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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이대은은 왜 비난받아야하는가

이대은은 왜 비난받아야하는가

 

글/ 조해성(국민대학교 사법학)

 

   지난 11일 2019 KBO 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이하 ‘2차 드래프트’) 접수가 마감됐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KT위즈파크에서 해외파 트라이아웃이 진행됐다. 다음달 11일에 신인지명 회의가 열린다. 이번 2차 드래프트는 이대은(31· 경찰청), 이학주(), 하재훈() 등 유독 해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거나 유망하다고 정평이 난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대은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지난 5일에는 이대은이 규정을 변경하는 특혜를 받으며 경찰청에 입대 했는데, 적은 계약금과 미국 무대 재도전 의지 때문에 2차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야구팬들은 이대은을 ‘쓰레기’에 비유하기도 하고 간사하다며 인신공격적인 댓글을 남겼다. 이대은은 2007년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미국 메이저리그의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여 미국으로 날아가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비록 빅리그 무대에 서지는 못했지만 마이너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부터는 일본프로야구의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2015년에는 9승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2015 프리미어12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이후 부진을 거듭하며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방출이 되고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2016년 9월 경 경찰청 입대를 추진했다. 그러나 KBO의 해외진출 후 국내 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선수는 경찰청, 상무에 입단하더라도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규정상의 이유로 이대은은 경찰청에 입대를 하더라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처지였다.

 

   이 규정에 대해 가장 불만을 표시한 것은 이대은 본인이나 그의 대리인 측도 아니었다. 바로 야구팬들이었다. 야구팬들은 이대은이 국가대표로 2015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바람에 2016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 하지 못했고 부진을 이유로 팀에서 방출까지 당한 선수에게 비상식적인 규정이라며 반발했다. 사실 국가를 대표하여 자신의 시준 준비도 버리고 국위 선양한 선수에게 주어진 특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특혜는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의 희생에 대한 특혜였고 모든 사람들이 그의 희생을 인정하고 이 특혜를 이대은 이기에 인정해줬다.

 

   이대은은 한국나이로 30살이다. 대한민국 일반 남성들의 기준에서는 직장에 취업을 하거나 차차 적응해 나아가는 시점이다. 그러나 운동선수의 기준으로는 선수로 활약할 시간이 짧게는 5년 또는 그 이하, 길어야 10여년으로 볼 수 있다. 이대은 입장에서는 한 해 한 해 받는 연봉이 고민이 될 수 있는 지점이다. 취직한지 10년차 과장, 차장이 하루아침에 신입사원과 같은 연봉을 받게 생겼는데 당연히 고민을 할 수 있는 부분 아닌가.

 

(2015 프리미어12에 출전하여 투구하고 있는 이대은/ 출처 : )

   결국 지난 9일 이대은은 2차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이대은은 신청기한이 5일이나 남은 시점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특혜만 누리고 돈 욕심으로 해외에 진출하려고 했던 치졸하고 간사한 선수가 돼버렸다. 또 다른 해외 유턴파로 이번 2차 드래프트에 지원한 이학주도 이대은보다 늦게 지원을 했다. KBO는 “내부자료라 5일까지 몇 명이 신청을 하고 최종 접수를 몇 명이 했는지 밝힐 수 없다”하여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마감일에 신청이 제일 많았을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것에 대해 신청을 하라고 한다면 미리 준비를 해서 신청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선착순으로 인원제한을 두는 경우가 아니라면 마감일에 신청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주변의 지인들이 공모전에 응모하거나, 대외활동을 신청할 때 제출 마감시한까지 미뤄뒀다가 응모하고 신청하는 것들을 보면, 2차 드래프트 신청 또한 마감일에 제일 많은 인원이 신청했을 것이라고 유추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대은의 현재 신분은 야구선수이기 이전에 서울지방경찰청 소속의 의무경찰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다.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인터뷰나 tv출연 등을 할 수 없는 의경이 언론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참가신청 마감 이틀 전이나 여유롭게 신청을 했는데 5일 전에도 안했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억측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이대은의 기사에는 온갖 악플이 달렸다. 이대은이 2차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되면서 그가 비난 받아야할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