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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올림픽은 국가적 변화의 매개자

올림픽은 국가적 변화의 매개자

#김학수 연구소장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세계적인 휴양지 코파카바나 해변은 리우 올림픽 기간 내내 브라질 특유의 흥취와 열기를 내뿜었다. 비치발리볼과 바이애슬론이 열린 코파카바나 비치는 관중들로 발디딤 틈이 없었다. 올림픽 시작전 오염된 물, 슈퍼 박테리아, 바다 위에 각종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금단의 땅'으로 세계 주요 언론에 의해 보도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역대 올림픽은 시작 전 대부분 부정적인 상황으로 채색됐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막을 올리면 언론의 보도와는 맞지 않게 돌아간다. 준비된 스케쥴에 따라 착착 일정이 진행되는 것이다. 멀리는 북한의 안보위협이 극심했던 1988년 서울올림픽이 그랬고, 가까이는 이슬람 과격 테러분자들의 도발이 예상됐던 2012 런던올림픽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올림픽 전 호들갑을 떨던 언론의 가락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언론들은 올림픽 준비 상황을 올림픽 자체로 보지 않고, 리우 올림픽처럼 사회 경제적인 환경 요소 등을 중시하고 여기에 초점을 두며 각종 보도를 한다. 올림픽을 올림픽 경기 위주로 접근하지 않고 전체적인 국가적 환경과 조직력 등에 주목하는 것은 올림픽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이번 리우 올림픽서 언론의 부정적인 보도에 놀란 세계적인 골퍼 로리 매킬로이, 밥 왓슨 등 주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지 않았다.

2016 리우 올림픽은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를 받기는 어렵겠지만 비교적 균형잡힌 운영을 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초 낮은 기대치를 넘어서 대회 시작부터 폐막할 때까지 큰 잡음없이 진행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브라질 자국민은 물론 외국인들이 느끼는 평가이다. 한국선수단 임원으로 참가했던 남상남 한국체육학회장은 " 지카바이러스 공포, 치안부재 등으로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 리우 현지에 도착하니 알려진 것과 달리 올림픽을 치르는데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며 "워낙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소문이 나서 그런 지 생각 한 것보다 전반적으로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최악의 경제적인 여파 탓에 많은 경기장 관중석이 비고, 올림픽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 국제경기단체로부터 안전 문제 등과 관련한 여러 주문을 받기도 했으나 리우 올림픽은 여느 올림픽과 다르지 않게 무리없이 소화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한 많은 IOC 회원국은 올림픽이 메가 스포츠이벤트이지만 국내에서 변화를 이끄는 매개자 역할을 하는데 중점적인 목표를 둔다. 7년전 미국 시카고를 제치고 올림픽을 유치할 때만해도 브라질은 호경기로 국가 재정이 안정된 수준이었다. 아마존의 수림 등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 브라질은 올림픽을 유치해 도로, 지하철 등 각종 도시 기반 시설 들을 확충하며 국가적인 발전의 기회를 삼고자 했다. 하지만 갑작스레 찾아든 세계 경기의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이번 올림픽 개최를 위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크게 겪었다. 개, 폐회식 비용을 런던 올림픽에 비해 크게 줄이며 긴축운영을 했던 브라질은 간판 종목인 남자축구와 남자배구에서 우승, 국민적인 단합을 이끌며 새로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브라질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앞으로 관광붐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리우데 자네이루의 특별한 도시 풍광, 코파카바나 해변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또 새로운 지하철 라인과 개선된 교통 시스템, 올림픽 기간 많은 찬사를 받았던 퍼블릭 골프장과 현대식 경기장 등은 올림픽이 낳은 유산으로 앞으로 브라질 사회, 경제, 문화적인 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올림픽은 영원히 계속되는 대회는 아닐 것이다. 고대 올림픽이 700여년 이어지다 중단됐듯이 현대 올림픽도 인류 평화에 기여하고 각 국 발전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전제될 때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다.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다음 대회지로서 아베 일본 수상이 직접 올림픽기를 인계받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은 재정적인 문제를 갖고 있지만 무난하게 준비작업에 들어갔으며 2024년 올림픽은 미국 LA와 프랑스 파리가 유력한 후보지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올림픽이 국가의 변화를 주도하는 매개체로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치인들은 올림픽을 통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번 리우 올림픽의 묘미를 가장 느끼게 해 준 것은 육상의 우샤인 볼트, 골프의 박인비와 같은 선수들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