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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우리 동네 K3리그, 서울 유나이티드를 소개합니다

                                                                        글/한지연(경희대학교 언론광고PR/방송영상스피치)

올 해 월드컵에서 돌풍을 일으킨 네덜란드 축구의 밑바탕에는 '유소년 축구'가 있었다. 뿐만아니라 전통적인 축구 강국들은 1부리그부터 많게는 9부리그까지 촘촘히 짜여진 리그에서 축구를 즐기고 있다. 유소년 축구 시스템이 잘 갖춰진 네덜란드나, 지역 축구까지 합치면 20부리그까지 존재하는 영국이나, 축구공을 차는 아이들로 길거리가 조용할 날이 없는 브라질이나 밑바탕이 튼튼해야 그 위로 쌓는 탑들도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부가 화려하고 웅장한 매력이 있다면, 그 아래로 내려올 수록 친근하고 함께 즐기는 마력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프로리그인 K리그 뿐 아니라 실업리그인 내셔널리그, 아마추어리그인 K3리그 등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Daum K3리그는 순수 아마추어 축구 리그로 2010년 시즌 총18개 팀이 참가하고 올 한 해 220게임이 진행되고 있다. K3리그는 A조, B조가 양대리그 팀당 25라운드의 조별 경기를 마치고, 각조 1,2위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 해 창단한 춘천시민축구단과 전남 영광FC를 포함하여 "경주 시민축구단, 고양 시민축구단, 광주 광산FC, 남양주 시민축구단, 부천FC1995, 삼척 신우전자, 서울FC 마르티스, 서울 유나이티드, 아산 시민축구단, 양주 시민축구단, 용인 시민축구단, 이천 시민축구단, 전주EM, 천안FC, 청주 직지FC, 포천 시민축구단, 춘천 시민축구단, 전남 영광FC"의 총 18개 팀이 있다.
 
K3리그 구단들 중 서울 유나이티드는 서울을 연고로 하는 축구 팀 창단을 염원하며 2007년 탄생했다. 하지만 서울 유나이티드는 2001년부터 팀 창단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노력해온 진짜 시민구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다음카페 동호인들의 서포터조직에서 시작한 서울 유나이티드는 심포지엄 개최, 서명 운동 등을 거쳐 법인으로 출범했고 창단한 2007년 K3리그 원년 우승을 일구어낼 정도로 저력이 있는 팀이다.
 
     
                                     (서울 유나이티드 엠블럼 http://www.seoulutd.com/)


서울 유나이티드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K3리그에 속해 있는 팀이어서가 아니라, 시민 구단으로서 시민들과의 호흡하고 함께 뛰는 구단이기 때문이다. 10월 30일 막바지에 접어든 K3리그 2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서울 유나이티드의 매력을 엿보았다.

 


서울 유나이티드의 본래 홈구장은 잠실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이다. 대관 사정으로 인해 이 날 경기(서울유나이티드vs포천시민축구단)는 노원의 마들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갑자기 찾아든 한파가 잠잠해지고 이 날은 날씨가 참 좋았다. 노원 마들스타디움은 효창운동장에 비하면 작은 규모의 경기장이었지만, 주변의 거리나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조용한 곳에 위치해서 오히려 주말 나들이 겸 축구 구경할 겸 나오기에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경기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의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분들도 볼 수 있었다. 커다랗고 웅장하게 지어진 경기장도 멋지지만, 이렇게 작고 아담한 경기장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오히려 가까이 다가가기 쉽다는 점에서는 훨씬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쉬는 날 한가하게 내 팀을 찾는 기분 때문에, 다른 나라들에서도 유명한 프로팀보다 우리 동네의 내 팀을 더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점점 더 발전하는 팀이 되어서 내셔널리그, K리그에까지 진출하겠다는 서울 유나이티드의 바람처럼, 이렇게 소규모의 구단들이 튼튼하게 뒷받침 되어야 우리나라 축구 산업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에서 강원FC로 영입되어 신인왕까지 선정되는 등 활발하게 뛰고 있는 김영후 선수의 경우에서 작은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먼 미래를 보았을 때, 서울 유나이티드의 꿈을 단순히 꿈으로 치부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현실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다.
 

 


 
관중석이 꽉꽉 찰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오진 않았지만, 선선한 날씨 속에서 토요일 오후의 여유가 묻어났다. 내 팀을 갖고 지속적인 애정을 주는 일 보다는 빅 리그의 팬이 되는 것이 더 쉽다. 하지만 차곡차곡 쌓인 시간과 애정들이 먼 미래에 오랜 전통이 살아숨쉬는 클럽을 만들 수 있고, 그 안에서 느끼는 뿌듯함도 훨씬 더 클 것이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올 시즌 K3리그도 플레이 오프만을 남겨놓고 있다. 다시 강조하는 것이지만, K3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내셔널리그에서 K리그로 우리 곁의 축구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박지성의 발 끝에 우리나라 축구가 달려있는 것처럼, 이들의 발 끝에도 한국 축구의 미래가 담겨 있다. 숨어있는 진주가 더 아름답다고 한다. 지금 여러분 주변의 어느 곳에 진주가 숨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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