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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학교체육 ]

공교육을 통한 체대진학지도

                                                                             글 / 임성철(원종고등학교 교사)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구센터의 교육통계연보(2011)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체육 계열 대학에 지원한 학생의 수가 43,312명에서 50,748명으로 해마다 점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체육 계열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의 수도 2007년 10,373명에서 점점 증가하여 2010년에는 11,242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즉, 이러한 통계결과는 매년 대학 입시생들 중에서 2-3만 명가량의 체대준비생들이 체대진학을 위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체대입시학원에 나쁜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체대입시학원을 운영하는 대학의 선후배들과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체대입시학원은 현재도 앞으로도 그 존재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 글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체대진학지도가 공교육을 통해서도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특히,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교육은 꿈도 꿀 수 없는 수많은 이 땅의 체대준비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을 공교육이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공교육을 통한 체대진학지도의 장점과 보완할 점

공교육을 통해 체대진학지도를 하는 방법은 크게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한 체대진학지도와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의 1)체육집중교육과정을 통한 체대진학지도로 나누어진다. 본 지면을 통해서 공교육을 통한 체대진학지도의 장점과 보완할 점을 서술하고자 한다.


1. 체대진학을 위한 막대한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다.
수능 전 사설체대입시학원 수강료는 월 20∼30만 원정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능시험이후에는 100만원에서 150만 원정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만규, 2006). 이러한 연구결과는 2000년 중반의 내용임을 감안할 때 현재는 이만규(2006)의 연구에서 제시하는 것 이상의 수강료가 지출되고 있음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 중에서 체대입시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을 통해서 들은 내용을 이만규(2006)의 연구와 비교해보면 월 수강료는 별로 차이가 없으나 수능이후 체대입시 수강료는 200만원 전후이었다. 즉, 고3 체대준비생들은 체대입시를 위한 사교육비로 1년에 400-500만 원가량의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고1이나 고2부터 체대입시학원을 통해서 체대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1000만 원 이상의 사교육비가 필요하게 된다. 무용관련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금액의 사교육비가 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해서 고등학교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서 체대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연간 약 70 ∼ 80만원의 수강료를 지출한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학교 방과후학교 체대진학 프로그램인 ‘스포피아’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경우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무상교육을 받고 있고, 경제적 형편이 좋아 모든 비용을 내는 학생들은 1년에 70만 원 정도의 비용을 체대진학을 위해서 투자하고 있다.


           [필자의 체대진학설명회 모습]                                     [방과후학교 체대진학반 수업 장면]

2. 경제적으로 어려운 체대준비생들에게 체대진학의 기회를 제공한다.
일선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면서 체대진학을 희망하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자신의 꿈을 접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곤 한다. 많은 체대준비생들이 실기 준비를 사설학원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공교육을 통해서 실기를 지도받지 못한다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꿈을 접거나 외롭고도 힘겹게 혼자서 운동장에서 땀을 흘려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즉, 공교육을 통해서 체대진학지도가 활성화된다면 경제적 어려움으로 체대진학의 꿈을 포기하려는 체대준비생들이 새롭게 희망을 갖고서 체대진학을 준비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스포츠 분야에 다양한 사회적 계층의 사람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3. 체대준비생에게 너무도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체대입시학원에 다니는 학생들 경우에는 방과 후에 학원으로 이동하는데 대개 20-30분이 소요된다. 학원에서 운행하는 차량을 통해서 여러 고등학교 학생의 태우고 운동할 장소(학원, 임대한 체육관, 종합운동장 등)로 이동하면서 길거리에서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그러나 학교에서 체대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정규수업을 마치고 학교의 체육관이나 운동장을 활용해서 체대진학을 위한 실기를 연습하기 때문에 실기 수업을 받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학교의 경우 방과후학교 체대진학 프로그램(스포피아)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을 모두 마치고 학교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6시 30분에 체육관에 모여서 운동을 시작한다. 별도의 시간 낭비가 없이 운동복만 갈아입고 체육관으로 가면 된다. 학생이 일주일에 3일을 학교에서 운동한다면 이 학생은 입시체육학원에서 운동을 하는 학생보다 주당 3시간 정도를 더 아끼는 셈이 된다. 고교 체대준비생들에게 이 3시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체육집중교육과정반 학생들의 야간자율학습장면]                    [수업 시간에 찍은 단체사진]

4. 체육교사와 담임교사가 협력하여 체대준비생을 위한 진학지도 및 진로지도가 가능하다.
학교에서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입시체육을 지도하는 체육교사는 상당히 오랜 시간 체대준비생들을 관찰할 수 있기에 그들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 그래서 체대진학 준비를 단순한 호기심이나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이 시작하려는 학생들은 타일러서 돌려보내는 일도 많다. 또한, 체대진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체육교사는 체대준비생들의 담임교사와 자주 대화를 나눈다. 체육교사는 담임교사를 통해서 체대준비생의 내신 성적, 비교과활동 자료, 모의고사 성적 등을 수집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체대준비생들의 진로 및 진학상담 시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5. 체대진학에 성공한 졸업생과 고교 재학생의 교류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체육 관련학과에 다니는 졸업생과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재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학생들은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대학 진학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이 1학년이나 2학년이었을 때 함께 운동을 하였기에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선배가 후배에게 체대진학의 성공 경험은 어렵지 않게 전달될 수 있게 된다. 졸업을 한 지 오래된 졸업생들 역시 모교를 찾아와 후배 체대준비생들의 운동을 지도함으로써 모교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이 스포츠 분야로 진출하기 전에 운동을 지도하는 경험도 갖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에 다니는 학비를 모교의 체대진학지도 프로그램을 통해서 벌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체대진학지도를 여러 해 하면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겨 보안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기술하고자 한다.

필자는 6년 동안 공교육에 있는 체육교사로서 체대진학지도를 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학교 현장의 체육교사로 느끼는 부족한 부분들은 체대진학에 대한 정보의 부족, 실기능력, 측정기구 및 도구의 부족 등이다. 이러한 부분들은 체대입시학원이 더 우수하다고 필자는 인정한다. 그래서 필자는 학생들 가운데 수능 전까지는 학교에서 운동을 하다가 수능 이후에 체대입시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선택은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공교육을 통한 체대진학의 한계를 보완하거나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학교에서 체대진학지도를 하고 있는 교사들과의 정보교류를 하거나 인터넷을 통해서 각 대학과 체대입시학원에서 입시 정보를 수집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체대진학에 필요한 실기를 연습하기도 한다. 내가 지도했던 100여명이 넘는 체대준비생들 중에서 고등학교 초기부터 체대진학을 위한 학업과 실기를 조화롭게 병행했던 학생들은 사교육의 도움이 없이 순조롭게 체대에 진학하였다. 그러나 체대진학을 뒤 늦게 시작했거나 학업적인 준비가 부족해서 실기에 더 집중하는 학생들은 수능이후에 학원에서 실기 준비를 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학생들과 거리낌 없이 실기 준비를 위한 체대입시학원 수강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좋은 학원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할 것들을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필자는 공교육을 통해서 매년 5 - 10명의 학생을 체대에 진학시키고 있다. 필자는 공교육을 통한 체대진학지도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확신은 ‘현장연구자가 권하는 체대진학 길라잡이’라는 책(임성철, 2011)의 출판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필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체대진학의 꿈을 접는 학생들이 없도록 공교육을 통한 체대진학지도를 지속하려고 한다.

<참고문헌>
임성철(2011). 체대진학 길라잡이. 서울: 꿈꾸는 사람들.
이만규(2006). 체육계열 대학 진학 학생들의 체대입시학원 이용 실태. 석사학위 논문.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교육개발원(2011). 2011년 교육통계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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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체육집중교육과정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인문계 과정, 자연계 과정처럼 체육을 중심으로 나누어진 교육과정을 말한다. 체육집중과정은 체육수업을 6학기에 나누어 하지 않고 2-4학기에 몰아서 진행하는 체육교과 집중이수제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체육교육집중과정에는 학생선수들과 체대진학을 희망하는 체대준비생으로 구성된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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