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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수업비평으로 알아본 뉴스포츠 수업의 한계

 

 

 

글/ 고문수(경희대학교 연구교수)

 

 

          최근 좋은 체육수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학교체육이 변화해야 할 지향점과 교육적 변화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발점이라 생각한다. 학생들은 학교체육에서 다양한 움직임과 창의적인 학습환경과 장비가 사용된 체육수업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고문수, 2008; 고문수, 2012).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창의적인 학습환경이나 교구가 사용된 체육수업을 살펴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현장교사들의 관심이 부족한 결과라 판단된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면 하나의 교구가 자원순환성의 활용을 통해 창의적인 교구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유연성 운동을 위해 사용되는 후프가 디스크골프나 사커골프에서 목표물(타깃)로 이용될 수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체육교구가 학생들의 참여를 지속할 수 있는 창의적인 교구로 변모할 수 있다.


학교 체육수업은 교사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 마틴은 관심갖기, 변화하기, 전달하기의 철학을 통해 관심의 중요성을 피력하였다(김명신 역, 2006). 여기서 관심갖기는 교사가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관련하여 끊임없는 탐구를 수행하고, 그 부분에 대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을 의미한다. 변화하기는 관심갖기를 통해 자신이 지속적으로 그 부분에 몰입하는 가운데 변화하는 삶을 만들어 가면서 자신의 삶에 변화를 체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전달하기는 관심갖기와 변화하기를 통해서 경험한 가치들을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희망하고,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의 변화처럼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공유하는 삶의 철학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체육교육에서도 교사의 관심은 학생들의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현장의 교사들은 뉴스포츠가 교육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하여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어떠한 측면을 고려하여 받아들이고, 수업을 진행할 때, 어떠한 방향으로 운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에 본 글에서는 뉴스포츠의 수업비평을 통해 뉴스포츠를 운영하는 교사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수업을 운영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의 흔적을 남기게 되었다.

 

 

 

 

뉴스포츠 수업비평

 

수업비평은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구성하는 수업 현상을 연구자가 하나의 분석 텍스트로 정하여 수업활동의 과학성과 예술성, 참여자의 의도, 교과와 사회적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수업활동을 기술․분석․해석․평가하는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글쓰기의 시작이다.(이혁규(2008). 수업, 비평이 눈으로 읽다. p. 16)

 

수업비평에서는 수업현상이 ‘교사와 학생들에 의해서 공동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중시한다. 이러한 비평은 ‘교사 중심으로 수업을 관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부의 비판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수업비평은 좁은 의미의 교사의 수업 기술과 관련된 관찰만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수업비평은 교사와 학생들이 배움을 매개로 어떻게 만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교실뿐만 아니라, 운동장 수업도 교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학생이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 둘의 상호작용과 교섭의 과정을 통해서 나타나는 산물임을 기억해야 한다(이혁규, 2008).


본 글에서는 뉴스포츠 수업의 교육적 가능성으로 자주 등장하는 ‘흥미와 만족’, ‘몰입’, ‘참신’, ‘파급성’ 등의 내용을 2007년 개정 체육과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 방법, 평가의 항목 중 ‘목표’와 ‘내용’을 근거로 하여 뉴스포츠의 교육적 가능성이 지니고 있는 한계를 비평하여 초등 현장에서 뉴스포츠 수업의 방향을 안내하고자 한다. 

 

 

1. 흥미와 만족 본위로 체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

체육교과에서는 교육목표를 심동적․인지적․정의적 측면으로 나누어 구분하고, 이것들이 총체적으로 이루어내려는 바람직한 교육적 인간상을 전인으로 개념화하였다. 전인(全人)은 심동적․인지적․정의적 영역이 조화롭고 균형 있게 발달되어 있는 사람이고, 체육은 이러한 제 측면들을 계발하고 함양시켜 주는 교과목이다. 또한,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마다 정의적 측면의 내용을 포함시켰다(교육과학기술부, 2008). 뉴스포츠 수업의 효과인 ‘흥미와 만족’은 정서적인 측면의 교육목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체육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는 일차적 경험과 이차적 경험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전인을 양성하기 위한 체제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 여기서 일차적 경험은 주관적 경험의 상태를 의미한다. 수업의 맥락에서 일어나는 경험은 일차적 경험을 통하고, 의도적인 교육적 방향에 따라 재구성 및 재조직화 된 이차적 경험까지를 포함하는 경험이 전인양성에 필요한 경험이다(엄태동 편역, 2001; 이규일․류태호, 2010).


뉴스포츠의 경험과 관련하여 탐색을 해보면 일차적인 경험으로 한정하는 경향성이 매우 높다. 뉴스포츠 수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교사들은 현실적인 고민으로 남녀 혼성수업이 문제나 학생들의 참여 문제 등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김낭규, 2009; 이규일․류태호, 2010). 이처럼 뉴스포츠 수업은 근대스포츠의 한계로 지적되었던 게임의 적극적 참여와 수업에 대한 참여로 얻을 수 있는 흥미와 즐거움 등에 주목을 하고 있다. 이는 경험의 일차원적인 특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면서 체육교육의 통합적 목적을 달성하는데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2. 주관적 체험이 수업내용의 객관성을 보장하는가?

학생들은 뉴스포츠 수업을 통해 다양한 체험을 한다. 뉴스포츠는 학생들로 하여금 ‘만족감’, ‘참신성’, ‘몰입의 즐거움’, ‘학교에서 가정으로의 파급성’ 등의 교육적 효과를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뉴스포츠를 통한 학생들의 경험은 객관적인 이해를 제공하기보다는 주관적인 체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주관적 체험의 내용들을 객관화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형성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주관적 체험은 일반화의 특성을 반영하는 부분에서는 제약의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양한 뉴스포츠 관련 연구를 통해 연구자들이 합의할 수 있는 합일점을 찾아나간다면 뉴스포츠는 교과내용 영역으로 구성될 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활동할 수 있는 수업의 내용으로 조직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뉴스포츠를 통해 경험하는 내용은 대부분 정서적인 측면의 고양과 관련이 깊다. ‘만족감’, ‘참신성’, ‘몰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는 위에서 제시된 ‘흥미와 만족’이 체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의 내용에서도 이미 제시된 바 있다. 뉴스포츠가 체육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적 통합성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심동적인 측면과 인지적인 측면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뉴스포츠가 학생들에게 즐거움이나 만족감 등의 정서적인 측면의 결과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면 통합성의 지향은 요원(遙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뉴스포츠의 주관적 체험을 다른 체육의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객관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체육과의 수업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목적의 통합성을 지향할 수 있어야 하고, 체육과의 내용 영역에서 뉴스포츠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저변을 확충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3. 학습자 중심의 활동에서 교사는 무엇을 하는가?

뉴스포츠 수업에서 교사는 주로 수업을 안내하고, 학생들이 체험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피드백이나 모니터링보다는 학생들의 주관적인 체험을 내용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결과는 수업내용의 깊이와 이해보다는 단순히 유희적인 측면에서 즐거움과 만족감을 제공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한계를 지닐 가능성이 높다. 이에 뉴스포츠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는 뉴스포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학생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와 관련된 부분을 깊이 있게 고민하고, 학생들의 활동에 피드백과 모니터링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습자 중심의 활동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제참여시간을 제공하고, 학생들의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 수업활동에 대한 모니터링, 학생들이 경험하는 뉴스포츠활동의 문제정렬 그리고 효율적인 수업조직을 통해 뉴스포츠 활동이 학습자의 활동과 함께 교사의 전문성이 내재된 수업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문수, 2012).


만약, 교사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재미있는 게임을 경험시킨다는 논리를 갖고 교육적 경험의 방향이나 일차적 경험을 이차적 경험으로 재구성하는데 기여하는 교사의 교육적 개입이 마련되지 못할 것이다(이규일․류태호, 2010). 이는 교육적인 측면에서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체육활동을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활동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일차적인 경험이 이차적인 경험으로 제공될 수 있는 단서를 갖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교육적 단서가 제공된다면, 개인의 주관적 경험이 창의적인 문제해결과 탐색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주어진 활동을 재구성하고, 일반화하여 다른 학생들과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의 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 교사는 뉴스포츠 수업에서 놀이적 흥미와 학생의 주관적 체험을 객관화하기 위해 구체적인 교육방법과 통합적 수업을 마련해야 한다.

 

 


참고문헌

고문수(2008). 초등 학교 체육수업의 가치 실천을 위한 방향 탐색.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15(4), 127-143.
고문수(2011). 학생들의 행복한 수업을 위한 교구의 활용. 2011년도 한국초등체육학회 동계 학술대회 자료집, 83-116.
고문수(2012). 초등체육수업론. 파주: 교육과학사.
김낭규(2009). 뉴스포츠의 혼성 체육수업 적용 가능성 탐색: 학생체험을 중심으로.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16(3), 17-34.
김명신 역(2006). 관심: 삶을 재발견하는 삶의 법칙. 북스캔.
엄태동 편역(2001). 존 듀이의 경험과 교육. 서울: 원미사.
이규일․류태호(2010). 체육 교과 교육의 논리로 바라본 뉴스포츠 수업의 교육적 한계 및 실천 방안 탐색. 한국스포츠교육학회지, 17(4), 83-100.
이혁규(2008). 수업, 비평의 눈으로 읽다. 서울: 우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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