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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농구의 부활 신호탄 ‘프로 아마 최강전’ 현장 속으로

 

 

글 / 배정호 (스포츠둥지 기자)

 

 

              뜨거웠던 여름, 겨울 스포츠로만 여겨진 농구가 재조명 됐다. 처음에는 ‘프로 아마 농구 최강전’ 이라는 타이틀에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안 농구 선수권 3위와 함께 16년 만에 세계 진출권 확보는 팬들의 발걸음을 운동장으로 향하게 했다. 농구 인기 부활의 신호탄, 8월 22일 막 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 최강전 현장에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경희대와 kcc의 경기모습 ⓒ배정호

 

프로선수들 아마선수들에게 혼쭐나다.

지난 아시아 선수권에 출전했던 김종규(경희대)가 KCC와 16강전이 끝난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학팀이 이겨야 흥행이 된다. 프로팀을 꺾는 그 자체가,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아픈 부상을 참더라도 꼭 승리하겠다.” 이처럼 대학팀들이 프로팀들을 이기려는 열정과 패기는 강했다. 이번 대회의 MVP 이종현(고려대)도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플레이를 하는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자극제가 된다” 라고 언급했다.


반면 프로 선수들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시즌 전이라고는 하지만, 무기력하게 경희대에게 패배하였던 KCC선수들의 분위기는 초상집 이였다. 선수들 벤치에서는 고참 선수들 중심으로 “오늘 다들 왜 이렇게 무기력하지” 라는 말이 나왔다. 이처럼 대학선수들과 프로선수들의 분위기는 180도 상반 되었다.


프로선수들은 패기로 맞서는 대학생들 앞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였다. 하지만 프로선수들도 정말로 최선을 다해 뛰어주었다. 이들이 몸을 사리며 희생하지 않았더라면, 이번 대회도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큰 비난을 받았을 것이다. 대학 프로 모든 선수들이 ‘농구’의 흥행 부활을 이끌었다.

 

 경희대 김종규의 돌파모습(좌), 고려대 선수의 돌파모습(우)  ⓒ배정호

 

프로와 아마 선수들을 다루는 방식은 다르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세계 진출권 티켓을 확보하고 돌아온 유재학(울산 모비스)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에게 큰 주문을 하지 않았다. 전창진(부산KT) 감독과 허재(KCC) 감독 도 평소 시즌 경기 내내 서 있는 것과 다르게, 벤치에 앉아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시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실수를 할 때 마다, 보이는 표정은 시즌 경기 중에 실수 한 것 보다 더욱 차가웠다. 상대는 아마추어 대학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프로’ 라는 타이틀을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정신 안 차릴 거야? 기본을 해야지, 공격은 못하더라도 수비는 해야지, 야 바꿔” 등의 말투는 프로 선수들을 자존심을 자극했다.


프로 감독들과 다르게, 아마추어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많은 격려를 해줬다. 이민형(고려대) 감독과, 최부영(경희대) 감독은 국가대표 경기를 뛰고 온 선수들의 체력도 안배해 주었으며, 이들보다 큰 주목을 받지 않는 대학선수들에게도 격려로 팀에서 소외 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칭스태프들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팀이 ‘프로’ 그리고 ‘아마’ 여부에 따라 선수들을 지도하는 방법이 달랐다. 프로 감독들은 ‘프로선수’라는 타이틀에 맞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줬으며, 아마 감독들은 배우려는 자세로 ‘대학선수’ 들을 지도 했다.

 

모비스 함지훈의 돌파모습 ⓒKBL

 

미디어와 팬은 약자의 편에서 관전하다.

이번 대회에 미디어 그리고 팬들의 관심은 정말로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지난 1회 대회에는 시즌 중반에 개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2회 대회는 달랐다. 많은 대학 스타선수의 출연과, 여름에 농구를 즐길 수 있는 특수성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미디어와 팬들의 분위기는 프로선수들 보다는 대학팀을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 실에서도 기자들은 대학 선수들에게 관심을 보였으며, 팬들도 대학선수들의 플레이에 흥분된 표정을 보였다.


97년 KBL리그 출범이전 농구대잔치는 축구, 야구 등 프로팀들만 참가하는 종목과 다르게 대학팀도 참가하는 구기 종목이었다. 경기에 방문한 농구팬이 말했다. “약자로 여겨진 대학팀 선수들이 프로팀 형들 앞에서 덩크하고, 3점슛을 성공시키는 대학생의 패기에 감동 받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농구대잔치 흥행의 원인이다.”


그리고 2013년 이번 대회에서는 완벽히 재현 되었다. 많은 프로팀이 경희대와 고려대 대학 선수들에게 고전을 하였으며, 고려대라는 대학팀이 우승하는 것으로 결말로 마무리 되었다.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완벽한 스토리 텔링 이였다.

 

고려대 우승모습 ⓒKBL


 

관중 감소, 중계 외면, 승부 조작 파문 까지 인기 겨울 스포츠로 여겨진 농구는 지난해 많은 악조건 속에 존재 했다.  팬들은 외면하기 시작하였고, 미디어는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그 결과 심지어 한국 농구 대표팀의 아시아 선수권 출전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대회결과로 팬들의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꿔 놨다. 그리고 연이어 개최된 프로 농구 아마 최강전. 많은 팬들이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던 성공적인 대회였다.

 

10월에 개막하는 프로농구. KBL을 포함한 많은 농구관계자 들이 철저한 준비를 하여 이번 대회의 뜨거웠던 열기를 이어나가 다시 한 번 농구의 부활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