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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혹시 너 ‘사설’ 토토하니?

혹시 너 사설토토하니?

김민규기자





▲ 2015 스포츠토토 공익캠페인 광고



작년 할머니가 한국인인 흑인 외국인 선수 첼시 리(28)를 보기 위해 WKBL(한국여자프로농구)를 자주 챙겨보았더니 주변에서 “혹시 너 토토하니?”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굳이 재미없는 여자농구를 왜 챙겨보냐는 것이었다.


사실 농구 팬 중에서도 여자농구를 시청하는 사람은 적은 것이 사실이다. 여자농구중계 네이버 댓글을 보면 시청자 중 절반 이상은 토토를 하는 시청자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들은 순수하게 농구를 보기 보다는 자신이 배당한 경기의 승, 패 혹은 총득점을 확인하며 울고 웃는다.


그 사람들이 스포츠토토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된다는 말은 아니다. ㈜케이토토가 운영하는 공식 스포츠토토를 통해서 스포츠를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고 건전한 여가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합법적인 스포츠토토가 아닌 사설 스포츠도박이 사람들에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국내 불법 도박 시장 규모는 75조원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중 사설 스포츠도박의 규모는 전체 10%에 해당하는 7조 6100억원이다. 2014년 공식 스포츠토토의 매출액이 3조 2천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차이이다. 만약 사설 스포츠도박 수익금을 공식 스포츠토토 수익으로 돌릴 수 있다면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텐데 말이다.

대체 왜 사람들은 공식 스포츠토토보다 사설 스포츠도박을 더 이용하는 것일까?


# 배당률차이
공식 스포츠토토의 경우 보통 한 경기의 배당률은 보통 1.40~2.00 사이이다. 만약 한 경기에 10,000원을 배팅 한다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만원이다. 다만 적중 배당률이 100배가 초과되는 경우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반면 불법 스포츠도박의 경우 한 경기의 배당률은 보통 1.50~3.00 사이이다. 만약 다수의 경기에 배팅을 한다면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은 크게 차이가 날 것이다. 예를 들어, 4개의 경기에 배팅을 했는데 4개가 모두 적중할 경우 각 경기의 배당률이 곱해져 배당을 받게 된다.


# 돈을 받기 쉽다
사설 스포츠도박과 공식 스포츠토토 두 군데를 모두 경험한 한 남성은 “공식 스포츠토토는 경기가 끝난 다음날 금액을 수령할 수 있는 반면에 사설 스포츠도박은 경기가 끝나자 마자 바로 돈을 계좌로 받을 수 있는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 많은 돈을 배팅한다
도박에 한번 빠지게 되면 헤어나오기 어렵듯이 한번 사설 스포츠도박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은 조금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많은 돈을 배팅한다. 공식 스포츠토토의 경우 한도액이 10만원이지만 사설의 경우 한도제한이 없어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공식 스포츠토토 대신에 사설을 찾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설 스포츠도박의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사람들을 끌어 수익을 챙기고 잠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의 70%가 ‘먹튀’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해외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잡기도 쉽지 않다.





▲ 2015 스포츠토토 공익캠페인 광고

 

 



이를 막기 위해 매년 스포츠토토 공익캠페인 광고를 스포츠 경기 중간중간에 보여주고 있지만 사실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담뱃갑에 아무리 자극적인 문구와 사진을 넣어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결국 피듯이, 단순히 불법이고 징역과 벌금을 받는다는 경고성 문구를 넣어 강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홍보를 해야 한다.


건전성을 넘은 배팅은 곧 도박이다. 도박은 사회적으로 해를 끼치기 때문에 불법이다. 따라서 제한이 걸려있는 공식 스포츠토토가 존재하는 것이고 스포츠토토를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불법 스포츠도박을 막기 위한 실질적은 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다루는 것이 익숙한 젊은 층들은 공식 스포츠토토 대신에 사설 스포츠도박을 주로 이용한다. 복권방에 가면 대부분의 공식 토토를 하는 사람은 인터넷이 익숙지 않은 세대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사설 스포츠도박이 판치는 상황을 막지 않는다면 미래의 공식 스포츠토토의 수익은 떨어질 것이며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사설 스포츠도박의 뿌리를 뽑아 공식토토사업자인 ㈜케이토토가 말하는 ‘건전한 여가문화’를 만들기를 진정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