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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아름답게 지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글 / 김도현

 

 

<SBS 스포츠뉴스 방송 캡쳐>

 

 

  2016 호주오픈에서 잭 삭이 레이튼 휴잇의 서브가 아웃 판정을 받자 휴잇에게 한마디를 건네었다. “That was in if you want to challenge it (그것은 in이었다, 재심을 요청해라)” 다소 당황한 휴잇은 재심을 요청하고 비디오 판독 결과, ‘In’으로 판명되었다. 자신이 실점할 것을 알면서도 정직한 마음으로 재심 요청을 권한 잭 삭의 행동은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훌륭한 사례이다. 잭 삭은 비록 경기에서 패배하였지만 승패를 떠난 정의롭고 공정한 태도에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스포츠에서 갈채는 승자에게만 쏟아지는 것이 아니다. 아름답게 지는 법 역시 스포츠의 중요한 가치이다.

 

 


<네이버 블로그 동영상 캡쳐>

 

 

  2000-2001 UEFA 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 발렌시아가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두 팀은 12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하였다. 결과는 뮌헨의 승리였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 대부분이 기뻐하고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을 때 골키퍼 올리버 칸은 누군가를 향하였다. 그가 향한 곳은 발렌시아의 수문장 카니자레즈 였다. 승부차기에서 그 누구보다 어깨가 무거운 키퍼의 심정을 잘 알고 있는 올리버 칸은 카니자레즈가 자신 때문에 팀이 졌다는 자괴감에 울고 있을 때 그에게 다가가 “넌 최선을 다했어, 네가 최고였어”라고 말했다. 승리의 기쁨을 억누르고 패자에게 손을 내밀어 격려해준 올리버 칸은 그해 FIFA 페어플레이 상을 수여받았다. 패자를 위한 그의 진심어리고 따뜻한 위로는 모든 스포츠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노컷뉴스 기사>

 

 

  2008 베이징 올림픽 81kg 유도 결승전에서 독일의 올레 비쇼프와 대한민국의 김재범이 만났다. 그 당시에는 김재범이 졌고 비쇼프가 이겼다. 그리고 4년 뒤 2012 런던 올림픽 81kg 유도 결승전에서 비쇼프와 김재범은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김재범이 비쇼프를 이겼다. 경기가 끝난 후 비쇼프는 비록 패배하였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감격에 차서 잔뜩 상기되어있는 김재범을 진심을 다하여 진하게 안아주었다. 패배를 깔끔히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해준 비쇼프의 모습에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두 선수는 아름다운 승부를 보여주며 스포츠의 명예를 드높였다. 두 선수가 시상식에 올라가서 서로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그 순간, 메달의 색깔은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스포츠가 아니다’는 말처럼 스포츠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승패 이외에도 화합, 배려와 같은 수많은 가치가 있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스포츠는 경쟁성을 특징으로 가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서도 스포츠맨십이 작용을 한다. 이기려고 노력하는 경쟁적인 요소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지켜야 할 규칙과 윤리를 잊지 않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적절하게 조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덴마크의 요트선수 폴 엘브스트롬이 말한 “상대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없는 자는 참다운 승리자가 아니다“는 것에서 단순히 승리만을 위한 스포츠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스포츠맨십은 비단 선수들에게만 강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 내·외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주체인 심판과 관중들에게도 스포츠맨십이 필요하다. 경기에서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심판이 편파판정을 한다면 그것은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 피나는 노력의 가치를 훼손시키며, 스포츠 전반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 물론 심판은 사람인지라 오심판정을 내릴 수는 있다. 하지만 단순한 오심이 아니라 편파적으로 판정을 한다면 그 심판은 심판으로서의 자격이 없고, 스포츠계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심판은 항상 정직하고 공정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또한 관중들도 스포츠맨십을 지킬 필요가 있다. 경기장에 오물을 투척하는 일이나 관중이 직접 경기장에 난입하는 일. 또는 선수들을 인종차별 하는 일 등은 근절되어야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해주며 정직하게 플레이하고 경기결과에 승복하는 선수와 자신의 본분을 다하는 공정한 심판, 정당한 승리에 박수쳐주며 환호해주는 관중이 모여 조화를 이룬다면 가장 바람직한 스포츠의 모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