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청희 (한국스포츠심리연구원 원장)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언제나 같은 루틴을 따르기 때문이다. 나의 루틴(routine)은 결코 변하지 않는 나만의 유일한 것이다. 그것은 최상의 샷 을 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매 순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
위의 말은 21세기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가 자신의 루틴에 대하여 언급한 것을 인용한 것이다.
과거 우수한 선수들은 거의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습관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하고 이를
시합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였다. 습관적이고 규칙적인 절차와 동작인 루틴은 선수가 심리적
불안감을 극복하고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타이거 우즈의 일정하고 습관적인 루틴>
그러나 요즈음의 우수 선수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루틴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적극적으로 과학적인 데이터를 이용하여 철저하게 분석하고, 심리기술수준을 높여 이상적인
루틴을 마련하여 완전 숙달한다. 그래서 요즈음 우수선수들의 루틴은 일상적이고 일정하며
기계적이고 습관적이다. 따라서 이렇게 만든 루틴은 고유하고 자연스러우며 이를 수행하면
마음이 아주 편하게 된다.
타이거 우즈나 박세리 선수가 샷을 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 매번 정확하게 같은
과정을 거치고, 동작이 끝난 후의 자세와 시간까지도 언제나 동일하다. 또한, 이치로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보면 매번 똑같은 동작을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자신의 사기를 높이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또한 그의 독특한 타격루틴이다.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여야 하는 골프, 사격, 양궁 등의 일종 운동기능인 스포츠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걱정이나 주의분산과 같은 부정적 환경상황에 쉽게 노출한다. 그리하여 심리적 부담을
느껴 각성수준이 높아지면 집중이 잘 안되어 기술수행력이 저하되어, 수행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를 모면하기 위하여 습관적이고 일관된 루틴을 사용 할 필요가 있다.
잘 만들어진 루틴을 사용하면 운동수행과 관련이 없는 상황 때문에 일어나는 주의산만을 사전에
방지하고, 다음 장면을 상기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하여, 일관된 수행과정을 거쳐, 일관된 결과를
이루게 한다.
이렇게 루틴은 선수 본인만의 독특한 습관으로 일정한 인지적 · 행동적 패턴이 있고, 진행되는
시간, 순서, 행동이나 동작이 모두 똑같다.
루틴에는 전체루틴, 부분루틴, 행동루틴, 인지루틴 그리고 수행루틴이 있다.
전체루틴이란 시합장에 도착한 후 시합을 하고 경기장을 떠날 때까지의 모든 활동을 말하는데
타이거 우즈와 같은 선수는 이러한 전체루틴도 매우 일정하다.
부분루틴이란 샷을 하기 직전의 활동으로 구체적으로는 프리삿 루틴(pre-shot routine)이다. 즉
모든 삿을 하기 직전에 거치는 과정으로 골프의 예를 들면 페어웨이우드샷, 아이언샷, 칩샷,
피치샷, 벙커샷, 트러플샷, 숏퍼트, 롱퍼트 등의 9개의 루틴을 만들 수 있다.
행동루틴에는 스포츠기술로 이루어진 것으로 퍼트의 행동루틴을 보면, 볼 뒤에 앉아서 경사,
거리, 잔디의 상태를 고려하여, 보내야 할 진로와 속도를 가늠하고, 홀컵까지 걸어가면서 보낼
볼의 경로의 상태를 점검하고, 홀컵 뒤에 앉아 경사, 거리, 잔디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다시 돌아와
스탠스를 정하고, 볼의 진로를 확정하고, 목표를 확인하고, 볼을 밀어 보내는 동작은 그 좋은 예이다.
인지루틴은 각성조절을 위한 호흡이완,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심상, 긍정적 정서를 위한 자화 등
필요한 것을 혼합하여 만든 인지적 과정이다. 인지루틴은 자신의 심리상태에 따라 적정하게
만들게 된다.
현장에서 선수는 스포츠기술을 중심으로 한 행동루틴과 내적 심리과정을 중심으로 한 인지루틴을
합하여 수행루틴을 만들게 된다. 수행루틴은 탐색구간과 수행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탐색구간은
경사를 감안한 라이확인, 거리계산, 바람, 구질, 공략방법 등 결정할 모든 것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재확인하는 과정이며, 수행구간은 탐색구간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변경 없이 수행하는 과정이다.
<루틴은 리듬과 좋은 결과를 보장한다.>
수행루틴이 만들어지면 선수, 멘탈트레이너, 코치는 함께 검토하고 분석하여 완전한지를 확인한
후에 반복연습에 돌입한다. 수 없이 반복연습 하여 루틴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한다.
어느 부분도 생략되거나 변화가 일어나면 안 되고, 특히 지속되는 시간이 일정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지고 반복연습으로 숙달된 루틴을 사용하면
1.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2. 쓸데없는 생각이나 행동의 간섭을 막을 수 있다.
3. 불확실한 긴장상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4. 상황이 달라져도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
5. 운동과 무관한 주의산만 요소가 개입됨을 방지할 수 있다.
6. 일관된 수행과정으로 일관된 수행결과 즉 샷의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루틴이 깨지면 좋지 않은 결과만이 남는다>
참고 : 멘탈트레이닝의 모든 것; http://sprc.snu.ac.kr
ⓒ 스포츠 둥지
'분야별 체육이야기 > [ 전문체육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포츠메가이벤트는 진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2) | 2010.02.26 |
---|---|
올림픽 잔혹사 : 거리로 쫓겨나야 하는 사람들 (2) | 2010.02.23 |
2010년 벤쿠버 올림픽에는 친환경 메달이 수여된다. (3) | 2010.02.22 |
운동을 즐겁게 꾸준히 하고 싶다면? (0) | 2010.02.19 |
박지성과 김연아는 왜 인기가 있을까?(한국사회의 한(恨)문화와 ‘최초’, ‘최고’ 선호사상) (0) | 2010.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