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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즈 사이클 투어, 동호인들간 열정의 무대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 동호인들간 열정의 무대

#임건엽기자





국내 자전거 인구가 1,200만을 넘어설 만큼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 자전거는 사용용도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도로에서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는 자전거를 로드 사이클이라 부른다. 사이클은 이미 해외에서 축구 월드컵만큼 인기 있는 스포츠이다. 국내에서도 점차 사이클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여 사이클과 관련된 환경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발전하였다. 서울에서는 사이클 전용 실내 훈련장이 올해 세 군데가 생겼으며, 자전거 카페나 이색 이벤트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나 사이클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의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기 있는 대회는 하루 만에 모집인원이 마감되기도 한다. 수많은 사이클 대회 중에서도 특별한 대회가 있다. 사이클 동호인 사이에서 사이클 대회의 끝이라 불리는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이하 MCT)’가 그 주인공이다. MCT에 참가하는 동호인을 ‘엠시터’라 부른다. 엠시터 중 몇 명의 기량은 프로선수와 견줄 정도로 MCT대회 수준은 다른 동호인대회보다 높다. 실제로 대부분의 엠시터들은 여가를 사이클 훈련으로 보낼 정도로 대단한 열정을 보인다.





▲ 금산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 대회 Ⓒ 임건엽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란?

엠시터들의 훈련은 프로선수 못지않다. 과연 MCT가 무엇이기에 대회를 참가하는 동호인들은 프로선수들처럼 계획된 훈련대로 운동하는 것일까? MCT는 여타 사이클 대회와 달리 참가자격, 운영방식이 다르다. 우선 MCT에 참가하려면 매년 연초에 대한자건거연맹에 MCT 동호인으로 선수등록을 해야 한다. 선수등록이 완료되면 소속이 없는 개인으로 활동할지 클럽에 소속되어 참가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 부분이 MCT에서 가장 핵심적이다. 대회 결과에 따라 각 선수에게 포인트가 부여되고 그 포인트로 다음 대회 배번을 받게 된다. 클럽으로 활동하면 개인 포인트는 물론이고 클럽 단체 포인트도 추가로 쌓인다. MCT 핵심인 포인트 제도에서 엠시터들은 개인의 포인트에 신경을 쓰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엠시터는 개인보다는 클럽 포인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대회’ 때문이다. 투르 드 코리아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프로선수들만의 대회라 생각할 수 있는데, 매년 동호인만 참가할 수 있는 스페셜 대회도 있다.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대회는 동호인이라도 아무나 참가할 수 없다. 참가가 가능한 클럽의 조건은 프리 테스트 대회 누적등수 300위 이상인 6명의 선수가 등록된 클럽이다.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대회의 프리 테스트 대회는 곧 MCT가 된다. 매년 2월부터 7월까지 5~6차례의 하루짜리 MCT 대회에 참가하여 포인트를 쌓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 단합이 이뤄져야한다. 동호인 특성상 본업과 분리하여 취미생활로 사이클을 즐기기 때문에 최소 6명의 선수가 평소에 건강관리 및 일정관리를 통해 꾸준히 대회에 참가하여 성적을 내야 한다.






▲ 야외에서 타기 어려운 날씨에는 실내에서 훈련하는 동호인 Ⓒ 임건엽




MCT에는 동호인 이적시장이 존재한다

사이클 경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사이클을 개인종목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결코 혼자 힘으로 대회에 우승하기 어려운 종목이 도로 사이클 경기이다. 팀 리더를 위해 도움선수들이 전략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간다. 도움선수라고 해도 기량은 리더만큼 뛰어나다. 이에 사이클 경기에서는 팀 단합과 전체적인 기량이 비슷할수록 경기운영에 더 유리하다. 이러한 사이클 특성상 프로는 물론이고 동호인 대회에서도 실력이 좋은 동호인을 더 많이 각자 자기의 클럽으로 끌어오고자 클럽 운영진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유명한 동호인 선수에게 접근하고 클럽 가입을 권유한다. 


각 클럽은 스폰서가 존재하는데, 마치 프로 선수가 연봉에 따라 팀을 선택하듯이 동호인도 클럽 스폰서를 보고 클럽을 옮기기도 한다. 동호인 클럽에 스폰서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이클의 경우 동호인이 연예인이나 프로보다 광고효과가 더 좋으므로 동호인에게도 물질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대한자전거연맹은 공식적으로 엠시터들에게들에게 클럽 이적을 허용하고 있다. 클럽 이적에 관한 내용은 매년 1차 대회가 시작되기 전 공지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소수의 선수만이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는데, 현재는 그 수가 점점 더 증가하여 새로운 클럽팀이 생기거나 엠시터 이적소식이 잦아졌다.





▲ 금산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 대회 Ⓒ 대한자전거연맹



동호인도 프로 선수 대회에 참가하다

매년 사이클 동호인의 기량은 향상되고 있으며, 그 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2월에는 MCT 1차 대회인 강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프로 대회에 초청하기도 했다. 또한, 동호인으로 활동하다가 프로 선수로 전향하는 이도 있다. 기량 향상은 물론 전반적으로 사이클 동호인 수도 늘어나다 보니 각자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의 수도 같이 증가하였다. 동호인들의 기량 차이가 크다 보니 대회 운영에 있어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 기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호인들이 앞에서 무리하게 달리다가 힘이 빠져서 실수나 낙차를 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도 같이 사고에 휘말려 대형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도는 크리테리움 코스에서는 제대로 달려보지도 못 하고 선두그룹에 잡혀서 컷오프를 당하기도 한다. 기량차이로 인해 본인에게 주어진 시간 내에서 다들 노력하여 대회를 준비하고 참가하는 것인데, 사고나 컷오프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MCT에서는 상·하위 리그로 운영하는 방안을 2014년부터 논의해 왔다.



대한자전거연맹의 새로운 시도

2015년 MCT 선수 신청 당시에 제한된 인원으로 신청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올해는 작년 300명이었던 신청자 수를 500명으로 늘렸다. 엠시터 등록은 선수 등록비와 보험비를 따로 지출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만큼 500명은 너무 많은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난 7월 30일에 끝난 마지막 MCT 대회인 금산대회까지 인원 미달 없이 진행되었다. 내년에도 MCT에는 새로운 변화가 있다. 2017년부터 통합으로 운영했던 MCT 대회를 상위리그와 하위리그로 구분하여 운영한다. 리그가 구분됨에 따라 대회 참가 선수 기량에 맞는 대회 코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으며, 동호인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게 되었다. MCT 리그 운영은 생활체육 사이클의 양적 성장과 저변이 넓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MCT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