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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골프가 새로 주목을 끄는 이유

골프가 새로 주목을 끄는 이유

강시원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골프]

사진=https://getyourgorgeouson.com/2016/03/03/olympics-2016-golf/

 

 

올해 국내외 골프계가 새롭게 ‘인기몰이’에 나섰다. ‘탱크’ 최경주 선수의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준우승, 장하나 선수의 LPGA투어 코츠 챔피언십 우승 등 우리나라 선수들의 미국 무대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인기가 높다. 112년 만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무대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부활함으로써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조거팬츠와 하이탑 골프화를 매치시킨 리키파울러의 스트리트 패션]

사진=PGA투어

 

 

복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골프는 신사의 운동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복장규정이 까다롭기 때문인데 미국 PGA 투어에 따르면 “청바지, 반바지, 그리고 민소매 상의, 그리고 티셔츠는 입어서는 안 된다. 셔츠는 반드시 깃이 달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새로운 변화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PGA투어의 패션리더인 리키파울러가 올해 초부터 ‘조거’라고 불리는 트레이닝복 스타일의 바지를 입고 대회에 나서고 농구화와 비슷한 형태로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탑 골프화’를 신으며 파격적인 모습으로 골프패션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유러피언(EPGA)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 연습라운드에서 반바지를 입고 연습중인 로리맥킬로이]

사진=두바이(아랍에미리트)Getty images/멀티비츠

 

 

또한 남성 골퍼의 반바지 허용을 철저히 금기시하던 전통에도 약간의 금이 가기 시작했다. 유러피언 투어의 연습라운드에서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이 허용되는가 하면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디 오픈을 주관하는 R&A는 “내년 디 오픈부터 반바지 허용을 논의하겠다.” 고 말했다. 이러한 대회, 협회, 선수들의 변화들이 확대된다면 더 많은 골프장에서 다양한 스타일과 반바지를 입은 골퍼를 만날 수 있게 될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2015 프레지던츠컵 개막식 사진=프레지던츠컵 조직위

사진=Getty images

 

 

골프와 관련된 정치적인 변화도 눈에 띈다. 2013년 6월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고위공무원의 골프허용을 건의했을 때 묵묵부답이었던 박대통령은 그 해 7월에 “휴일에는 접대가 아니라면 골프를 쳐도 되지 않겠습니까.” 라는 건의에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반문하며 사실상 공직자들의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2015년 프레지던츠 컵에서 명예의장의 자격으로 축사를 했을 때에는 “골프가 부가가치도 많이 창출하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의 입장변화에 발맞춰 올해는 정부가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골프장 전환, 캐디·카트 선택제 확대를 통한 골프 대중화의 내용을 담은 골프장 제도 개선안을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를 통해 골프장 이용료를 낮추고, 더 많은 골프장을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을 촉진시키고자 함이다. 이는 골프가 전체 스포츠산업 매출액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골프인구가 젊어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미국과 일본 등 골프강국이 골프인구 고령화 및 감소로 인해 ‘9홀만 돌기’캠페인을 벌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스크린 골프의 여파로 2030세대에 여가생활로 부상하며 나날이 골프인구와 산업규모가 커지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골프인구는 약 530만 명으로 이 중 2012년 20대의 골프 참여 인구는 9.1%였지만 2년 새 14.6%로 약 5.5% 가량 증가했다. 이는 연령 별로 추산한 결과 유일하게 증가한 수치로서 주목할 만하다. 젊은 골프 층의 유입으로 관련 산업과 문화도 젊어지고 있다. 변화에 민감한 골프의류업계가 앞 다투어 젊은 골퍼들을 잡기위해 패션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물론 20-30대의 모델을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사의 스포츠로 에티켓과 매너를 강조하는 골프에서 반바지를 허용하기도 하고, 미약하지만 골프와 관련된 규제들이 완화를 시작했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가 계속되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데에는 시간이 더욱 필요해보인다. 그러나 골프와 관련된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은 점차 대한민국 골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