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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국제육상규칙, 다시 개정이 필요한가?



                                                                                                      
                                                                                                            글/백진선 (인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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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개최한 국가로 만들어 준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많은 해프닝이 있었지만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강화된 규정의 첫 번째 대회인 만큼 유난히 실격된 선수들이 많이 나옴에 따라 실격된 종목에 대해 강화된 육상 규칙에 관하여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실격 된 선수들을 바탕으로 어떠한 사건들이 일어났고 이에 따라 어떠한 방향으로 육상 규칙에 대해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지 알아보고 또한 이 육상 규칙들이 과연 개정이 필요한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남자 100m 결승전 실격 우사인 볼트 (자메이카), 
    여자 400m 크리스틴 오후루구 (영국) 6명 선수


가장 기대주였던 경기 남자 100m 결승전. 하지만 볼트는 출발선에서 부정출발과 동시에 실격 처리 대상이 되었다. 그가 준비해온 노력은 물론 세계인이 품어온 모든 기대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여자 400m 크리스틴 오후루구 등 8명이나 되는 선수들이 부정출발로 바로 실격 처리 되었다.

작년 1월 전이었더라면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겠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국제육상경기연맹 (IAAF)의 집행위원회에서 IAAF 규정 162조7항 (선수는 세트포지션에 들어간 뒤 총성이 울리기 전에 출발해서는 안 된다. 복합경기를 제외하고, 부정 출발을 행한 어느 선수라도 실격 처리된다)을 개정하였기 때문이다. 이 규정은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2번의 기회를 단 1번으로 줄이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육상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규칙에 관하여 의견들이 크게 대립되고 있다. 옹호론자들은 육상의 집중도를 높이며 수준을 끌어올리는 기회라 하고 반대론자들은 너무 기회가 적다하며 부정출발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력하고 주장하고 있다.

2) 의족허용 논란,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남아프리카공화국)


2008년 5월 국제스포츠중재법원(CAS)에서 그의 출전금지 처분을 무효화하여 대구육상대회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떨쳐버리고 당당히 1600m 계주 시합을 출전한 그는 태어나자마자 두 종아리 뼈가없어 다리를 절단할 수 밖에 없었기에 치타 플렉스 풋이라는 장치를 착용하였다.

여기서 오스카 선수에게 논란이 된 점은 과연 이 치타 플렉스 장치의 허용이 경기하면서 근피로 관점에서 유리하지 않은지, 또한 계주경기하며 선수들에게 부상을 일으키지는 않는지를 염려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오스카 선수는 장치 착용으로 비장애인보다 엉덩이의 힘을 2배 이상 발산해야한다. 따라서 다른 대 근육에 방출되는 에너지가 더욱 큰 관계로 근피로 관점에서 유리한 면은 다소 적다. 또한 이번 경기를 살펴보자면 이 선수를 통해 발생된 사고는 어느 것도 없었으며 역사상 장애인
선수의 장치를 통하여 나타난 사고는 단 한건도 찾아볼 수 없었다.


3)
말총머리 닿아 세계기록에서 4위 기록으로, 나스타샤 이바노바 (벨라루스)


                                  <사진출처 : 국제체육기자연맹 홈페이지>

여자 멀리뛰기 결승경기 중 나스타샤 선수가 뛴 후 그곳에 있던 모든 관계자 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바로 그녀의 기록이 금메달로 우수한 기록과 함께 세계 기록에 근접하였으나 그녀의 뒷머리가 함께 닿아 모든 것은 무산되었기 때문이다. 보통 엉덩이를 찧어 실수를 낳기 마련이지만 흘러내려진 머리는 그녀의 권환 밖이었다. 규칙에 따르면 "모든 도약은 신체 또는 사지의 어느 부분이든, 그것이 닿은 사장의 가장 가까운 흔적부터 발 구름선 또는 발 구름선의 연장선까지를 계측한다."라고 명시되어 머리카락이 닿은 가장 가까운 흔적이 기록으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그녀가 뛴 기록은 6m90에서 6m 74로 줄어들게 되었다. 이에 안타까워 한 몇몇 관계자들은 멀리뛰기 규칙을 '신체의 부분이 닿되 혈관이 있는 부위만을 인정한다.' 라고 약간의 변경을 제안하긴 하였다. 하지만 옷이 닿을 경우나 손톱부분을 생각한다면 약간 억지스런 주장이 될 수도 있다. 배구 종목도 옷이나 머리카락이 네트에 닿을 경우 네트 터치인 것을 감안한다면 나스타샤 선수의 안타까운 기록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육상에 바뀐 규칙들에 대해서 수많은 의견들이 있다. 그 중 한 의견을 들어보자면, 자메이카가 대부분의 육상종목의 우수성적을 유지하고 있기에 강대국들이 압력을 넣어 규칙을 불리하게 재정했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바뀐 룰은 사람들에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것이고 이는 육상의 인기를 한층 실감하게 만드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한 육상선수들에게 새로운 목표점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육상대회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기준점이 강화되어 나온 기록은 그 희소가치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규칙 개정은 23명으로 이뤄진 IAAF 집행위원회가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앞으로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고 앞으로 (규정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규칙은 규칙이다(Rule is rule). 규칙 적용은 엄격해야 하며 규칙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세계의 기록은 바꾸니 규칙에서 나오지 않고 선수의 실력은 바뀐 규칙에 좌지우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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