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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세계테니스의 롤랑가로스-① 4대 그랜드슬램

세계테니스의 롤랑가로스-① 4대 그랜드슬램

허규 기자






4대 테니스 그랜드슬램 중 하나인 프랑스오픈의 별칭인 ‘롤랑가로스(Roland-Garros)’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유일한 메이저대회이다. 매년 5월말에서 6월초까지 패션과 유행의 도시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세계테니스인들의 축제로 열린다.

대회를 앞두고 롤랑가로스에 대해 키워드로 알아보자.



# 파리



▲ 롤랑가로스가 열리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 (출처: 프랑스오픈 한국 공식 블로그)



프랑스 오픈 롤랑가로스는 1891년 파리에 있는 스타 드 프랑스(Stade Français) 클럽의 코트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프랑스 선수들만 참가하는 국내대회로 시작하였지만 1925년 외국의 유명 선수들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다.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 파리에서 열리는 만큼 작년 롤랑가로스에는 총 463,328명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입증하였다. 2013년 프랑스 경제정보 및 예측국에 따르면 롤랑가로스는 파리와 주변 지역의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데 약 5천명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약 2억9천만 유로의 연간 GDP 창출효과를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 프랑스 오픈은 매년 파리의 포르트 도테이유(Porte d’Auteuil)에서 개최된다.



# 롤랑가로스(Roland Garros)



▲ 전설적인 파일럿 롤랑가로스 (출처:http://blog.naver.com/seoulndc/220376642924)



프랑스오픈의 공식 명칭은 ‘Les Internationaux de France de Roland Garros’로 흔히 롤랑가로스로 불린다. 1927년 사총사라 불리는 프랑스 국가대표 선수들(장 보로트라, 르네 라코스트, 자크 브뤼뇽, 앙리 코셰)이 미국에서 데이비스컵 정상을 차지하였다. 데이비스컵은 1900년 창설된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으로 당시 미국과 영국, 호주가 우승을 나눠가졌다. 사총사의 활약으로 이듬해인 1928년 자국에서 데이비스컵 결승전을 치르게 된 프랑스는 새로운 경기장에서 우승컵을 방어하기로 하였고, 파리의 유명 클럽인 프랑세즈클럽은 소유하고 있던 파리 외곽의 땅을 프랑스테니스협회에 팔았다. 이후 현재 대회가 개최되고 있는 포르트 도테이유(Porte d’Auteuil)에 새로운 테니스 경기장을 만들었고 프랑스테니스협회는 감사의 표시로 프랑세즈클럽의 전 회원이었던 롤랑가로스의 이름을 경기장 명칭으로 사용하였다. 롤랑가로스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파일럿이자

비행기로 지중해를 횡단한 최초의 파일럿으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 클레이코트



▲ 붉은 앙투카가 매력적인 롤랑가로스 (출처: 프랑스오픈 한국 공식 블로그)


롤랑가로스는 4대 그랜드슬램 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에서 열린다. 정확하게는 클레이코트의 일종인 앙투카 코트인데 앙투카(en-tout-cas)는 영어로는 ‘in all cases’(모든 경우에)라는 뜻으로 배수가 잘되어 어떤 날씨에서도 사용하기 좋다는 의미이다.

초창기에는 롤랑가로스에서도 기존의 전통적인 잔디 코트를 사용하였지만 1912년부터 붉은 벽돌을 분쇄한 앙투카 코트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붉은 앙투카는 전체적으로 초록색인 윔블던의 차분함과는 다른 열정과 화려함을 상징하며 롤랑가로스의 매력으로 자리잡았다.

클레이코트는 코트면의 탄력성이 좋아 볼이 바운드한 후 타구의 스피드가 감소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위닝샷이나오기 어렵다. 이에 장시간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는 체력이 중요하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선수보다는 수비적인 스타일의 선수들이 선호하는 코트이다.



# 라코스테



▲ 르네 라코스테 (출처: 라코스테 홈페이지)


앞서 언급한 사총사 중 한명인 르네 라코스테는 선수시절 편안한 복장을 스스로 디자인해 입을 만큼 디자인에 감각이 있었다. 라코스테는 니트 섬유로 만든 셔츠를 만들어 입었는데 신축성이 좋고 통풍이 잘되어 운동복으로 적합하였다.

이 셔츠에 자신의 별명인 악어 (경기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플레이로 유명했기 때문) 를 수놓아서 입기 시작하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은퇴 후 라코스테는 자신이 디자인한 셔츠를 발전, 보완하였고 니트웨어 제조업자인 앙드레 질리에와 함께 1933년 의류브랜드로 론칭하였다. 악어 상표로 유명한 라코스테다. 라코스테는 현재 40년 넘게 롤랑가로스의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한민국의 프로 테니스 선수 정현과 5년간 후원 계약을 체결하였다.



# 노박 조코비치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 조코비치는 롤랑가로스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출처: http://www.tennis.com)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란 프로선수 경력 중 4대 그랜드슬램을 모두 달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조코비치는 유독 롤랑가로스와 인연이 없다. 지난 2012년, 2014년, 2015년 결승에 진출하였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조코비치가 우승하게 된다면 올해 호주오픈의 우승과 함께 캘린더 그랜드슬램 (한 해에 4개의 그랜드슬램을 모두 우승하는 것) 달성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고 남자선수로는 역대 8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높은 확률로 조코비치의 우승을 예상하지만 올해 유럽 클레이 스윙 (4월과 5월에 클레이코트 투어대회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시기) 에서 나달(스페인)이 몬테카를로 마스터스와 바르셀로나 오픈을 우승하며 클레이코트 황제로의 부활을 알렸다. 또한 랭킹2위인 앤디 머레이(영국)도 롤랑가로스 직전 대회인 로마 마스터스 결승전에서 조코비치를 물리치고 우승하였기 때문에 조코비치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 롤랑가로스 효과?



▲ 데이비스컵 복식 경기 중인 송가(좌)와 가스케(우) (출처: www.purepeople.com)


경제용어 중 ‘윔블던 효과(Wimbled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이는 영국에서 열리는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정작 영국인은 우승하지 못하는 것을 빗대어 생긴 용어로 국내시장에서 자국기업보다 외국기업이 득세하거나 비슷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롤랑가로스도 꽤 오랫동안 프랑스 선수의 우승이 없다.


오픈시대 (아마추어 선수와 프로 선수가 모두 출전할 수 있게 된 시대) 이전인 1947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우승은 1983년 야닉 노아 선수 뿐이다. 클레이코트는 전통적으로 남미와 스페인 출신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데 이는 어릴 때부터 클레이코트에서 테니스를 배우고 즐긴 영향이 크다. 롤랑가로스 또한 2000년부터 2015년 까지 16회 중 14회를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하였고 이중 스페인의 라파엘 나달은 롤랑가로스 역대 최다우승(9회)을 기록중이다.


올해도 프랑스의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현재 ATP 랭킹 Top10중 7위에 송가와 10위에 가스케가 랭크되어있지만 우승후보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윔블던은 2013년 앤디 머레이가 77년만에 우승을 하며 한(恨)을 풀었다. 이변이 많은 클레이코트이기 때문에 프랑스 선수의 우승이 가능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