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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고속 성장 궤도에 오른 e스포츠

 

 

고속 성장 궤도에 오른 e스포츠

조승오 기자

 

 

2015년 세계 시장 규모 7236억 원. 2019년 예상 세계 시장 규모 1조 2500억 원. 연평균 성장률 13%. 한국 내 직접적 산업 규모 818억 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5년 발간한 ‘e스포츠 실태조사 및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밝힌 e스포츠 산업 규모이다.

 

e스포츠는 일렉트로닉 스포츠(electronic sports)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대한민국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e스포츠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게임물에 따른 게임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실제 세계와 유사하게 구현된 가상 환경에서 정신적, 신체적인 능력을 활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여가활동, 그리고 대회 또는 리그에서의 현장 참여 혹은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중계의 관전을 포함하며, 이와 관계되는 커뮤니티 활동 등 사이버 문화 전반이 e스포츠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e스포츠는 스포츠인가? e스포츠를 스포츠의 범주에 포함해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논쟁이 있어 왔다. 스포츠의 특징을 규정하고 이를 통해 스포츠 정의를 명확히 하려는 체육학회의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치된 견해, 보편적으로 인정받는 스포츠의 정의는 아직까지 합의되지 않았다. 오히려 21세기에 들어와서 체스와 바둑이 스포츠로 인정되면서 스포츠의 기준은 더욱 애매해졌다. 스포츠의 특징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부분은 ‘신체활동성’인데 바둑이나 체스는 신체활동성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바둑협회의 대한체육회 가입이 승인됐고, IOC가 체스를 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인정했다. 이러한 추세는 e스포츠 또한 스포츠의 범주에 포함되고, 공식적인 스포츠로 인정받게 될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e스포츠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외국에서는 e스포츠의 기원을 1990년대 중반에 개최된 게임쇼에서 찾는다. 당시 이벤트성으로 열렸던 대회가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둠’이나 ‘퀘이크’ 같은 FPS 게임이 종목으로 선택됐다. 대회가 e스포츠로서의 체계를 갖춘 것은 1997년에 열린 ‘레드 애니힐레이션 퀘이크 토너먼트’부터라고 한다.

 

 

 

→ 1997년에 열린 레드 애니힐레이션 퀘이크 토너먼트에서 우승하고 최초의 프로게이머로 기네스북에 기록된 Dennis Fong / 출처 : 위키피디아

 

우리나라는 ‘스타크래프트’가 전국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e스포츠가 생활 속에서 자리 잡았다. e스포츠 열기가 확산되면서 PC방 숫자가 빠르게 증가했고 PC방에서 e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PC방 중심의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중계하는 케이블 방송이 시작되면서 공식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이는 프로 게임 리그의 출범으로까지 이어졌다. 프로게임단 창단과 팀 리그가 더해지면서 e스포츠의 규모는 확대됐다. 임요환, 이윤열과 같은 유명한 프로게이머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한국만의 독특한 e스포츠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된 스타크래프트 리그 결승전에는 10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모여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 2004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에 10만 관중이 모인 부산 광안리 / 출처 : 연합뉴스

 

 

높은 인기와 성장가능성에 힘입어 e스포츠에서도 대기업이 직접 구단을 운영하고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스타크래프트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목이 추가됐는데 대한민국의 모든 e스포츠는 현재 ‘한국 e스포츠 협회(KeSPA)’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한국 e스포츠 협회는 대한민국의 e스포츠를 관리하고 육성하기 위해 1999년 7월 1일 발족되었다. 초기에는 ‘한국프로게임협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으며, 2003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협회의 주요 업무는 프로게이머의 등록과 관리, 공인 종목의 선정, 인프라 구축, 국가대표 선수단의 조직과 파견, 게임방송 콘텐츠 사업이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e스포츠 섹션을 별도로 운영하고 관련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5월 25일, ESPN에서는 한국의 LOL 프로게이머 이상혁을 르브론 제임스, 타이거 우즈와 같은 유명 스포츠 스타들과 비교하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기사는 이상혁이 e스포츠 종목 중 하나인 ‘LoL’에 루키로 등장한지 3년 만에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상혁은 3년 동안 237승 84패, 74%의 높은 승률을 자랑하며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와 비교된 스포츠 스타로는 미국 프로농구(NBA)의 르브론 제임스, 골프(PGA)의 타이거 우즈, 아이스하키(NHL)의 시드니 크로스비, 야구(MLB)의 마이크 트라웃, 미식 축구(NFL)의 아론 로져스, 축구(La Liga)의 리오넬 메시였다. 이들은 각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의 선수들로 기사를 통해 e스포츠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프로게이머 이상혁과 다른 스포츠 스타들을 비교한 ESPN e스포츠의 기사 / 출처 : ESPN e스포츠

 

 

최근에는 기존 스포츠구단들이 e스포츠에 투자에 나섰다. 올해 6월, 해외 게임 웹진인 e스포츠 뉴스 UK에 따르면 세계적인 프로축구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e스포츠 종목 중 ‘오버워치’ 팀 인수에 참여했다고 한다. 올해 5월 20일에는 독일 프로축구팀인 VfL 볼프스부르크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e스포츠 종목 중 ‘피파’ 프로게이머 'Salz0r'와 'Dani'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VfL 볼프스부르크의 매니저 클라우스 알로프스는 “e스포츠는 전통 스포츠와 많은 점이 닮았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했다. 터키리그의 프로축구팀인 베식타스 JK는 e스포츠 종목 중 ‘LoL’ 프로게임단을 창단했다. 독일 프로축구팀 FC 샬케 04는 e스포츠 ‘LoL’의 ‘엘레멘츠’ 팀을 인수해 e스포츠 대회 참가 의사를 밝혔다. 기존 스포츠구단들의 적극적인 e스포츠 투자는 e스포츠가 스포츠의 영역에서 자리 잡고 있으며 빠르게 성장하는 e스포츠를 통해 팬 베이스를 확대하고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7기 스포츠둥지기자단 조승오

jsohard06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