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한류 코치 열풍”
#유지은기자
8월 5일 개최한 리우 올림픽이 22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은 금메달 9개 등으로 종합 8위를 기록하였으며 특히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양궁에서는 전종목에서 메달을 석권하였다. 경기를 보며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다면 바로 한국인 코치의 모습이다. 약 10개국의 양궁 코치가 한국인이었다는 사실, 또 사격 경기를 마치고 베트남선수가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하는 모습은 경기를 보는 모두에게 궁금증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스포츠 무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당당하게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코치! 이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베트남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총 14차례 선수단을 파견했지만 단 한 번도 금메달을 거두지 못했다. 그런 베트남에게 반세기만에 첫 금메달이 나왔으니 온 나라가 흥분할 만도 하다. 주인공은 바로 현직 군인인 호앙 쑤안 빈. 그는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남자 10m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50m 권총에서도 은메달을 따는데 성공했다. 이에는 현 베트남 사격 감독인 박충건 감독의 지도가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 국가대표팀 상비군 감독, 경북 체육회 감독 등을 지낸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부터 베트남 사격 대표팀을 지도해왔다. 호앙 쑤안 빈과 열 살도 차이가 나지 않는 그는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엄한 스승처럼 훈련을 해왔다. 훈련에 필요한 전자 장비를 보유하지 못한 베트남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국으로 전지훈련을 오는등 열과 성을 다해 그를 지도한 것이다. 그 결과가 바로 50여 년만에 첫 금메달! 호앙 쑤안 빈은 한국의 진종오 선수가 금메달을 딴 50m 권총 세리머니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태극기가 걸리자 경례를 하는 등 한국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에 또 감동을 받을 수 있었다.
종목별 코치, 감독만 한국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남수단 올림픽위원회의 부위원장으로 리우 올림픽에 참가한 임흥세 부위원장의 이야기다. 임흥세 부위원장은 남수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고 있다. 그의 부임이후, 남수단 축구대표팀은 지난 2015년 9월, FIFA공식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기도 하였다. 남수단은 우리나라와 인연이 또 있다. 재정환경이 열악해 리우 올림픽 참가가 결정이 나고도 단복과 유니폼을 구입할 수가 없었던 남수단에게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올림픽 단복을 지원한 것이다.
남수단은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신생국으로 아직 내전이 끝나지 않았다. 어려움 속에서도 임흥세 부위원장은 남수단의 리우 올림픽 출전을 위해 많은 노력과 헌신을 하였고 결국 육상 선수 3명을 포함한 남수단의 선수단을 리우로 보내는데 성공하였다. 임흥세 부위원장 덕분에 남수단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매우 긍정적이며, 올림픽 출전을 통해 아직도 내전이 끝나지 않은 남수단 국민들에게 희망이 전달될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사실이다.
몇 달 전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거액의 금액을 제시받고 중국으로 떠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FC서울과의 계약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그는 한국 코칭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으로 떠났다. 몇몇 팬은 시즌 중반에 감독이 팀을 옮기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그를 비난했지만, 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것은 아마 최용수 감독 개인의 성장이나 도전으로 보기보다는 대한민국의 스포츠 지도자로서 해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앞서 언급한 사격 외에도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양궁을 포함하여 유도, 탁구 등에서 한국인 코치를 볼 수 있었다. 한국인으로써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누군가는 돈을 좇아, 혹은 명예를 좇아 모국을 떠났다고 감정 섞인 태도를 보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2002년 우리에게 월드컵 4강 진출의 기적을 선물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떠올려보자. 먼 나라 네덜란드에서 온 푸른 눈의 축구 감독을 우리는 마치 옆집 할아버지처럼 살갑게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를 통해 생소했던 네덜란드라는 나라에까지 긍정적인 느낌을 가지게 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한국 스포츠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는 지도자들, 경쟁에 정정당당히 임하는 그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이 세계화 시대에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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