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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한국 스포츠 계의 “맹모삼천지교” 과연 옳은가?



                                                                글 / 손베로니카 (미시건 주립대 박사과정)


“맹모삼천지교”는 맹자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3번의 이사를 했다는 유명한 고사성어로서, 흔히 훌륭한 위인들을 배출한 자녀 교육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가진 부모님들에 비유된다. 맹모삼천지교에 관한 일화는, 아래와 같다.

맹자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손에서 살았는데 어린 맹자는 무덤을 파는 인부들의 흉내만 내며 놀았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집을 옮겼는데 그곳은 장터
근방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장사꾼의 흉내만 내는 게 아닌가. 맹자의 어머니는 곰곰 생각한 끝에 글방 옆으로 이사하였다. 과연 글방에서 조상을 섬기는 걸 흉내내며 노는 자식을 보고
맹자의 어머니는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맹자는 훗날 공자에 버금할만한 현철이 되었다
.

아이들이 한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맹자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에게 했던 것처럼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당연한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적합한”이라는 단어는 과연 어떤한 기준에서 결정되어 지는 것일까? 만약, 맹자가 뛰어난 농사의 기술을 타고 난 사람이 었다면, 혹은 천부적인 상인의 자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었다면, 서당 근처로 이사를 간 맹자의 어머니는 과연 자식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었을까? 어쩌면, 맹자에게 어린시절 무덤파는 인부의 삶, 장터 근방의 장사치들의 삶에 대한 경험들이 밑바탕이 되어 훗날 유명한 유학자로 명성을 떨칠 수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였을까? 혹은, 맹자의 어머니가 3번이라는 이사를 하므로서 맹자에게 자신이 가장 관심있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글 공부라고 깨달을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렇다면, 맹모삼천지교를 현 우리나라 체육 현실에 빗대어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축구에 재능을 발견해 운동 선수가 되겠다고 결정되어 지는 순간, 그 아이의 모든 환경은 “축구”가 되어 버립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공부는 못해도아니 안해도 좋으니 그저 “축구”만 잘하면 넌 성공하는 삶이라는 세뇌 교육을 하게 되고, 그 아이 역시 축구가 인생의 전부라고 믿으며 살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런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훌륭한 축구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어느 날, 혹은 20살을 갓 넘은 어느 날  갑자기, 부상을 당하거나, 자신이 기대와는 달리 축구천재가 아닌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이 지나지 않아, 더이상 축구 선수로서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되어 진다면, 과연 이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 아이에게는 오직 축구만이 인생의 전부였고, 축구 이외 것은 배워 본 적도 경험해 본 적도 없어, 그저 자신의 남은 인생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 지 모르게 된다면, 과연 이는 누구의 책임일 까요? 그저 축구만 좋아하고 축구만 배워 온 이 아이 자신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걸까요?

미안하지만, 전 오직 축구 이외에 다른 기술 (음악, 사회성, 윤리의식, 공부, 미술, 혹은 글짓기)을 배울 기회를 박탈한 그 아이의 부모에게 가장 큰 책임을 돌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역시 부모가 아닐 까요?

부모는 아이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적합한”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학에 진학 시, 운동선수 장학을 받기 위해서는 중상급 수준의 학업 성적이 필요로 하며, 이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수여하기 위해서 적어도 평균 학점을 3.0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코치들 역시 학업 성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업과 운동을 모두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도 여러 가지 지원(학업 과외 프로그램 등)을 합니다. 이런 제도적인 뒷바침 덕분에, 운동 선수하면 떠오르는 “단무지”라는 편견은 사라진지 오래고, 오히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성공적인 인재”로 보여 집니다.

실제로 성공한 사업가의 70%이상이 고등학교 시절 학교 대표팀 운동 선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아직도 운동 선수는 운동만 잘하면 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며 선수들이 운동이 외에 다른 분야를 배울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바침 혹은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물론 이러한 조기 스포츠 집중 교육을 통해 한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하는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과연 훌륭하고 성숙한 스포츠인을 양성하는데 성공하였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저를 비롯한 스포츠 관련 연구자와 지도자들 역시 이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한국의 실정을 고려했을 때,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으로 성숙한 스포츠인을 키우기 위해서는 바로 선수들 부모님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부모님을 교육하는 것이 우리 스포츠 과학을 공부하는 학자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에,  최근 미국테니스 학회에서 진행된 성공한 테니스 선수와 그 부모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공한 테니스 선수를 양성하기 위한 올바른 부모님의 역할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Gould, Lauer, Rolo, Jannes, & Pennisi, 2006).

1. 부모님은 테니스 선수로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이다.

2. 가장 효과적인 부모님의 태도

• 절대 “승리”를 강조하지 마라.
• 열심히 노력하고 기술 습득의 중요성을 강조해라 “mastery orientated climate”
• 스포츠맨쉽 “Sportpersonship”을 강조해라.
• 내적 동기 “intrinsic motivation”을 강조해라.
• 테니스 이외의 취미활동을 가지게 해라.
• 하루에 일정시간은 테니스와 관련된 대화를 하지 않는다.
• 코치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라. 코치에 대한 험담을 아이들 앞에서 삼가한다.
• 경기 중 아이의 실수에 대해 다그치지 말고, 경기 후, 돌아오는 길에 아이의 기술적인 실수에 대해 열거하지 마라. 그리고 아이가 잘한 부분을 먼저 평가하고 칭찬해준다.

3. Optimal Push (적절한 강요)

• 명확한 기준: 아이들이 연습에 늦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부모님은 아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권유해야 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스트레스르 주는 수준은 아니여야 한다. “Parents pushed or motivated them in certain ways when they needed it (e.g., made them get up in the morning and go to practice when they were being lazy), but did not push or PRESSURE them.”

실제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36%의 선수들이 부모님의 태도가 테니스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 ‘hurting their tennis development’를 준다고 답했지만, 60%의 부모님들은 자신들이 아이들의 운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식이 잘못되길 바라질 않습니다. 하지만 항상 부모의 결정이 아이들에게 약이 되는 것만은 아닐 것있입니다. 혹은, 때론 독이 될때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과연 당신은 진실로 아이들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모인가요? 아님 아이들의 발전에 해를 끼치는 부모인가요?


참고문헌

Gould, D., Lauer, L., Rolo, C., & Pennisi, N. (2005). Understanding the role parents play in tennis success: A national survey of junior tennis coaches.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40, p. 63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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