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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스포츠 글쓰기

 

 

글/김선희(목포대학교 교수
)

 


      2012년도 1학기 체육논리 및 논술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생각하기, 말하기,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생들은 매주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는 연습을 한다. 이번 과제는 비유적 글쓰기 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종목을 정해서 그것을 학교 생활이나 일상 생활에 비유해서 글쓰기를 하도록 하였다.

 

그 동안 스포츠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에 열심히 땀 흘리며 운동을 해왔다. 전공 실기 시간은 물론 실기 동아리 시간에도 모여 운동을 하면서 체육을 전공하는 학도로써 스포츠를 더 잘 하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비유적 글쓰기는 글쓰기를 잘 하고 싶은 마음과 스포츠를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을 각자의 삶에 비유하여 생각해 봄으로써 창의적으로 생각하기와 창의적으로 글쓰기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더 잘 알기 위한 한 가지 실천이었다.


서점에 가면 스포츠와 인생, 스포츠와 경영, 스포츠와 리더십 등 스포츠 안에서 우리 삶의 각양각색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들이 많이 있다. 최의창(2010) [최의창(2010). 가지 않은 길 3. 서울: 무지개사]은 이것을 읽는 스포츠라 하여 우리에게 스포츠와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스포츠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경험을 통해 이해와 성찰, 깨우침을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스포츠 글쓰기는 읽는 스포츠를 통해 이해하고 성찰하고 깨우친 것들을 표현하게 하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된다. 그리고 글쓰기를 하는 방법 중 하나로 비유적 글쓰기는 그 동안 몸으로 익힌, 그리고 좋아했던 스포츠에 한 걸음 더 깊이 다가가며 자신, 스포츠, 삶을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된다.


 

아래 소개하는 글은 김지희 학생이 이번에 과제로 제출한 글쓰기 이다. 이와같은 글쓰기를 처음으로 하는 것이라 부족함이 많이 있지만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야구에 비유한  시도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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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아직 5회 초

 

 

김 지 희(목포대학교 체육학과 08학번)

 

     9회말 2아웃 역전 만루 홈런... 야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흔히들 야구는 9회말 2아웃이 진짜 시작이라고 말을 한다. 그 의미는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아무도 승부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언제 홈런이나 안타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다. 이런 매력 때문일까? 난 야구를 사랑한다.


야구 규칙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1회부터 9회까지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가며 삼진 아웃이 되면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주자인 타자가 안타를 치면 1루로 진루할 수 있으며 그 다음 타자가 기회를 살릴 경우 2루, 3루를 밟고 홈에 들어오면 점수가 올라간다. 이 기본적인 야구규칙을 가지고 경기를 통해 팬들은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야구를 인생에 비유하는 사람이 많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듯이 나의 인생 또한 야구에 비유될 수 있을 것 같다.


내 인생은 아직 5회 초이다. 5회는 야구경기로 빗댄다면 아직 경기는 중간에 치달았지만 아무도 경기결과에 대해 논하지 않는다. 대학 졸업반인 난 다른 취업준비생만큼이나 조급했던 시기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깔끔한 정장 차림에 내로라하는 회사의 신입사원으로 분주히 움직이는 커리어우먼이 당연히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대학생활 때 해 온 것보다는 하지 못한 일들이 더욱 많은 것 같았고, 날 조급하게 만들었다.


야구경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고 있는 팀은 마음이 조급하기 때문에 삼진 당할 확률이 높으며, 투수 또한 평소보다 더욱 실수가 잦아져 대량실점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9회까지 경기가 남아있다. 5회라고 해서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조금 더 기다리고 준비된 자에게는 홈런이라는 기회가 오는 것처럼 나도 홈런이라는 기회를 잡기 위해 꾸준하게 준비 할 생각이다. 야구는 역전의 묘미도 있지만, 혼자만이 잘했다고 점수를 낼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1루로 진루해도 다음 타자들이 못하면 아웃이 될 수 있다.


내가 사는 삶도 마찬가지로 나 혼자만이 살아갈 수 없다. 힘들 때는 의지할 사람도 필요하고, 일이 많을 때는 도움을 청할 사람 등이 필요하다. 나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해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안부문자도 보내고 멀리 있는 분들에게는 자주 메일도 보내며, 연말이 되면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보내 한 해의 감사함을 표현한다.  ‘먼저 받고 싶으면 먼저 주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먼저 사람들에게 다가가 형식적인 행동이 아닌 마음을 담은 행동으로 사람을 끌어당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야구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학 1학년 처음으로 야구장에 갔다. 경기장에서 본 야구경기에 매료되는 순간이었다. 열정적으로 야구를 응원하는 관중들과 짜릿한 역전으로 이긴 경기는 잊혀 지지 않았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야구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리고 야구를 통해 큰 결심을 내렸다. 나의 직업 또한 야구 관련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항상 막연한 스포츠마케팅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정확히 프로야구를 전공하고 싶다고 결정을 내렸다. 나의 꿈은 최고 프로야구마케팅전문가이다. 야구장에 오는 모든 팬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고, 팬을 즐겁게 하는 이벤트를 만들어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 나의 꿈이다. 그 꿈을 향해 마음속에 존경하는 김성근 감독님이 한 말을 가슴에 새기며 노력중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전력투구할 것이다. 아자 아자!!

 

프로에 가는 꿈을 꿔라. 하지만 여기에 머무르더라도 전력투구해라. 나중에 인생을 한참 지나고 보면 절실한 상황에서 전력투구했던 때가 그리울 것이다. 너희들은 바로 지금, 그 순간에 있다.”

-고양원더스 감독 김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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