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고문수(인천대학교 강사)
Ⅰ. 들어가며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은 ‘즐거운 생활’ 교과를 통해서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는가? 이 물음은 ‘즐거운 생활’ 교과를 되돌아보고, 보다 의미 있는 교과서 구성에 대한 본질을 탐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즐거운 생활과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의 편찬 방향이 바르게 결정된다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과서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만약, 이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좋은 교과서의 구성은커녕, 좋은 수업을 만들어가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우리는 교과서 편찬에 대한 바른 틀(구조)을 구성하는 것이 좋은 교과서를 만드는 첩경임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 편찬상의 ‘오해’가 있다면 이를 개선하여 ‘이해’로 합의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찬상의 유의점에서 문제가 대두되지 않아도 이를 구현하기 위해 교과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도 집필자들끼리의 오해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과용도서 편찬상의 유의점은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하면서도 빈틈이 없는 체제이어야 할 것이다.
일전의 사례를 보면 편찬상의 유의점이 창의성, 다양성, 통합성이라고 했을 때, 교과서의 검정기준이 편찬상의 유의점보다 더욱 세부적으로 나누어놓고 검정을 하다 보니 그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들로 인해 창의성, 다양성, 통합성을 지닌 교과서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즐거운 생활과 교과용도서 편찬상의 유의점(안) 부분에서는 이를 메울 수 있는 좀더 구체적인 교과서 개발 방향에 대한 안내가 있어야 할 것이다.
본고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과서 편찬의 유의점 개발 방향과 편찬상의 유의점을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코멘트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여 ‘즐거운 생활’ 집필진들에게 도움을 제공하고자 한다.
Ⅱ. 편찬상의 유의점 개발 방향
1. 교과서
교과서의 편찬상의 유의점 개발 방향을 보면, 첫째, 창의와 인성교육에 적합한 교과서의 편찬이라고 했을 때,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어야할 것이다. 예컨대,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꼭 필요한 합의된 인성교육의 덕목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제시된다면 신체활동의 계열성 못지않게 인성의 함양 부분에서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둘째, 즐거운 생활은 체험중심의 교과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들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예컨대, 탈 교과적 성격을 지닌 통합 교과의 구현 권고에서 제시하고 있는 놀이, 모방, 공연, 감상 등의 방법을 통해 습득해 나가는 교과서 편찬의 내용에 체험중심의 교과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창의적 표현활동 중심의 교과서 편찬에 대한 의미를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기존의 ‘즐거운 생활’에서의 신체활동 대부분이 표현 활동 위주의 지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바, 위와 같은 문구를 잘못 해석하여 과거와 같이 표현활동 위주의 지도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사례의 제시내지는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다양한 신체활동의 체험’, ‘놀이의 즐거움’의 체득이 우선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의 문구가 삽입되면 좋겠다. 체육교과서 개발자들에 의하면 ‘즐거운 생활’ 교과를 통해 신체활동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제공되지 않는 관계로 3학년 이후의 체육교과 지도에 있어 내용의 과다 현상과 운동 수행 능력 등에 있어 난이도를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고문수, 2010).
넷째, 창의적인 표현력을 기를 수 있도록 영상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영상자료를 활용해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길러주며, 일상생활의 경험이나 새롭고 독창적인 상상의 세계를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하여 재미있는 방법으로 나타내도록 충분한 여건을 조성해 주어 창의적인 표현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지도서
개정 교육과정 및 교과서의 충실한 설명 및 해설 권고에서 제시하고 있는 ‘창의적 표현능력 지도에 적합한 구성’이라는 표현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이러한 측면에서 구두의 설명이 이루어진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것보다는 글 수준에서 내용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내용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예시나 내용에 대한 설명이 들어가야 한다.
Ⅲ. 편찬상의 유의점(안)
1. 교과서
대체적으로 편찬상의 유의점이 개발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 즉 교육과정의 충실한 구현과 창의적인 표현 및 통합교과로써의 성격이 드러나는 교과서의 편찬 방향이 안내되었다. 다만, 편찬상의 유의점 개발 방향에서 제안하는 인성교육에 대한 내용이 교과서의 편찬상의 유의점 부분에 뚜렷하게 제시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내용을 보충해야 할 것이다.
내용의 선정 부분에 제시하고 있는 부분을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한다.”는 부분은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좀더 깊이 들어가 보면 무엇인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이다. 예컨대,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내용을 어떻게 선정해야 하는가도 중요한 부분이다. 학습자 수준에서 가르치기라든지, 과제 내 변형 등의 내용이 포함되는 진술이 이루어진다면 내용의 의미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이에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학습자 수준을 고려하거나 과제 내 변형이 제공된 다양한 내용을 선정하여 학생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로 제시하게 된다면 교과서를 개발하는 집필진들에게 의미 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주어진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한다.”는 부분은 문맥이 어색하다. “주어진 학습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의 내용이 포함되도록 선정한다.”로 수정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내용의 조직 부분에서는 “초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맞춘 내용을 포함하되, 학년군 운영에 근거하여 학습내용의 중복이나 반복이 없도록 조직한다.”, “학년․학기 간 및 통합 교과 간에 있어서 내용의 중복을 피하도록 한다.”가 언급되었다. 이 부분을 보면 통합교과의 취지가 위에서 강조한 것처럼 학습내용의 중복 또는 반복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존 교과서의 내용을 보면 슬기로운 생활과 즐거운 생활에서 중복되는 부분을 종종 엿볼 수 있었다. 현재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교과서를 분리해서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개발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이 재차 반복되지 않도록 각 교과서의 개발 초기에 통합 교과 간 사전 조율 내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통합교과(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간 대주제는 통일되고 활동주제는 각 교과의 특성을 반영한다.”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전 조율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또한, 즐거운 생활에서 제시되고 있는 신체활동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운동장 위주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학교별로 체육관 신축이나 유희실 등 실내에서 활동하는 체육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한 관심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문수․손천택 공역, 2009). 그리고 우천 시 활용할 수 있는 실내 체육관련 내용에 관한 언급이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실내 체육관 또는 실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신체활동의 내용을 선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2. 지도서
각론의 구성 방향에서 “지도상의 유의점을 제시한다.”는 부분에 학생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추가적으로 삽입해야 한다. 초등학교 교육에서 저학년 학생들이 신체활동을 처음 접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체활동과 관련된 부분을 학습할 때, 안전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문서에 삽입할 필요가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지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3. 교사용 전자 저작물
교사용 전자 저작물을 과연 어떤 형태로 제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만약, 기존에 활용되는 수업지원 업체들에서 제공하는 영상자료의 수준을 뛰어넘지 못할 경우에는 현장성의 약화는 물론 교사의 입맛을 가져오지 못하고, 활용 측면에서도 제한성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만약, 교사용 전자 저작물을 제작해야 한다면 교사용 저작물 구성 체제에서 학습자의 학습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흥미롭게 구성한다는 부분을 볼 때, 단원별로 학생들이 체험하기 어려운 부분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독특한 영상체험이 흥미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현장 교사들의 반응이다. 초등 현장에서 체육교육에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서울의 한 현장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자 저작물에 대한 반응을 살펴본 결과, 교사용 전자 저작물을 제작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제 생각으로는 상당한 제작비와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장의 선생님들은 교사용 전자 저작물 CD보다는 아이스크림 사이트를 이용할 거예요. 아이스크림 사이트를 능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내용들이 포함된다면 몰라도…….
<한 현장 교사와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2011. 8. 10>
또한, 교사용 전자 저작물 내용 선정과 조직에서 제시하는 라) “학년별, 학기별로 우리나라 음악과 다른 나라 음악의 내용을 균형 있게 조직한다.”는 부분에서 어떻게 균형 있게 제시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음악을 더 많이 강조하고 다른 나라는 조금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Ⅳ. 좋은 교과서 편찬 방향을 위한 제언
좋은 교과서를 만들어가는 첩경은 교육과정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시대가 요구하는 학생 상을 정립하기 위한 내용적인 요소로서의 수업지식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문수, 2010). 그러기 위해서는 교과서 편찬 방향이 주춧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과서 편찬 방향 부분에 신체활동의 예시가 포함되는 다양한 사례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사례를 포함한다는 것은 교과서 집필진과 출판사가 좋은 교과서를 다양하게 만들어가는 틀이 될 수 있다.
또한, 창의와 인성교육에 적합한 교과서 편찬이라고 했을 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소개되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꼭 필요한 창의와 인성교육의 내용에 대한 기준들이 있어야 한다. 교사가 알고 있는 암묵지가 각 학년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실천지로써의 수업지식이 필요하듯이 교사들이 저학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창의와 인성교육에 어울리는 수업지식의 내용을 제시해야 교사들에게 의미를 주는 교과서 개발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창의와 인성교육에 적합한 교과서를 편찬하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유연함을 간직하고 집필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틀이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창의와 인성교육을 제안하는 구체적인 기준의 내용들을 제시한다면 좋은 교과서의 편찬에 일조하는 팁의 역할을 제공할 것이다.
* 참고문헌
고문수․손천택 공역(2009). 재미있는 도전활동 수업. 서울: 레인보우북스.
고문수(2010). 체육수업 어떻게 할까. 파주: 이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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