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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피 인상으로 캐디선택제 도입 절실

 

 

글/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지난해 봄에 수도권 일부 고급 골프장에서 시작된 캐디피 인상이 수도권 골프장은 물론, 강원권·충청권 골프장까지 확산되면서 골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골프장측은 캐디수급을 위해 캐디피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골퍼들의 불만을 달래고 골프장 이용객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캐디선택제 도입이 절실하다.

 

 

 

올해 8월 20일 기준으로 18홀 이상의 국내 골프장 328개소중 118개소인 36.0%가 팀당 캐디피를 12만원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제 골프장은 227개소중 41.0%인 93개소가, 퍼블릭 골프장은 101개소중 24.8%인 25개소가 12만원을 받고 있다.

 

팀당 캐디피가 12만원인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이 60개소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강원권(16개소), 충청권(14개소) 순이다. 반면 제주권 회원제 골프장 24개소중 22개소가 팀당 캐디피를 10만원씩 받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싸지만 1년전보다는 4.6% 인상되었다. 골프대중화를 외치는 퍼블릭 골프장도 예외는 아니다. 팀당 캐디피가 12만원 받는 수도권 골프장이 9개소로 가장 많았고 강원권 8개소, 충청권 7개소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에는 파인리즈CC 1개소에 불과했지만 2012년 15개소, 올해 5월 49개소, 그리고 8월에는 118개소로 급증했다. 당초 우려대로 캐디피 인상이 주변 골프장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이맘때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그런데 캐디피를 인상하는 골프장의 안내문을 보면,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캐디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캐디피를 언제부터 12만원으로 인상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린피 또는 캐디피를 올릴 때 한결같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그린피 또는 캐디피가 올라갔다고 서비스가 더 좋아졌다고 느끼는 골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국내 골프장산업이 경기침체 등으로 하강기에 접어들고 있는데, 진정한 의미의 골프대중화 시대가 열리기 위해서는 골프장 이용료가 더 싸져야 한다. 동시에 캐디들도 고급골프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골프장들이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게 바람직하다. 캐디동반의무제는 골프초과시대에는 회전율을 높이는데 효과적이지만, 이용객수가 감소하는 골프장 공급과잉시대에는 효과가 미미하게 된다.

 

한편 사회적 약자인 싱글맘, 이혼여성,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일자리를 창출해주고 캐디수급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해서 ‘일자리 창출형 사회적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사회적 약자에게 캐디교육을 시켜 골프장에 파견하게 되면, 골프장들은 캐디수급문제를 덜 수 있고 골퍼들도 현 수준보다 낮은 캐디피를 지불하면서 경제적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며 세금도 안내면서 대우받는 캐디의 연간 수입이 3,000만~4,00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사회적 약자들이 알게 되면 캐디지망 여성들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최근에는 캐디피는 12만원으로 인상하면서 골프장 이용객수가 줄어드니깐 그린피는 할인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나중에 이용객수 통계를 집계해 보면 알겠지만 캐디피 12만원 인상 골프장의 이용객수가 그렇지 않는 골프장의 이용객수보다 더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캐디피를 12만원 인상한 골프장들은 이용객수 감소를 막고 골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캐디선택제를 빨리 도입하는게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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