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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가대표’ 리우올림픽 해단식에서 나온 재미난 풍경들

# ‘우리는 국가대표’ 리우올림픽 해단식에서 나온 재미난 풍경들 

# 배정호기자

 

 

 

 

 

 

 

 

지난 8월 24일 이른 아침부터 인천국제공항 C게이트앞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공항 앞 도로에는 대형 중계차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사다리를 끌고, 카메라를 들고, 많은 취재진도 하나 둘 씩 장비를 챙기며 모이기 시작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오른 한국 선수단이 귀국했다. 정몽규 선수단장과 최종삼 총감독을 비롯한 한국 선수단 본진이 지난 24일 귀국했다.

 

 

 

 

 

 

 

레슬링에서 투혼으로 동메달을 딴 김현우가 태극기를 들었다. C번 게이트 문이 열렸고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졌다. 국민들과 선수 가족들은 박수로 국가대표를 맞이했다. 김현우의 표정은 밝았다. 김현우가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게 신기한 듯 미소를 지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선수는 역시 손연재. 그는 꾸밈없는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섰다. 한국 선수단 스태프들도 손연재에게 셀카를 요청했다.

 

선수단은 사전에 마련된 밀레니엄 야외 홀로 자리를 옮겼다. 보안은 철저했다. 대한체육회의 사전 출입증을 받은 그 누구도 해단식 행사장에 들어올 수 없었다.

행사는 정확히 9시 45분에 시작됐다. 선수들이 도착하고 남은 시간은 약 30분. 사전에 입국했던 양궁 국가대표팀과 펜싱의 박상영, 사격의 진종오도 자리를 채웠다. 진종오 옆에는 양궁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을 차지한 장혜진이 앉았는데 재밌는 상황이 발생했다. 진종오가 장혜진에게 “잠시 금메달을 보자”는 동작을 취했고 장혜진이 금메달을 꺼내 들었다.

 

 

 

 

 

 

 

 

진종오가 갑자기 금메달 크기가 달라 보인다며 웃었다. 장혜진이 고개를 끄덕였고 서로의 금메달을 잠시 바꿔서 목에 걸었다. 해단식 사회를 맡은 김현욱 아나운서 뒤로는 김현우의 어머니가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다. 김현우는 어머니가 반가운 듯 계속해 대화를 나눴다.

 

KBS 중계차 메인 PD의 콜을 시작으로 해단식은 시작됐다. 최종삼 총감독의 2016년 리우올림픽 보고에 이어 메달리스트들의 소감 발표가 계속됐다.

가장 먼저 진종오가 마이크를 잡았다. 진종오는 “다음 올림픽인 2020년 도쿄올림픽에 참석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올림픽 4연속 금메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감동을 준 레슬링 김현우와 리듬체조 손연재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고 팬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IOC 위원으로 당선된 전 탁구 국가대표 유승민은 “먼저 투표를 해준 선수단께 감사를 드린다. 선수위원 자리는 봉사하는 자리다. 한국 체육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약 1시간 동안 해단식 및 기자회견이 끝나고 선수들은 흩어져 가족 및 지인들과 축하 인사를 나눴다. 이 때 재미난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어깨 부상에도 값진 동메달을 따낸 김현우의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보였고 김현우는 “울지마”라며 어머니를 꽉 껴안았다.

 

 

 

 

 

 

 

‘하면 된다’로 신드롬을 일으킨 박상영은 팬들의 셀카 요청에 “앞머리가 이쁘진 않지만 찍겠습니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어 한국체육대학교 관계자가 박상영에게 ‘하면 된다’의 구호를 복창해보자고 부탁했다. 그것도 영어로.  박상영의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금새 해내고야 말았다. 그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정말 영광이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웃었다.

 

 

 

 

 

 

 

양궁 대표팀 선수들이 “햄버거를 먹고 가자”고 떼를쓰자 문형철 총 감독은 “이 난리통에 무슨 햄버거냐. 저녁에 회식이나 하자”고 말했고 팬들은 크게 폭소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손연재가 취재진과 약 20분동안 긴 대화를 주고 받았다. 높은 인기에 모든 팬들에게 사인을 해줄 수 없었던 손연재도 어린아이의 부탁은 거절하지 못했다. 결국 손연재는 가장 늦게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갔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