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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검인정 체육교과서 제도 바로알기





글/김기철(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검인정 교과서 시대의 도래

지난 20118, 15개 교과 교육과정의 개정을 끝으로 2009 개정교육과정의 총론과 각론 개발 작업이 일단락되었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개정은 필연적으로 교과서의 개발을 수반하게 되는데, 이번 교과서 개발 작업은 단순히 내용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개발 체제의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초등의 경우 3-6학년까지 검정제로, 중등의 경우 7-12학년까지 인정제로 전환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으론 이러한 변화를 교과서 개발주체 및 유형의 다양화정도로 그 의미를 단순화 시켜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국정제와 검정제 교과서에 익숙해진 학교 현장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의 체제 변화는 교사들에게 또 다른 교육적 인식의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 즉 지금까지는 주어진 교과서, 만들어진 교과서와 같은 수동적인 교과서관 이었다면, 앞으로는 선택하는 교과서, 만들어가는 교과서와 같이 교육의 주체이자 교과서의 사용자인 교사들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교과서관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교과서관을 견지하기 위해서 현장의 교사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먼저, 검인정 교과서 제도 도입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그 동안 우리는 초등에서는 국정제를, 중등에서는 검정제를 중심으로 교과서를 제작해 왔다. 그러나 중등 역시 그 제작에 있어 겉모양은 비록 다양성을 추구하는 검정제였지만 실제로는 국정제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것은 교육내용의 구성 및 제시 방식의 획일화라는 비난을 받기는 했지만, 강력한 중앙집권식의 운영방식을 통해 일정 수준이상의 교과서를 제작해 보급할 수 있다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지도되는 모든 교과는 종국적으로 창의적이고 전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내용이어야 하므로 이를 지도하기 위해 제작되는 교과서 역시 닫힌 형태가 아닌 열린 형태의 교과서가 되어야 한다. , 다종의 교과서를 제작하도록 하되, 그들 중에는 반드시 대안적인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교과서 편찬에 자율과 창의를 대폭 허용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교육의 다양화와 개방화를 위한 가장 실제적이고 직접적인 방안은 학습내용을 담고 있는 교재의 다양화를 모색하는 것이고, 교과서의 검인정 제도는 이에 가장 적합한 방안이 되는 것이다.

둘째, 좋은 교과서를 볼 수 있는 세심한 안목을 형성해야 한다좋은 교과서를 판단하는 표면적 기준으로는 뛰어난 디자인과 편집상태, 저명한 저자에 의한 집필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좋은 교과서에 대한 보다 본질적인 판단 기준은 이 보다는 교육과정의 충실한 구현여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건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과정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교육과정의 이해 없이 해당 교과서가 교육과정을 충실히 구현했는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국 교사는 교과서 보다는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수업을 재구성해 가는 교육과정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현장의 교사들은 교과서를 가르친다라기 보다는 교과서 및 기타 자료를 가지고 교육과정을 가르친다라는 표현에 부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위 학교별로 민주적이고 공정한 교과서 선정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는 검인정 교과서의 학교별 선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절차상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으로, 탁월한 안목을 가진 몇 몇 교사들 또는 관리자에 의한 선정도 의미가 있지만, 구성원 대다수의 중론이 반영되어야 함은 물론이요, 그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함을 뜻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아무리 좋은 교과서가 채택되었다 하더라도 그 절차와 방법이 민주적이고 공정하지 못하다면 그 교과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우수성이, 적어도 해당 학교에서 만큼은 심각하게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교과서를 사용하는 또 다른 주체인 학생들 및 학부모들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선정 절차와 과정을 학교홈페이지 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의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교과서 선정 단위를 현행 학교단위에서 구시교육청 단위로 확장하여 시행해 보는 것도 좋은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좋은 교과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교사가 참여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공동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가정적 사실을 현실에 실천한다는 의미로, 현 상황과 같이 개별 단위 학교에서 교과서가 선택되는 경우 다양한 관점을 통한 비교분석이 불가능하고 그 결과를 최선의 선택이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