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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골프여행을 다녀와서

 

 

 

글/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국내 골프장에서는 강추위와 적설 때문에 겨울철에 라운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적지 않은 골퍼들이 따뜻한 남쪽나라로 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나 역시 주변 지인들과 부부동반해 태국 6박 8일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태국에는 약 200개 정도의 골프장이 있는데, 이 중 10곳 정도를 한국인이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일행이 간 골프장은 방콕에서 2시간 반 정도 떨어진 칸차나부리 인근에 있는 니찌코CC(27홀)와 에버그린CC(18홀)이었는데, 이들 골프장은 한국인이 임대해 운영하고 있고 대부분의 내장객들이 한국인들이었다.

 

니찌코CC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인이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골프코스가 남북이 아닌 동서로 배치되어 있어 일출시와 일몰시에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많았다. 아마도 코스설계를 잘 모르는 사람이 설계한 것 같다. 이 골프장에는 여느 골프장처럼 벙커, 워터해저드에다, 페어웨이에 큰나무를 심어놓아 코스의 난이도를 높였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 골프장의 주된 고객이 한국사람들이고 식사메뉴도 한국식으로 차려져 있어 해외여행의 걱정거리인 식사걱정을 덜었다. 2인 1실로 자는 숙소는 오래되어 그런지 시설이 여관 수준으로 낙후되어 있었지만 에어컨은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두번째로 간 에버그린CC의 코스수준이나 숙박시설 수준도 니찌코CC와 비슷하다.

 

태국 골프장에서는 중국 골프장처럼 골퍼 한사람당 캐디 한명이 배치된다. 나이어린 15세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몇 야드, 오르막·내리막 등 간단한 한국어만 할 줄 안다. 두번째 날 나에게 배치된 캐디는 60세가 넘어보이는 할머니였는데, 아줌마까지는 괜찮지만 할머니는 너무 심한 것 아닌가...

 

그런데 태국 캐디들은 한국 캐디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한국 캐디들의 경우 첫홀은 손님들의 요구에 ‘일파만파’라고 모두 ‘파(par)’로 적어주고 트리플 이상을 잘 적지 않지만, 태국 캐디들은 스코어 카드를 정확하게 적고 플레이가 끝나기 전에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한국 캐디들도 고객의 요구를 무시한 채 스코어를 정확하게 기록하는게 좋지 않은가 생각했다.

 

중국이나 일본, 태국 등 캐디가 있는 나라의 골프장에서 플레이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 캐디들의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점이다. 한국 캐디들은 한명이 4명의 골퍼들을 상대하면서 코스를 안내하고 거리를 불러주고 골프채를 갖다 주고 OB난 공을 찾아주고 공을 닦아주고 라이를 봐주고... 그렇지만 1인 1캐디인 중국이나 태국 캐디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서 그렇겠지만 정확하지 않은 거리를 불러주고 골퍼가 원하는 골프채를 갖다주는 정도에 그친다. 한국어를 잘한다고 해도 한국 캐디만큼의 능력이 있을 지 의문시된다.

 

한국골퍼들은 겨울철 강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나라로 많이 떠나고 있지만 해외골프 여행객수는 국내경기나 원화 환율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올 겨울에는 국내경기가 침체되어 그런지 해외골프 여행객수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해외원정 골프여행객이 매년 수십만명에 달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골퍼들이 많이 찾는 지역의 골프장을 한국인들이 임대해서 외화유출을 다소나마 억제한다는 점이다.

 

이번 골프여행에서는 6일 동안 하루 36홀을 도는 전투(?)골프를 쳤지만 내년부터는 따뜻한 남쪽나라를 여행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레저골프를 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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