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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대학선수人터뷰 6] 학생선수들의 여름방학

 

 

 

글 / 김선우 (스포츠둥지 기자)

 

              어느덧 여름방학이 끝났다. 사상 유례가 없는 혹독한 무더위와 싸워야 했던 올 여름을  학생선수들이 어떻게 보냈을까 궁금하다. 집에서, 학교에서, 훈련장에서 저마다 자신들을 위한 시간을 가진 학생선수들의 여름방학 나기를 알아본다.

 

여름방학 관련 사진 ⓒflicker

 

비시즌?
  다양한 종목 중에서도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홈 앤드 어웨이 리그제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 축구, 농구, 배구리그는 방학 동안에는 운영되지 않는다. 즉, 비시즌이란 이야기인셈이다. 그럼 해당 종목의 학생선수들은 완전한 자유일까? 그렇지 않다. 주축이 되고 있는 것은 리그인 것이 사실이나 '제 10회 KBS N 전국 추계 1,2학년 대학 축구대회', ‘2013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등의 대회로 바쁜 생활을 보냈다. 또한 한양대 배구부 등은 상반기에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전지훈련 등을 가졌다. 경기대 배구부의 경우에는 비치발리볼 대회에도 참가해 이색적인 경험을 쌓기도 했다. 비치발리볼 대회에 참가한 경기대 문중현(2학년, 라이트)은 “주 종목인 배구를 살려 비치발리볼에 도전하게 되어 새롭고 뜻깊은 경험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꿀맛 같은 휴가
  학생선수들에게는 방학이라는 개념보다는 휴가라는 개념이 더 익숙한 듯 하다. 실제로 많은 학생선수들은 상반기 당시, 다가올 휴가를 위해 힘이 들어도 참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이들에게 휴가가 가지는 의미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회인 못지않은 간절함이었다. 대체적으로 학생선수들은 일주일 정도의 휴가를 받았다. 경우에 따라 2차, 3차 휴가까지 받은 학교들도 있었다. 이들은 꿀맛 같은 휴가를 어떻게 보냈을까.

 

- ‘집으로’ 유형
  연세대, 고려대, 경희대 등 많은 운동부들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 학생선수들의 출신 지역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분포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 고향이 멀어 자주 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근처에 사는 학생선수들은 주말에 받는 외출, 외박 등을 이용해 집을 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1년에 많아야 3번 정도 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이에 ‘집으로’ 유형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가족들과 고향 친구들을 만나며 ‘힐링’을 하고 재충전을 가진 이들은 역시나 집 밥이 최고의 보양식이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떠나자’ 유형
  휴가를 2번 이상 받았거나 비교적 학교와 가깝게 살아 자주 집에 방문한 학생선수들은 부산, 가평, 워터파크 등 여행을 떠나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다. 가족, 친구, 선후배, 동기 등 다양한 구성원들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개인 SNS 계정 등을 통해 행복한 휴가를 보내고 있음을 알리기도 하였다.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가장 익숙한 학생선수들이지만 각자 사복으로 또래 친구들과 계곡, 바다 등에서 해맑게 웃으며 즐기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대학생이었다.

 

- ‘숙소가 최고야’ 유형
  휴가 동안 숙소를 지킨 이들도 있었다. 주로 집이 너무 멀거나 재활 운동을 하거나 전력 보강 등의 이유였다. 이들은 보강 운동도 하고 그동안 못 본 프로그램들을 다운받아 보기도 하고 늘어지게 잠도 자보고 평소 규칙적으로 짜여 있는 스케줄과는 다르게 일명 ‘폐인 모드’를 살아보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이내 휴식도 지겨워 운동을 안 하니 몸이 근질거려 체육관을 향하게 되었다는 이들도 있었다. 천상 운동선수인 것 같다.

 

 

배구 DRAFT ⓒ김선우 

 

두 차례의 드래프트
  방학 기간 동안 졸업을 앞둔 4학년 선수들에게는 인생 최대의 순간이 있기도 하였다. 바로 배구와 야구에서의 드래프트이다. 지난 8월 12일과 8월 26일에 각각 프로배구와 프로야구의 드래프트가 있었는데 학생선수들의 취업 관문이기도 하다.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하거나 대학원 진학, 스포츠 관련 다른 직업 탐색 등 진로를 향한 시간을 갖기도 하는 뜻 깊은 방학이 되었을 것이다.

 

위선양

이번 여름방학에는 대학 학생선수들에게 큰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2013 카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다. 대학생들의 올림픽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번 대회에 참가해 배드민턴 등에서 활약하며 종합순위 4위로 활약을 펼쳤다. 이번 대회 배구 종목에서 주전 레프트로 활약한 송명근은 대회 준비를 하면서 대학경기도 함께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힘든 부분들이 있었지만 동료들과 최선을 다해 임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제대회 등에서도 대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프로팀 선수들과 어깨를 견주며 농구국가대표로 참가한 김민구, 이종현 등은 대학생 학생선수를 대표하여 당당히 국위선양을 하고 돌아와 대학스포츠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방학의 뜻은 ‘배움을 놓다’라는 뜻으로 휴식기를 뜻하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취업난으로 인해 대학생들은 방학에도 끊임없이 어학, 전공 학습 등을 보강하며 바쁘게 살아간다. 이처럼 학생선수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여름방학을 보냈고 2학기를 맞이하였다. 선착순 방식인 수강신청을 성공하기 위해 학교 근처 PC방을 찾고, 시간표를 짜는 등 일반학생과 다를 것 없는 대학생들이었지만 대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각자의 꿈을 위해서는 짧은 휴가로 대체해 방학을 반납하는 모습까지도 보인 이들을 보며 반성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아직은 열악한 점도 많지만 점차 개선이 되고 대학스포츠의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학생선수들의 하반기 시즌이 시작되었다. 9월 2일부터 진행된 ‘대학농구 플레이오프’와 3일부터 열린 ‘대학배구 추계대회’를 시작으로 많은 대학스포츠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반기에도 계속될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