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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체육계 연초부터 선거열풍

 

 

글 / 이종세(용인대학교 객원교수)

 

 

 

체육회장 • 58개 경기단체장 선출 싸고 치열한 득표전
대한체육회 박용성 회장 재선 여부 최대 관심사
축구 등 약 20개 경기단체도 도전과 수성으로 팽팽히 맞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의 재선은 가능한가.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누가 될 것인가. 계사년 새해 벽두부터 체육계는 제38대 대한체육회 회장과 대한체육회 가맹 58개 경기단체 회장선거에 온통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3년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을 1년여 앞둔데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첫해. 1월말까지 경기단체별로 4년 임기의 회장을 뽑은 뒤 이들 경기단체 대표들이 2월22일 역시 4년 임기의 차기 대한체육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해방이후 신익희, 조병옥, 이기붕, 이철승, 노태우, 정주영 등 정재계 거물들이 맡아왔던 대한체육회장. 과연 누가 한국체육 수장의 영예를 차지할까? 아울러 연간 1천억 원의 예산으로 살림규모가 대한체육회에 버금가는 축구협회도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09년 제37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취임식ⓒ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 회장

박용성 정몽준 유정복 김정행 조양호 이에리사 등 후보 거론
2009년 2월 제37대 회장에 취임한 박용성회장의 재선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박회장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를 사상 처음 종합5위로 끌어 올린 장본인. 한국은 금 6, 은 6, 동 2개 등 모두 14개의 메달을 따 아시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박회장은 2012년 런던하계올림픽에서도 밴쿠버에 이어 한국이 종합 5위를 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회에 앞서 현지에 한국선수 전용 훈련장을 운영, 금13, 은 8, 동 7개로 모두 28개의 메달을 따내 원정올림픽 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린 것.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종합 4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역대 대한체육회장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한 동하계올림픽 연속 종합 5위의 쾌거를 이룩했다. 박회장은  또 2011년 7월, 2018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이 같은 공로에도 불구, 박회장이 이번 선거에서 재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정치권의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상황 때문이다. 물론 회장은 55명의 정 가맹단체(준 가맹단체는 제외) 대표와 한국의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 등 모두 58명이 투표, 선출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도 국가 최고 통치권자의 의중이 매우 중요하다. 박용성 회장도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장은 체육회 예산의 대부분이 국고인 만큼 정부측과 호흡이 잘 맞는 인사가 맡아야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국가 최고 통치권자가 이번 선거에 엄정중립을 지킬 경우 많은 후보들이 난립, 예측불허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2009년 경선에는 사상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했었다. 이번 선거에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는 박회장외에 용인대 총장인 김정행 대한유도회장, 대한탁구협회를 맡고있는 조양호 한진그룹회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유정복 국민생활체육회 회장,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을 역임했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여자탁구 세계선수권자였던 이에리사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대한축구협회 회장

김석한 안종복 윤상현 정몽규 허승표 등 5파전 양상
1월28일 치러질 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5파전 양상. 출마를 공식선언한 후보는 김석한 전 중등학교 축구연맹 회장,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국회의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허승표 피풀웍스 회장(이상 출마 선언 순) 등 5명.  각 시도협회 대표 16명과 산하 연맹(프로, 실업, 초등, 중등, 고등, 대학, 여자, 풋살) 대표 8명 등 24명의 대의원이 투표할 이번 선거는 한 후보가 과반(13표)의 지지를 얻어야 당선된다. 축구협회는 연간 예산이 1천억 원인데다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 회장자리 역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19일 맨 먼저 출사표를 던진 김석한 후보는 조중연 현회장의 연임을 위해 뛰었으나 조회장의 출마포기에 따라 ‘축구 대권’에 도전하게 됐다. 2005년부터 4년간 중등학교 축구연맹회장을 역임하는 등 그동안 축구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1월3일 출마를 선언한 안종복 후보는 경신고와 고려대를 거친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출신. 1980년대 초반 대우구단 실무자로 프로축구계에 발을 디딘 이래 구단 사무국장, 단장을 지냈으며 시민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를 창단, 단장과 사장으로서 국내 프로축구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구현한 주인공이다.
1월4일 세 번째로 경선에 뛰어든 윤상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인천 남구을)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보단장과 수행단장을 지낸 최측근으로 8년째 인천시 생활체육 축구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윤의원은 “축구계 개혁과 축구인들의 화합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1월7일 2011년부터 맡아오던 프로축구연맹 총재직을 사임하고 출마를 선언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사촌동생. 그는 1994년부터 울산 현대, 전북 현대를 거쳐 현재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고 있다. 그는 "변화와 혁신으로 한국 축구를 다시 업그레이드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출사표를 낸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은 축구계의 ‘영원한 야당‘으로 불리고 있다. 1997년에 이어 2009년에도 회장직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중연 회장과 맞붙은 4년 전 경선에서는 10표를 얻기도 했다.

 

 

여타 경기단체 회장

야구 이병석 씨름 이철우 확정적…약 20개 단체는 유동적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축구 등 58개 경기단체 가운데 3분의 1인 약 20개 단체가 회장의 자진 사퇴 등으로 경선이 불가피하다. 야구와 씨름은 각각 새누리당 이병석, 이철우 국회의원의 선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이스하키는 현 부회장인 정몽원 한라그룹회장이 회장직에 도전, 1월25일의 총회 결과를 보아야한다. 스키 역시 윤세영 SBS회장의 처남인 변탁 회장이 물러가고 윤회장의 아들인 윤석민 SBS홀딩스 부회장이 유력하나 일부 스키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둑협회도 조건호 현 회장이 사퇴하고 허동수 한국기원 이사장이 뒤를 이을 가능성이 크다. 태권도는 지난 달 경남지사에 당선된 홍준표 회장의 거취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농구 역시 이종걸 회장의 진퇴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배드민턴, 검도, 카누, 볼링 등은 회장 경질이 분명하지만 아직 누가 후임을 맡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체조와 근대오종은 각각 포스코와 LH공사에서 맡고있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사고단체로 낙인찍혀 아직 총회 날짜도 잡지 못한 복싱은 후임 회장 선출이 어려운 상황이며 세팍타크로도 직무대행체제를 벗어나 새로운 회장의 영입이 가능할지 모호하다. 우슈도 1월18일의 총회 결과에 따라 회장이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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