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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더/스포츠경영

왜? 세계는 축구에 열광하고 미국은 야구에 열광하나. -야구편

 

 

글 / 김상유 (명지대학교 체육학부 교수)

 

 

       프로야구 10구단이 결국 창단되었다. 처음 9구단 10구단이 거론되었을 때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일이 국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몇 번의 진통 끝에 결국 10구단 체재로 개편되었다. 곧 있을 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프로야구의 인기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현재 시즌중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는 점점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야구. 그러나 사실 야구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중남미의 몇몇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축구가 전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로 꼽힌다. 실제로 축구의 월드컵인 FIFA월드컵과 야구의 월드컵인 WBC의 참가국이나 규모, 수준을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재미있는 야구가(?)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인기가 없을까?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2006년에 출판된 ‘왜? 세계는 축구에 열광하고 미국은 야구에 열광하나(김광우 역)’을 보면 그 내용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안타깝게도 절판되어 구할 수는 없다. 필자는 1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필자의 대학에서 공부하던 박지성 선수에게 선물을 했다. 아마 박지성 선수가 이 책을 읽었다면 영국축구와 미국야구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쌓았을 것이고 본인의 꿈인 축구행정전문가가 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필자는 역자에게 직접 부탁해서 새로 한권을 받아 소유하고 있다. 다행히 아마존 등에서 원서는 구할 수 있다. 원제는 ‘How Americans play baseball and the rest of world play soccer’로 영국의 스테판 지만스키와 미국의 앤드루 짐벌리스트라는 스포츠경제학자들이 저술한 책이다. 두 학자는 축구와 야구, 영국프리미어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를 통하여 그 이유를 보다 쉽게 설명하여 준다. 이번 글에서는 이책을 통하여 야구와 축구를 다양한 방법으로 비교해 보고자 한다.   

 

 

야구의 기원과 상업화

 지만스키와 짐벌리스트에 따르면 현대축구는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어 남미로 전파되었고 야구의 경우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인기 있던 크리켓의 변형경기로 시작된 것이 미국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모두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사실 축구나 야구나 크리켓이나 당시 스포츠의 시작은 신사들을 위한 스포츠로 오늘날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는 아니었다. 귀족이나 특정계층이 즐기는 여가의 일종이었다. 그렇기에 스포츠는 순수한 경쟁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무승부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좀 더 합리적인 의식이 강했던 당시의 미국인들은 수비만 해도 이길 수도 있으며, 무승부가 많이 이루어지는 축구와 같은 스포츠를 경멸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좀 더 공격적이고 승부가 결정되는 야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1850년대에 들어 미국에서 야구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수많은 클럽이 생겨나게 되었고 경쟁은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남북전쟁이 막 끝난 미국에는 즐길거리가 필요했다. 경쟁의 개념이 더욱 강해지고 승부에 따른 내기 등 상업화가 시작되자 전문적으로 운동만 하는 선수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사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선수들도 처음에 보수를 받지는 못하였다. 스포츠는 신사의 운동이기 때문에 돈을 받고 운동을 하는 것은 스포츠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업화가 이루어지긴 했지만 내기를 걸거나 상금을 주는 정도였다. 이후에 모든 종목에서 상업화가 시작되었지만 축구와 야구는 그 정도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본격적인 상업화를 시작한 것은 야구였다. 야구의 인기가 올라가고 클럽들간의 경기가 열리는 곳에는 많은 관중이 몰렸다. 클럽과 야구장의 주인들은 펜스를 치고 관중석을 만들고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다. 큰 소득이 생기고 전문운동선수들이 나타나자 선수들에게 보수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때까지도 보수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기에 선수카드를 판매하여 대금을 지불하는 등의 우회적인 방법이 사용됐다. 이것이 공공연한 일이 되어버리자 순수한 아마추어와 돈을 받는 프로를 분리하게 되었고 프로가 창설되어 야구는 본격적인 상업화에 들어가게 된다. 

 

 

야구의 전파

 축구가 간단한 룰과 대영제국의 영향력에 의하여 전세계적으로 전파된 것과 달리 야구는 고립화의 길을 걸었다. 지만스키와 짐벌리스트에 따르면 그 이유 역시 상업화에 있다고 한다. 축구의 경우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로 많은 사람이 함께 하면 더 좋다는 의식이 강했기 때문에 전파가 쉬웠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인기를 얻게된 야구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야구가 프로화 되면서 내셔널리그가 창립되고 리그는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인터네셔날리그와 아메리칸리그 등이 창설되어 경쟁을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해서 내셔널리그는 선수들의 이적을 막고 폐쇄적인 정책을 취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야구의 전파를 주도해야할 양대리그가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정책을 취함에 따라 야구는 미국의 영향력이 많이 미친 한국, 일본, 중남미에서만 인기스포츠로 자리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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