국시리즈를 볼 수 있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

또한 월드시리즈를 보기 위해 수업을 무단결석한 대학생들에게 결석을 주지 않는 교수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 (좌) 교수에게 보낸 메일 내용, (우) 월드시리즈 직관 첨부사진

 

 

오하이오 주립 대학에 다니고 있는 두 명의 대학생은 월드시리즈를 보기 위해 결석을 했다. 인디언스팬인 두 대학생은 컵스와의 월드시리즈를 직관한 인증사진을 첨부해 메일을 보냈고 교수는 전혀 문제 될게 없다며 출석을 인정해 주었고, 이는 네티즌 사이에 큰 화제가 되었다.

이처럼 6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와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시카고 컵스는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고 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카고 컵스 중 어느 팀이 우승하더라도 정말 역사에 남을 사건이 될 것이다.

 

누가 우승하는지 경기 내용은 어떻게 되었는지 지켜보는 것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슈까지 살펴본다면 야구팬으로서 더 재미있게 월드시리즈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