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권순찬
E-sport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에는 3명의 명중계진이 있었다. 전용준 캐스터와 김태형, 엄재경 해설위원이 그들인데 이들의 중계는 많은 이들이 스타리그를 시청하도록 만들었고 결국 지금과 같은 E-sport를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iTV에서 게임캐스터를 했던 전용준 캐스터와 스타크래프트 게이머 출신인 김태형 위원은 모두 게임 전문가였으나 이들과 다르게 엄재경 위원은 중어중문학과를 전공한 만화 작가 출신이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워낙 좋아했기에 우연히 알고 지내던 방송사 PD를 통해 해설을 맡게 되었고 만화 작가 출신의 능력을 살려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스타리그의 인기를 이끌었다. 게임 팬이었던 그가 성공적인 중계를 해낸 것이다.
지난해 NBA 파이널 중계 장면. 사진출처 = 스포티비 중계화면.
현재 대부분의 스포츠 중계는 선수 출신이나 지도자 출신 등의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그나마 비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이 많은 축구의 경우에도 해설위원 대부분이 선수 출신들이 해설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추세도 선수 출신의 해설위원들을 모집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반드시 선수 출신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엄재경 해설위원의 예처럼 스포츠 중계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 과거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는 MBC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멤버들이 핸드볼, 체조 등의 중계를 맡아 화제를 모은 바 있고 지난해 NBA 파이널 중계에는 하하, 박진영 등 농구를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함께 중계를 하여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특히 박진영의 경우에는 철저한 준비와 평소에 쌓아둔 농구 지식을 바탕으로 해설을 하여 팬들에게 "모르고 들으면 연예인이 아니라 농구인으로 착각할 정도로 예상 밖의 뛰어난 해설을 펼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호평 속에 박진영은 6차전에 이어 7차전까지 2경기 연속 객원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베이징 올림픽 중계에 나선 ‘무한도전’. 사진출처 = MBC 무한도전
물론 스포츠 팬들로만 스포츠 중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중계를 함에 있어서 그 종목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수인데, 이는 선수 출신이 아닌 일반 팬들이 갖추기에는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중계와 지난해 NBA 파이널 중계와 같이 전문가 해설위원 한 명과 팬과 같은 객원 해설위원 한 명을 동시에 중계에 투입한다면 중계를 보는 재미가 더 늘어날 것이다. 프로야구 정도를 제외하고는 시청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스포츠에 있어 이러한 중계 방식은 더 많은 팬들에게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식으로 한 번쯤 생각해볼만 한 방법이다.
스포츠 팬으로 활동하다가 방송사의 해설위원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같이 1인 미디어가 발달된 상황에서는 1인 미디어를 잘 활용한다면 방송사의 눈에 띌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 TV 등에서 1인 방송으로 축구 중계를 하다가 K3리그 중계, MBC ESPN 드림잡 등을 통해 전문 해설위원이 된 이주헌 MBC 축구 해설위원은 “최근의 추세가 선수 출신 해설위원들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아프리카 TV나 팟캐스트 등의 뉴미디어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쉽지는 않지만 컨셉을 잘 잡아 조금씩 팬들을 모아가다 보면 방송사 등에서 연락이 와서 진짜 해설위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스포츠 팬들의 중계에 대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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