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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 1박2일, 이런점은 고쳐져야 한다.

 

글 / 오화석(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스페셜올림픽 관람객으로서의 1박~ 2일♬

제가 처음 장애인체육에 대해 접한 것은 2005년 KOC 올림픽아카데미에 참석할 때였습니다. 그해의 KOA의 주제는 장애인체육이었고, 영국 Wenlock에서 비롯된 장애인 올림픽(IPC)의 기원과는 별도로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위원장님을 모시고 Special Olympics의 철학을 듣는 기회를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스페셜올림픽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림픽’(Olympics)은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저작권자의 동의없이는 올림픽 명칭을 쓸 수 없습니다. IOC 는 국가가 가입국인 국제협약을 통해 IOC 상표권협정을 맺기 때문에 이 가입국들은 더욱이 Olympic 이라는 상표사용에 제약을 받게 됩니다.


참가자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승리자’ 로 인정하고 모든 참가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지적장애인 국제체육대회인 스페셜올림픽은 미국에서 시작되었고 주관단체인 스페셜올림픽 인터내셔널(SOI)이 IOC 와 특별협약을 맺고 Special Olympic 의 명칭 안에 “Olympic"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허여받았기에 스페셜 올림픽이라는 이름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대회에 일반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평창과 강릉을 방문하고 평창지역에서 1박하면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입장권 프로모션, 신중하게 접근해야

경기가 열리기 전 입장권을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던 저는 후원사인 한국철도(Korail) 광운대역(구 성북역) 여행센터에서 입장권을 구매했습니다. 광운대역에서는 평일 오후 3시에 장애인 중심으로 콘서트를 열고 스페셜 올림픽 홍보행사를 열었습니다. 코레일에서 판매한 입장권에는 14자리 번호가 부여되었고 이 번호로 코레일의 모든 열차에 대하여 5000원을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나중에 불거진 일이지만, 5000원 할인 프로모션은 스페셜올림픽 폐막일이 있던 주말까지만 한정되었으나, 코레일 홈페이지등 각종 광고에서는 이 내용이 게시되지 않아 혼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스페셜 올림픽 입장권에 적힌 코레일 할인 번호

 

 

올림픽 입장권이 인기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추후 입장권과 관련한 프로모션 진행의 법적문제는 IOC 의 TOP 와 평창의 local supplier 등을 제외하고는 앰부시 마케팅을 이유로 제한됨을 유념해야 합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암표상 및 재판매 예방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의 개회식 입장권 구매는 대행사인 외환은행에서 신청한 내국인 기준으로 약 100:1을 상회하는 경쟁률을 나타냈고, 당시 40만 인구의 대전광역시에서는 단 2명만 각 2장씩의 개회식 구매자로 당첨되는 진기록도 있었습니다. 대회 기간중에는 명동 외환은행 본점앞에서 버젓이 암표상들이 표를 내어놓고 파는 웃지 못할 풍경도 펼쳐졌습니다. 다음 평창 올림픽에서는 입장권에 구매자 정보가 입력되고,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지난 런던올림픽과 유사하게 구매자의 재판매가 안전문제상 금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 런던대회의 경우, 참가선수가 선수몫으로 배당된 입장권을 일반관람객에게 재판매하다가 선수가 런던 지방법원에 형사소추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평창 대회 입장권시스템은 사전에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서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되어 안전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고 보아집니다. 

 

 

중앙선 한가운데 셔틀버스 정류장? 아니~아니~, 아니되오~!

경기가 한창 중반전으로 무르익던 2월 1일, 저는 일반 관람객으로서 대중교통편으로 평창 용평리조트에 도착했습니다. 이 날은 공교롭게도 아침부터 내린 때이른 봄비로 인해 슬로프상태가 좋지 않아 용평 메가그린 슬로프에서 계획되었던 Super-G 를 포함한 전경기가 취소되었습니다. 저는 이에 빙상 경기가 열리는 강릉으로 이동하고자 관람객 이동 셔틀버스 정류장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는 30분 간격으로 발착하는 차량을 찾을 수 없어, 용평리조트가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용평-강릉간 버스에 몸을 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중에 강릉에서 돌아와 알게된 사실이지만, 용평 리조트 출발 셔틀버스 정류장은 일부 VIP 가 투숙하고 있던 드래곤밸리호텔로 들어서는 호텔 입구 2차선 왕복도로의 중앙선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줄이 조금이라도 길면, 중앙선을 따라 위험하게 관람객이 서서 버스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 2차선 도로는 좁은데다가 그간 쌓인 눈이 약 1m 높이로 도로 갓길을 점유하며 쌓여있어 더더욱이 도로 폭이 좁아졌습니다. 버스는 물론이고 폭이 넓은 SUV 차량 2대가 교행하기에도 좁은 도로 한가운데에 셔틀버스 정류장이라니요? 이는 다음 올림픽 수송분야 시스템 구성에서 올림픽 패밀리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짚어볼 대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기장 입장을 위해 늘어선 긴 차량 행렬: 수송량 예측 실제에 가깝도록 철저해야

피겨 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용평 돔은 우측 1개 차선으로 진입하고 있었는데, 선수 이동차량과 관람객 차량, 그리고 보도차량이 뒤 엉켜 약 300m 이상 길게 차량행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실제 평창 대회때에는 알펜시아 지역은 설상경기 뿐만 아니라, VVIP의 본부호텔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과 선수동선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일반 관람객의 경우, 평창 IC 부근의 대형 일반주차장에서 하차하고, 버스로 용평 혹은 알펜시아 지역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페셜올림픽 당시에는 평창 송어, 눈 축제가 열리는 이유로 하천변 부지가 축제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2018 평창올림픽때는 기간중 선수, T1~T3, 관람객등의 유동인원수 예측도를 통해 수송분산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실제로종목별 프레 올림픽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모의 수송 운영을 통해 예측도가 실제치에 가깝도록 fine-tuning 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수송자원봉사자로 근무하던 밴쿠버올림픽당시 휘슬러(Whistler)지역에서는 설상경기장의 방문 인원수, 유동 인원수 등의 사전 예측이 빗나가 지나치게 많은 요원과 차량대수가 배정되어 효율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평창-강릉 일반 수송 분산에 대한 소견

용평지역은 비가 내렸건만, 금세 고속도로를 오르니 비는 진눈깨비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고속도로가 직선화되어 40분이면 강릉에 닿을 수 있지만 겨울동안 강원도의 산악지형 운전은 기상변화가 심해 이동로가 익숙하지 않으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당 강릉-평창간 지형 지물에 밝은 군 수송 인력을 대규모로 협조받는 것도 이를 대비하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습니다. 밴쿠버 올림픽 기간중에는 왕복 4차로의 밴쿠버-휘슬러간 99번 고속도로중 가운데 1개차선을 ‘Olympic Lane' 이라는 전용차선으로 바꾸고, 왕복 3차선을 오르막길 2차선, 내리막길 1차선 형식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우리의 경우 중앙분리대가 있기 때문에 가변차선이나 올림픽 전용차선 운영이 쉽지는 않으나 일반 차량을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길로 유도하는 것도 교통량 분산에 도움이 될 수 는 있습니다. 다만 지난 2010 스포츠법세계대회 기간중 외국인 발표자 전원을 태운 버스가 구 영동고속도로길을 달리다 브레이크 파열로 자칫 큰 인명피해가 날 뻔한 아찔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엔진브레이크4륜구동 차량으로 제한하거나 혹은 진입시 브레이크 점검등으로 사전 출입 점검을 하는 식의 안전대책이 보완될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스페셜올림픽 스키경기 시상식장 앞에서

 

이번 대회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2018년 2월을 기점으로 전 종목을 함께 치르는 가장 규모가 큰 마지막 국제 테스트이벤트의 성격도 지니고 있습니다. 자크 로게 IOC위원장이 스페셜 올림픽 기간중 평창을 유치후 처음 방문하였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스포츠평화부분 특별대표인 독일의 Wilfred Lemke 가 스페셜올림픽 기간중 강원도와 국제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성과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조직을 떠나서, 스페셜 올림픽 운영의 경험을 평가하여 평창을 위해 차근 차근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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