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나는 올림픽 기념상품은 수집의 대상
평창올림픽이 이제 약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에 대한 열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은 단연 평창올림픽 관련 상품, 이른바 ‘평창 굿즈’ 판매점들이다. 평창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양한 상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평창 롱패딩’이 단연 인기이다.
최근 롱패딩 열풍이 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경쟁업체들의 동종제품 가격에 반값 이상 저럼한 ‘평창 롱패딩’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이다. ‘평창 롱패딩’ 입점을 예고한 한 백화점에서는 판매를 시작하기 하루 전날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가성비가 뛰어난 탓도 있지만 평창올림픽을 기념한 한정판이라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를 끌고 있는 ‘평창 롱패딩’(왼쪽)과 ‘평창 스니커즈’. (사진출처 = 평창올림픽 공식 온라인 스토어,(동아일보)
‘평창 롱패딩’의 뒤를 이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평창 스니커즈’이다. ‘평창 롱패딩’처럼 저렴한 가격과 올림픽 기념상품이라는 특수성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평창 스니커즈’는 사전 예약을 실시한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초기 준비 수량인 5만 켤레가 완판되었다.
서울올림픽 기념주화와 마스코트 호돌이 인형.(출처-네이버블로그)
‘평창 롱패딩’과 ‘평창 스니커즈’처럼 대형 스포츠이벤트 관련 상품들은 많은 인기를 끈다. 우리나라에서 이전에 열린 두 번의 대형 스포츠이벤트에서도 이런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열린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다. 88서울올림픽을 겪어보지 못한 젊은 세대들은 굴렁쇠 소년과 개막식 비둘기 등을 기억하겠지만 88서울올림픽 당시에는 기념주화가 큰 인기였다. 1982년 첫 선을 보인 기념주화는 액면금액이 1,000원부터 1만원, 2만원이었다. 당시 1000원 주화는 1,200원, 1만원 주화는 1만5,000원, 2만원 주화는 3만원에 판매됐다. 30년이 흐른 지금은 당시 판매가보다 두 배 이상 값이 뛰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기념지폐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지폐의 액면금액이 1,000원, 5,000원, 1만원, 5만원뿐이지만 평창올림픽 기념지폐의 액면금액은 2,000원이다. 미국에서 독립 200주년 등 기념이 될 만 한 날에 발행되는 2달러 지폐는 행운을 상징하는데, 이 2,000원의 기념지폐가 ‘한국판 행운의 2달러’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덕분에 기념지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평창올림픽 기념지폐의 가격은 액면금액의 4배인 8,000원이다. 물론 평창올림픽에도 기념주화가 있다. 평창올림픽 기념주화의 수량은 금은화 기준으로 41만 4,000개인데 1,100만개 발행된 88올림픽 기념주화에 비해 희소성에서는 더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기념주화 외에도 88올림픽 당시에는 마스코트인 호돌이 인형과 호돌이가 들어간 팬시 용품, 우표 등도 인기였다고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Be the Reds’ 티셔츠(왼쪽)와 이후에 나온 월드컵 응원 티셔츠.(사진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88올림픽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열린 대형 스포츠이벤트는 2002 한·일 월드컵이다. 당시에 우리나라가 4강까지 진출한 덕분에 월드컵 특수를 제대로 누린 상품이 하나 있다. 바로 2002년 당시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었을 ‘Be the Reds’ 티셔츠이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응원 서포터즈인 ‘붉은악마’의 응원복이었던 이 티셔츠는 12번째 선수가 되자는 의미를 담아 Reds의 ‘R’자는 숫자 ‘12’를 본떠 만들었고 첫 글자인 R자와 마지막 글자인 S의 끝이 만나도록 디자인한 것도 성적과 상관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응원하자는 뜻으로 디자이너 박용철에 의해 디자인되었다.(네이버 지식백과 Be the Reds, 2002 한국의 생활 디자인)
초창기에는 ‘붉은악마’가 거리홍보를 하며 몇몇 기업의 협찬을 받아 무료로 티셔츠를 나눠주며 광범위하게 퍼져 나갔다. 이후 한국대표팀이 1승을 넘어 16강, 8강, 4강까지 진출하자 ‘Be the Reds’ 티셔츠의 인기는 하늘높이 치솟았다. 이러한 인기 덕분에 복제품들도 많이 생겨났고 월드컵 기간 ‘Be the Reds’ 티셔츠를 포함한 각종 응원용 붉은 티셔츠는 무려 2,500만 장 이상 팔려나갔다. 국민 두 명당 1명이 붉은 티셔츠를 구매한 것으로 ‘Be the Reds’ 티셔츠를 제작, 판매한 동대문 시장에서는 8강 진출 이후에는 붉은색 실이 동이나 흰색 티셔츠를 염색해서 팔았을 정도다. 워낙 인기가 많았던 탓에 15년이 지난 지금도 ‘평창 롱패딩’을 ‘제2의 비더레즈 티셔츠’에 비유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상품이다.
런던 올림픽 기념 운동화와 런던 올림픽 참가국들이 발행한 런던 올림픽 기념우표(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룩셈부르크, 캐나다, 호주, 모나코) 외국에서도 스포츠이벤트 관련 상품들을 만들어 많은 인기를 끌었다. 2012 런던올림픽 당시에는 런던 올림픽을 기념하는 한정판 운동화를 나이키에서 만들었는데 중고 매매로도 상당한 가격에 팔렸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2016 리우올림픽 당시에는 리우 올림픽을 기념해 맥도날드에서 한 달 정도의 기간 동안 한정 판매로 ‘리우 1955 버거’를 출시하였고 소치올림픽에서는 고글 등을 판매하였다. 이외에도 코카콜라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때마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고 매 월드컵마다 아디다스에서 새롭게 만드는 월드컵 공인구는 늘 인기이다.
코카콜라 올림픽 에디션. (출처 = 시사오늘시사ON) 이처럼 월드컵이나 올림픽 시즌에는 관련 기념상품들이 인기를 많이 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념상품들을 ‘수집’의 대상으로 삼아야지 ‘투자’의 대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미 ‘평창 롱패딩’이 중고시장에서 웃돈에 팔리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모두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투자를 위해서가 아닌 수집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월드컵, 올림픽을 더 잘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기념상품들을 구매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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