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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골프장이 빠르게 늘어난다

 


 

 

글/ 서천범(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국내 골프장산업 중 회원제 골프장들이 입회금 반환 사태, 중과세율 부담 및 수익성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있는 회원제 골프장들은 퍼블릭으로 전환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퍼블릭 골프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에는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퍼블릭 골프장의 비중(홀수 기준)이 2001년 15.9%에서 지난해말에는 32.2%로 높아졌고 5년후인 2016년에는 48.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의 비중은 2001년 81.7%에서 2011년 63.6%, 2016년에는 47.9%로 빠르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퍼블릭 골프장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골프회원권 가격 폭락에 따른 입회금 반환 사태에다, 신규 회원권 분양난, 운영적자폭 확대 등으로 회원제의 퍼블릭 골프장 전환이 급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또한 골퍼들도 국내경기 침체, 가처분소득 정체 등으로 4만∼5만원 정도 비싼 회원제보다는 퍼블릭 골프장을 선호하는 것도 회원제의 퍼블릭 골프장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한편 2012∼2016년 동안 개장 예정 골프장 121.3개소(18홀 환산)중 퍼블릭이 85.3개소에 달하고 있고, 입회금을 반환해야 하는 2005∼2011년 동안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 111.0개소중 46.0개소가 입회금을 반환하지 못해 부도나면서 퍼블릭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10년 이후 최근까지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골프장수가 8개소, 전환 예정인 곳이 3개소에 달하고 있다. 골프회원권 폭락세가 지속되고 회원권 신규 분양이 거의 안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회원제로 인허가를 완료한 골프장과 입회금 반환 사태에 직면한 골프장을 중심으로 퍼블릭 전환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퍼블릭 골프장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은 값싸게 칠 수 있는 골프장이 많아지면서 진정한 의미의 골프대중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원제의 퍼블릭 전환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정부는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제27조(체육시설업 등의 승계) 조항을 삭제해야 할 것이다. 즉 이 조항에서는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회원승계의무조항을 두고 있는데, 역설적으로 이 조항 때문에 부도난 회원제 골프장의 M&A(인수·합병)를 지연시키고 회원들의 권익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회원제 골프장이 입회금을 반환하고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할 경우, 일부 회원들의 반대로 퍼블릭 골프장 전환에 애로를 겪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신설 조항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 예컨대, “회원제 골프장이 입회금을 반환할 경우, 전체 회원의 80%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할 수 있다”라는 조항 신설이 필요하다.

 

사치성 시설인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을 모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입회금 반환과 중과세율 적용 등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이 불가능하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에 붙는 개별소비세를 폐지하면, 경영실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적자경영이 불기피하고 결국에는 일부 대기업 소유 골프장을 제외하고 적자 도산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회원제 골프장은 회원모집 혜택을 주면서 재산세, 취득세, 개별소비세 등의 중과세율을 부과하고 있는 반면, 퍼블릭 골프장은 회원을 모집하지 못하면서 일반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그런데 개별소비세를 없애면, 회원제와 퍼블릭간의 세율 균형이 깨지고 골퍼들이 퍼블릭에서 회원제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퍼블릭의 경영난을 갖고 오고 정부가 기대하는 내수 활성화나 해외골프여행객의 국내 유턴(U-turn)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회원제를 주로 이용하는 회원권 보유자·이용객들은 초상류층 내지는 중상류층이라는 점에서 ‘부자감세(富者減稅)’라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회원권 값 폭락과 골프장 공급과잉시대 도래 등으로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퍼블릭 골프장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퍼블릭 골프장이 많아지면 골퍼들은 값싸게 칠 수 있는 골프장수가 늘어나게 되고 퍼블릭 골프장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린피도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문제가 되고 있는 캐디동반의무나 전동승용카트 탑승의무도 빠른 시일내에 사라질 것이다. 300만 골퍼들과 함께 퍼블릭 골프장이 빠르게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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