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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전문체육 ]

올림픽 럭비와 쿠베르탱

 

 

 

글/ 채관석 (공군사관학교, 대한럭비협회 이사)


        럭비는 2016년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부터 7인제 경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시행된다. 런던 올림픽 이후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벌써부터 럭비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흥분과 기대를 갖고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프랑스는 지난 2011년 뉴질랜드에서 개최된 럭비 월드컵 대회에서 준우승 이후, 럭비와 같은 스포츠를 통한 사회통합과 발전에 고무되고 있다. 이 바탕에는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이며 럭비선수와 심판으로 활약하였던 프랑스 쿠베르탱 남작의 스포츠 정신이 실려져 있다.

 

 

쿠베르탱은 1870년 보불(프랑스와 독일) 전쟁이후 패배한 프랑스 국민의 떨어진 사기를 진작하고 자국민의 체력과 건강 증진을 위하여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의 여러 스포츠를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 영국의 스포츠 중 럭비는 럭비스쿨 등 학교교육 현장에서 청소년 교육을 위한 체육교육과정 종목으로 육성되었고, 일상생활의 생활체육 종목으로 발전되고 있었다.  쿠베르탱은 영국 럭비를 보면서 양 팀 선수가 공을 쟁취하기 위하여 몸과 몸이 부딪혀 힘을 겨루는 몰(maul), 럭(ruck), 스크러미지(scrummage), 태클(tackle) 등에서 나오는 강인한 체력과 협동을 발견하였다. 또한 무질서한 신체 싸움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규칙준수를 통해 정정당당한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체제의 지배가치를 학습하는 스포츠 태도를 함양함으로써 스포츠의 사회교육적 가치를 발견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을 떨어트리지 않고 상대 진영까지 운반해서 트라이(try)하여 점수를 올리는 스포츠의 놀이 게임적 요소를 발견하여 이 운동이 프랑스 청소년들의 체력증진과 신체활동 욕구 해소, 인성교육 함양에 적합하다고 간주하게 되었고 영국 럭비를 자국에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쿠베르탱은 럭비를 “개인주의로 만연된 팀 사회를 훈련과 규율을 통하여 하나로 만들고, 각 선수들의 다양한 생각과 기대, 방향을 주장선수의 합리적 결정에 의해 하나로 나아가게 한다. 럭비경기는 심판의 호각소리 조차도 선수들의 규칙위반, 심판에게 보이지 않았던 행동, 선수의 성격이나 인내심을 평가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스포츠이다. 양 팀 선수가 서로 볼을 확보하기 위한 쟁취 과정에서 발생되는 격하고 숨가쁜 신체적 경합을 규칙과 합의로 통제되는 작은 사회적 통합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럭비는 진짜로 현실 생활을 반영하는 것이며 실제 세계를 경험하는 학습 장에서의 가장 현실적인 교육적인 도구이다.”라고 역설하였다. 

 

  쿠베르탱의 이러한 노력은 럭비를 통한 프랑스 국가경쟁력 재건으로 이어졌고, 럭비는 1900년부터 1924년까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었다.(1904년은 제외). 그러나 에너지 소모가 많고, 지나치게 격렬하다는 인식과 함께 럭비경기는 짧은 올림픽 대회 기간에 모두 이루어지지 못해 도중에 중단되었다. 하지만 전후반 각각 10분만 소요되는 7인제 경기의 시간 절약과 과격한 태클금지, 위험한 동작에 대한 철저한 제어 등 경기규칙의 개선은 럭비를 올림픽에 재진입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스피디하며 파워풀한 럭비경기 특성을 올림픽이라는 국가대항전속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 럭비는 서양 선수에 비교하여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가 빠르고, 민첩한 개인기로 인하여 외국선수가 포함된 아시아 강자인 일본을 물리치고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한다. 1998년 방콕 아시안 게임과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일본을 물리치고 7인제와 15인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럭비는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투지력으로 인하여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16년 한국 럭비의 올림픽 참가를 통한 엘리트 스포츠에서의 성공도 기대할 수 있지만, 럭비가 청소년의 전인교육에 필요한 종목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는 시대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럭비 팀에서 요구되는 체력, 협동, 상호 존중의 정신이 민주 시민의식과 국가 원동력이라고 주장한 쿠베르탱의 럭비 정신이 우리나라의 학교체육 현장에도 적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자료
www. irb.com
www. rugbyfootballhistory.com/olypic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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