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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낭비되는 수업시간, 효과적인 절약 방법은?

                                                                              글 / 김영식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 와~~ 체육시간이다~~!!!”

종치기가 무섭게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쏟아지는 눈과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 때문에 교실에서 수업 하기
일쑤였는데....
계속 교실 수업만 해서 그런지, 우리 아이들도 슬슬 몸이 근질근질 한가 보다.
“ 띠리띠리띠리리리리~~“ 드디어 3교시 체육시간....
운동장에 나가보니 혹시라도 선생님께 혼날까봐 4열 횡대로 모여 있고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까 하며 무척 기대되는 표정으로 선생님을 쳐다본다. 이런 아이들에게 관리시간으로 수업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면 아마 아이들의 분위기는 금세 저하되고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최대한 수업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까?



아하?! 이런 시간을 줄인다면?!
수업시간에 이루어지는 관리시간에는 출석시간, 용기구 준비, 과제 시작 전에 기다리기
등이 있다. 이러한 시간들은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얼마나 절약하는 가에 따라
수업시간을 확보 할 수 있다.

그럼 한 가지씩 알아보자.


1. 출석확인! 한 번에 팍~! 팍~!

2학년인 승철이는 1학년 때 체육시간을 상상해본다. 체육시간이 되면 선생님은 인원수를
파악하고“안 나온 사람 누구야?”라고 물으면 그때부턴 아이들은 웅성웅성되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누가 안온거야?’‘아이~~빨리 나오지..시간만 가잖아..’‘○○○는 병원 갔다고 하던데...’
등등.. 아이들은 시간이 가는 것이 아까워 빨리 인원파악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그런데 2학년이 되어서 체육부장이 된 승철이는 마음이 한결 가볍다. 아이들이 체육시간이
되면 운동장에 모이기 전에 미리 짜여 져 있던 모둠별로 팀 조끼를 입고 모이기 때문에 누가
없는지 한눈에 알 수 있고 선생님도 체육부장에게 누가 안 왔는지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
출석확인이 금방 끝난다.

또는 조별로 활동하는 시간이 아닌 개별 활동을 하는 체육시간에는 각자 자기 번호에 따라
정해진 위치에 모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누가 안 왔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출석확인이 빨리
끝나면 그만큼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효율적일 수 있다.


2. 용기구를 미리 준비해 놓는 우리 선생님

체육시간 종이 울리고 체육관에 들어서면 마음이 쿵쿵 뛴다. 리그전이 시작되는 날..
체육관 벽면에는 2009 Moving Basketball Y-league라는 푯말이 크게 붙어 있고 각각의
하드보드지에 반별로 대진표가 붙어 있다. 그리고 마이크 두 대가 놓여 진 중계석, 각
팀별로 만들어진 기록지와 기록석, 심판기, 그리고 무빙바스켓 볼 골대와 눈에 띠는
빨간색 라인...그리고 가지런히 놓여있는 색색의 팀조끼, 작전타임에 쓸 작은 화이트보드,
한눈에 볼 수 있는 큰 스코어 보드까지.. 선생님이 미리 만들어 놓으신 경기장은 어느 때보다도
우리를 흥분하게 만든다.

인문계 여고라서 그런지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만 있었는데 체육관만 가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치열하게 경기를 치루고 난 후 선생님은 각각 맡았던 자리에 있던 용기구를
정리하도록 시키고 우리는 미리 약속이 되었던 규칙대로 용기구를 정리한다.

우리가 이렇게 한바탕 신나게 경기를 치룰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우리 선생님이 수업 전에
경기장을 멋지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3. 과제를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지루해,,

매트운동 시간....
이젠 선생님한테 혼나는 것도 너무 지겹다.
구르기를 한번 하고 나면 다시 내가 할 차례가 올 때까지 한참 걸리기 때문에 난 너무 지루해서
친구들과 몰래 공을 가지고 놀거나 장난치다가 선생님께 걸려서 결국 혼나고 만다. 선생님은
구르기를 한 다음 다시 자기 자리에 와서 앉아 있으라고 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체육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하는 건 정말 너무하는 것 같다. 매트운동은 정말 싫다.

2학년이 되어서도 여전히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매트운동 시간이 돌아왔다. 이번에도 딴 짓 하다가
또 혼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체육관에 들어갔는데... 네 군데로 나누어져 있는 매트...

각각의 구역마다 과제가 적혀 있었고 우리는 조별로 나누어져 각 구역별로 제시된 과제를
수행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각 구역에 있는 과제를 실패하면 다음번에 돌아올 때 꼭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과제를 수행하니 성취감도 느끼고 지루하지도 않게 매트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위의 세 가지 방법처럼 관리시간을 줄이려면 체육선생님이 그만큼 부지런해야 하고 힘들겠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만큼 수업에서의 활동시간이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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