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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과거의 올림픽 기록을 입체적인 편집방식으로 보여준 뉴욕타임스

 

 

 

글/김학수(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 연구소장)

 

 

      세계적인 신문인 뉴욕타임스 스포츠 기사를 보면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신문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전형적인 차이는 대부분 철저히 스토리 중심으로 기사를 쓴다는 것이다. 경기와 인물 위주로 기사를 쓰는 국내 언론과는 많이 다르다.

 

 


필자가 이번 런던 올림픽을 다루는 뉴욕 타임스의 인터넷판 지면에서 요즘 빼지 않고 보는 것이 있다. ‘올 더 메달리스트(전체 메달리스트)’라는 제목으로 특정 종목 올림픽의 기록을 과거와 현재까지 세밀히 분석하는 기사이다.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116년의 올림픽기록을 다양한 그래픽과 해설자의 심층해설, 설명 기사 등 입체적인 편집으로 엮었다. 대상은 기록종목인 육상, 수영이었다. 현재의 세기적인 기록과 아직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들이 포함돼 있다.


6일 새벽 벌어진 남자육상 1백m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우샤인 볼트가 9.63초라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하자 ‘One Race, Every Medalist Ever(한 번의 경기, 역대 모든 메달리스트)’ 라는 제목으로 심층 기획기사를 실었다. 뉴욕타임스는 ‘볼트가 역대 모든 올림픽 메달리스트보다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라는 질문을 제시하며 1896년 이후 역대 1백m 우승자 기록을 그래픽에다 커리커처를 삽입한 도표와 함께 주요 선수의 사진등으로 자세하게 비교했다. 도표는 역대 올림픽 1~3위들이 볼트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 지를 나타내보였다. 이에 따르면 볼트는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우승자 토마스 버크보다 20m 정도 앞섰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육상 3관왕으로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과시하려했던 나치 히틀러의 코를 납작하게 한 제시 오웬스보다 8m 정도 먼저 앞서서 나갔다. 또 인류 사상 최초로 9.95를 기록, ‘마의 10초벽’을 깨뜨린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우승자 짐 하인즈는 5m 안팎으로 거리를 벌렸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2위를 했으나 캐나다의 벤 존슨이 약물복용사실이 적발돼 금메달이 박탈돼 1위를 차지한 칼 루이스는 3m 안팎으로 차이를 냈다. 1백년 이상의 올림픽 남자 육상 1백m 기록의 역사를 볼트를 기준으로 한 눈에 쉽게 비교할 수 있게한 것이었다.


육상 멀리뛰기 기록편집도 재미있다. ‘Bob Beamon's Long Olympic Shadow(밥 비몬의 오래된 올림픽 환영)’이라는 제목을 걸고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우승자 미국의 밥 비몬이 런던 올림픽 우승자 영국의 그렉 러더포드를 2피트차로 누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입체 그래픽은 44년간 밥 비몬의 아직 깨지지 않은 멀리뛰기 기록을 기준으로 역대 우승자와 비교했다. NBA 모형 농구코트 그래픽에 밥 비몬을 가장 정점에 세워놓고 역대 우승자가 그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 부분 세계최고기록(8m89)을 갖고 있는 밥 비몬의 기록은 아직도 난공불락인데  러더포드의 기록(8m31)은 물론 1904년 세인트루이스, 1906년 아테네 올림픽 우승자인 미국의 마이어 프린스타인, 1960년 로마 올림픽 우승자 랄프 보스턴, 1984년 LA, 1988년 서울,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등 4회 연속 우승자 칼 루이스 등과도 비교했다.


또 수영에선 가장 빠른 물개들의 경쟁장인 남자 1백m 자유형 기록을 다루었다. 'Racing Against History(역사에 맞서는 레이싱)‘이라는 제목기사로 ’런던올림픽 우승자 미국의 네이슨 아드리안의 기록이 역대 모든 메달리스트와 비교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역대 올림픽 우승자들이 수영하는 그래픽을 입체적인 도표로 꾸몄다. 역대 올림픽 우승자가 모두 겨뤘을 때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자 프랑스의 알랜 베르나드가 가장 앞서고 런던 올림픽 우승자 네이슨 아드리안이 뒤를 이을 것이란 설명을 달았다. 아드리안은 런던올림픽에서 47초52를 기록, 베르나드의 세계최고기록(47초50)을  깨지지 못했다. 베르나드의 최고기록은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이 종목 2연패를 차지한 러시아의 알렉산더 포포프보다 3~4m 정도 차이가 났으며, 1972년 뮌헨올림픽 7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마크 스피츠도 10m 정도 앞섰다. 영화 ‘타잔’의 주인공으로 유명했던 1924년 파리, 1928년 암스테르담서 올림픽 2연패를 차지했던 자니 와이즈뮬러를 20m나 벌렸다. 차가운 바닷물에서 벌어진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 종목 첫 금메달을 획득한 헝가리의 알프레드 하요스보다는 무려 40m나 앞섰다.


이 기사물들을 보면서 뉴욕타임스의 올림픽 기록 자료 관리에 새삼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여러 데이터들의 도움과 협조가 있었겠지만 역대 올림픽 기록을 한 눈에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 편집 기획 노력은 우리 언론이 본받을만하다고 생각된다.


근대 올림픽이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슬로건 아래 육체적인 힘과 기술을 겨루는 경쟁에 중점을 두면서 기록은 아주 중요하게 처리되고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을 뉴욕타임스의 올림픽 기록 기획기사는 교훈으로 던져주었다. 앞으로 국내 언론들은 인터넷 동영상, 오디오 시스템, 스마트폰으로까지 이어지는 뉴미디어 흐름에 맞춰 한국 선수들을 비롯한 각국 선수들의 다양한 올림픽 기록을 3D 방식 등 입체적인 편집으로 다루어 독자들에게 더욱 많은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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