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고

체육 인재 북미지역 해외 선진스포츠 체험 후기

글 / 박종열

 

 

  체험은 책이나 인터넷에서는 얻을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눈앞의 현장을 직접 보고 들음으로써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여 예비사회인이었던 나에게 이번 해외연수는 더 큰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었던 순간 잠시나마 짐을 내려놓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큰 꿈을 꾸어볼 수 있었다. 체육인재아카데미 ‘체육인재 해외 선진스포츠 체험 연수’ 후기를 소개한다.

 

1. 연수배경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약 13주 동안 체육인재아카데미의 챌린저코스를 수강했었다. 체육전공자들의 사회진출을 도와주기 위해 마련된 이 과정에서 출석과 진로계획 발표를 참작하여 총 7명의 우수교육생이 선발되었다. 나 또한 그 중 한 명에 포함돼 ‘체육인재 해외 선진스포츠 체험 연수’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2. 연수내용

  연수는 11월 25일부터 12월 2일까지 총 6박 8일의 일정으로서 3일은 캐나다, 3일은 미국에서 진행되었다. 단순 방문이 아닌 시설 매니저와의 투어, UBC 대학 학과장과의 면담, 프로 스포츠관람, 국내 교환 교수님의 강의 등 입체적으로 선진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험을 대학스포츠, 생활스포츠, 엘리트스포츠 3분야로 나누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1) 학생 스포츠 환경을 위한 대학의 노력 _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사진1 _ UBC 실내 빙상경기장 앞에서 단체사진                                    사진2 _ UBC 실내수영장 견학 중인 모습

 

 

  첫째, 각 스포츠시설 관리자들의 전문성이 눈에 띄었다. 특히 Aquatics Centre 수영장을 소개해준 Stephane Delisle 매니저가 인상 깊었다. 그는 건물의 특징부터 다양한 수영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지식으로 수영장 구석구석을 소개해 주었다. 수영장 내에 위치한 스터디 룸, 커뮤니티 시설 등을 그가 직접 기획했다고 한다. UBC 스포츠 시설에는 이러한 역량 있는 매니저들이 팀 단위로 근무하고 있었다. 대학에서 스포츠 시설 관리 인력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둘째, UBC의 스포츠 기반 환경이다. 우리 연수생 모두는 UBC에 들어서며 다양한 스포츠 시설들에 놀라는 동시에 부러움을 느꼈다. 겉으로 보이는 잔디운동장만 하여도 10여 개 정도 되었고 종합스포츠센터 안에는 3개의 빙상경기장이 선수용과 학생용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물론 모든 학생이 무료로 빙상경기장과 수영장을 사용할 수 있었다.

 

  UBC 방문을 통해 국내 대학의 스포츠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국내 대학의 경우 스포츠 시설의 절대량 자체가 적다. 스포츠 시설이 있다 하더라도 일반 학생용이 아닌 운동선수들에 한정되어 개방된 공간이 많다. 스포츠 시설을 더 짓기를 고민하기보다 다른 건물을 짓기 위해 없애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대학에서 스포츠를 접할 기회가 적어지게 되고 스포츠에 대한 흥미도 떨어지게 된다. 국내 대학에서도 스포츠 환경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주길 바라는 희망과 함께 대학평가에 스포츠 환경이 포함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2)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올림픽 유산 _ Richmond Olympic Oval

                                    사진3 _ OVAL앞에서 단체사진                                              사진4 _ 관중석을 피트니스 시설로 개조한 모습
 


  Richmond Olympic Oval 경기장 견학은 평창올림픽의 유산활용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시설 매니저를 만나 Oval의 시설들과 올림픽 박물관을 견학하였다. Oval은 밴쿠버 올림픽 때 빙상경기장으로 사용된 경기장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딴 장소이기도 하다. 리치먼드 지방정부는 올림픽이 끝난 후 이 빙상경기장을 적극적으로 개조하여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빙상경기장을 과감하게 없앤 점이었다. 빙판이 있던 위치에는 지역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농구장, 탁구장, 미니 아이스하키장과 같은 스포츠 시설들이 들어와 수입을 창출하고 있었다.

 

  관람석이 있던 자리에는 피트니스 시설과 올림픽 박물관이 들어와 있다. 리치먼드 지역주민의 경우 이러한 시설들을 연간 약 250달러의 회원비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Oval을 견학하며 자연스럽게 평창올림픽의 유산활용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남은 시설에서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가 지금의 가장 큰 화두일 것이다. 지역의 사무는 그 지역에서 담당해야 지역 특색에 맞는 행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지자체가 올림픽 시설을 민간에 위탁하여 더욱 전문적인 스포츠 센터로 운영하기도 한다고 한다. 평창올림픽 이후의 강원도 각 자지 단체가 수입창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여 Oval 와 같이 성공적인 올림픽 유산으로 남길 희망해 보았다.

 

 

  3) 구단의 콘텐츠화 _ LA 다저스 스타디움

                               사진5 _ 다저스 스타디움 관람석에서 단체사진                                         사진6 _ 투어가이드와 역사관 탐방     

 

 

   다저스 투어가이드와 함께 스타디움의 역사관, 중계석, 그라운드 등을 견학하였다. 다저스 구단은 구단의 모든 역사를 콘텐츠화 시켜놓고 있었다. 티켓의 역사, 수상기록, 역사적 해설가 등을 다저스 스타디움 역사관에서 기념하여 팬들에게 단순한 야구관람 이상의 스토리를 전해주고 있었다. 그러한 스토리가 있기에 미국 어린이들의 우상이 되고, 누군가에겐 삶의 일부가 되기도 하는 것일 것이다. 또한, 스타디움은 시합을 단순히 보기만 하는 장소가 아닌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소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1층에는 경기 전후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테리아가 마련되어 있었고 2층에는 vip룸이 마련되어 있었다.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도 시설 측면에서는 LA 다저스와 크게 다를 점이 없다고 느꼈다. 오히려 국내 구단 시설이 더 좋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SK 와이번스의 전광판이나 인천유나이티드의 VIP룸, 경기 관람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반 지하 카페테리아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콘텐츠에서만큼은 국내 구단에서 더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물론 구단에서 노력을 하고 있겠지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구단의 역사, 역사적 사건 등이 잘 전달이 되고 있지 않음을 느낀다.

 

  이번 다저스 스타디움 방문을 통해 다저스의 구단의 콘텐츠화를 위한 노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경기장이 단순한 경기를 위한 장소가 아닌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는 여가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꼈다.

 

3. 연수소감
  이번 연수과정에서 좋았던 점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다양성
  생활 스포츠, 엘리트 스포츠, 대학 스포츠 모두를 균형 있게 견학할 수 있었다. 우리 연수생 모두는 각자 관심 있는 진로 분야가 조금씩 달랐다. 엘리트 스포츠와 관련된 진로를 희망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생활 스포츠에 더욱 관심이 많은 사람도 있었다. 어떤 한 분야에 편향되지 않게끔 프로그램이 짜였던 점이 연수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었다.

 

둘째, 전문성
  주요 탐방 시설을 담당 매니저들과 함께하였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질문을 통해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또한, 인솔자로 함께 간 공단 관계자분들의 추가적인 질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현업을 바탕으로 나오는 질문이기에 연수생들에게 놓친 질문들을 해주어 큰 도움이 되었다.

 

마치며...
  나를 포함해 연수생 7명 모두는 스포츠 업계로 사회진출을 희망하는 예비사회인이었다. 우리는 선진스포츠 환경을 보고 부러움을 느낌과 동시에 한국 스포츠 환경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아쉬움이 가장 큰 소득이었지 않나 싶다. 언젠가 한국스포츠 환경도 변화할 수 있다는 큰 꿈, 그리고 그것이 우리 연수생들이 도전해야 할 일임을 마음속에 담아왔기 때문이다. 이제 챌린저 코스의 수료생들은 이름 그대로 모두 도전자이다. 한국 스포츠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모든 수료생의 도전을 응원한다. 끝으로 예비사회인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개발원 체육인재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