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통신원

벤 힐 그리핀 경기장(Ben Hill Griffin Stadium), 그 이상의 의미

벤 힐 그리핀 경기장(Ben Hill Griffin Stadium), 그 이상의 의미

 

ESPN의 대학풋볼 평론가 리 코르소(Lee Corso)는 벤 힐 그리핀 경기장(Ben Hill Griffin Stadium)을 가리켜 이렇게 설명했다. “이 곳보다 더 나은 경기장은 없다. 악어 로고와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오프닝 무대는 단연 최고이다. 그 순간 터널을 빠져 나오는 선수들의 모습은 대학풋볼의 명장면 중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오프닝 세레모니>

 

벤 힐 그리핀 경기장은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위치한 University of Florida(이하 UF)의 홈 풋볼구장이다. “The Swamp”라는 애칭으로 더 익숙한 이 곳은 풋볼 홈경기가 펼쳐지는 날이면 수만 명의 사람들로 가득찬다. 홈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학교의 상징인 악어 로고의 파란색 또는 주황색 옷을 입고 있다. 이들 모두 게이터(Gator: UF학생들의 애칭)이다. 학교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 그리고 지역주민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경기장에 모여 거대한 함성으로 Gator의 승리를 외친다. 이들에게 Ben Hill Griffin 경기장은 각별한 장소이다.

 

                                      <관중으로 꽉찬 경기장>                                                                                        <경기장 앞 악어동상>

 

Ben Hill Griffin Stadium의 역사

Ben Hill Griffin Stadium19301027 Rudolph Weaver라는 건축가의 의해 완공되었다. 당시에는 동쪽, 서쪽 그리고 북쪽에 32열의 좌석을 갖춘 총 21,769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경기장이었다. 이후 풋볼의 인기가 상승함에 따라 4번의 보수(2003, 20011, 2015, 2017)와 여섯 번의 확장(1950, 1960, 1966, 1982, 1991, 2003, 2008)을 걸쳐 현재 88,548명이 들어설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경기장으로 거듭났다. 현재 수용인원으로 따지면 플로리다 주에서 가장 큰 풋볼경기장, 미국 내 12번째로 큰 대학풋볼 경기장, 그리고 전 세계에서 18번째로 큰 스포츠경기장으로 알려져 있다.

 

                                                                                              <UF풋볼팀의 우승 기록>

 

경기장과 함께 성장한 UF풋볼팀

점차 거대해진 경기장은 더 많은 관중들이 UF풋볼을 눈앞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풋볼팀 역시 경기장 크기와 걸맞게 명성과 실력을 갖춘 팀으로 성장했다. 1906년을 시작으로 112년의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는 UF풋볼팀은 현재 NCAA Football Bowl Subdivision (FBS)에 소속되어 남동부 컨퍼런스(SEC)에 출전하고 있으며, 매년 상위권에 오르는 강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1996, 2006년 그리고 2008년 총 세 번 내셔널챔피언에 올랐으며, 8번의 컨퍼런스 챔피언십을 거머쥐었다. 또한 지금껏 NFL 드래프트 1순위로 50명 이상의 선수를 배출해냈다. 특히 국내에서도 기적의 사나이로 알려져 있는 팀 티보(Tim Tebow) 선수가 대표적인 게이터이다. UF풋볼팀이 그동안 이룩한 업적은 경기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 좌석 벽면에 적힌 우승년도는 UF풋볼의 지난 영광을 추억하게 하는 자랑스러운 기록이다.

 

경기장명의 유래

첫 개장 당시 경기장의 이름은 “Florida Field”였다. 이후 UF 졸업생이자 주요 후원자인 성공사업가 Ben Hill Griffin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경기장의 정식 명칭을 “Ben Hill Griffin Stadium at Florida Field”로 변경했다. 그렇게 26년간 경기장 명을 지켜오다 201693, 전 플로리다의 쿼터백 출신이자 감독으로 UF풋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티브 스펄리에(Steve Spurrier)를 기념하고자 다시 한 번 경기장명을 바꿨다. UFAthletic Director였던 제레미 폴리(Jeremy Foley)스펄리에 감독은 Heisman 트로피와 내셔널챔피언십, 그리고 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얻었다. 그 뿐 아니라 그는 플로리다 전체 운동프로그램의 문화를 변화시켰다."라고 밝히며 그의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현재 경기장의 정식 명칭은 "Steve Spurrier-Florida Field at Ben Hill Griffin Stadium "이다.

 

                                               <The Swamp>                                                                                      <경기장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사실 대중들에게 경기장은 늪이라는 의미를 가진 “The Swamp”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는 1992년 스펄리에 감독이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했다. 당시 그는 경기장을 두고 "이 곳은 게이터가 살고 있는 늪지대와 같은 곳이다. 늪은 뜨겁고 끈적거리며 위험하다. 오직 우리만이 편안함을 느끼고 상대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The Swamp”는 우리 경기장에 알맞은 별명이다."고 말했다. 이후 UF의 스포츠 마케팅 부서가 내세운 “Only Gators get out alive(오직 게이터만이 살아 돌아 갈 수 있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로 본래 경기장 이름보다 "The Swamp"라는 애칭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경기가 없는 날이면 공원이 되는 곳

Ben Hill Griffin Stadium은 다른 대학의 풋볼경기장보다 개방적인 공공시설 중 하나이다. 대학 풋볼 시즌 중 단 며칠을 제외하고는 오전 7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다만 잔디 사용은 금지된다. 경기장은 요일을 불문하고 조깅하는 사람,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 의자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 경기장을 둘러보는 관광객 또는 학생들로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마치 공원과 같은 공간이다. 특히 팀 응원의 트레이드마크인 게이터 박수를 한 채 사진을 찍는 일은 캠퍼스 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코스이기도 하다. 어쩌면 대학교 소유의 경기장인 만큼 상시 입장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실제로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다. 최대 규모의 대학 풋볼경기장으로 유명한 미시건대학(University of Michigan)의 빅 하우스(Big House), 조지아대학(University of Geogia)의 샌포드 스타디움(Sanford Stadium), 그리고 텍사스대학(University of Texas) A&M의 카일 필드(Kyle Field)와 같은 경기장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혜택이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                                                                             <게이터박수 포즈를 취한 사람들>

 

경기장이 주는 의미

자신의 몸에 파랑색과 주황색 피가 흐른다고 말하는 Kaitlyn Chesshire는 현재 졸업을 앞둔 UF학생이다. 그녀는 UF풋볼의 다이하드팬인 아버지 덕분에 태어났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팬이 되었고, UF학생이 된 이후에는 4년간 시즌티켓을 소지했을 정도로 UF풋볼 없이 못사는 게이터가 되었다. 심지어 대학 입학준비 당시 아버지가 UF의 라이벌인 플로리다 주립대학(Florida State University)에는 지원조차 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녀는 경기장을 집과 같은 곳이라 말한다. 경기장이 어떠한 의미를 주냐는 질문에 그녀는 벤 그리핀 경기장은 단순히 경기를 위한 장소가 아니다. 나에게 경기장은 집이고, 전통이자 가족이라고 답했다. 이에 덧붙여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팀을 응원하고, 평일이면 친구들과 함께 조깅을 뛴다. 경기장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속감은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힘든 기분이다. 경기장은 캠퍼스에서 내가 유일하게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며 경기장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뽐냈다. 그녀에게 경기장은 그 이상의 의미였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UF풋볼과 경기장에서 함께한 순간들>

88년의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는 Ben Hill Griffin 경기장은 UF풋볼 문화와 스토리를 그대로 담고 있다. 풋볼의 인기를 방증하며 수십 년간 여러 번의 보수와 확장을 거쳐 현재의 웅장한 모습을 갖췄고 과거와 현재,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공간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경기장 자체는 오래된 역사를 대변하듯 투박함이 묻어나지만, 수많은 관중들이 파란색과 주황색 빛으로 물들인 경기장의 모습은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상대팀에게는 늪과도 같다하여 “The Swamp”라 불리는 경기장의 독특한 정체성은 경기장의 상징적인 의미를 더한다. 그리고 경기가 없는 날이면 운동을 하거나 좌석에 앉아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경기장은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제는 학교를 넘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Ben Hill Griffin 경기장. 게이터들에게는 자부심이자 역사 그 자체이다.

 

<참조사이트>

 

공식홈페이지

http://floridagators.com/facilities/?id=1&path=football

 

기타

https://en.wikipedia.org/wiki/Ben_Hill_Griffin_Stadium

 

https://www.saturdaydownsouth.com/florida-football/florida-ad-scott-stricklin-confirms-gators-newest-home-tradition/

http://www.collegegridirons.com/stadiums/ben-hill-griffin-stadium/

http://www.gainesville.com/news/20161118/weirder-side-of-ben-hill-griffin-stad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