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킥 3
#등장인물- 윤지석. 고등학교 체육교사. 단순 무식 다혈질. 보통 사람들과 달리 감정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짧다. .......겉보기와 달리 내면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캐릭터.
지난 9월 새 학기를 맞이하여 수업 준비를 하다가 문뜩 몇 해 전에 석사논문심사를 했던 논문이 생각이 났다. ‘... 체육교사 이미지’ 제목이 정확히 생각이 나지 않아 키워드를 갖고 논문을 찾았다. 체육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함에 좋은 체육교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학생들에게 학창시절 기억나는 체육교사 이미지를 그려 보라고 했다. 학생들은 조금 당황해 하기도 했지만(그림을 그리라고 해서)잠시 생각에 잠긴 후 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어떤 체육교사의 모습이 예비체육교사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을까? 많이 궁금했다. 역시나 학생들이 그린 체육교사의 모습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사실 학생들이 제출한 그림을 보고 적잖이 실망 했다. 수 십 년 전의 체육교사의 이미지와 최근의 체육교사의 이미지가 크게 다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체육수업이 변화해야한다, 학교체육을 살려야 한다고 정부에서 많은 정책을 내 놓고 있고 매스컴에서도 관심을 갖고 종종 이야기하고 있다. 그 동안 크던 작던 학교체육교육에 변화의 꿈틀거림이 있어왔다. 체육수업을 내실화하기 위한 노력, 교육과정 개편, 체육교사 연수 등 학교체육을 담당하고 하고 있는 정부나 교육청, 그리고 현장의 체육교사들이 학교체육의 질적 재고를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모든 것을 실천하는 체육교사의 모습, 아니, 우리 의식 속에 남아 있는 이미지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요즘 시트콤 ‘하이킥 3’가 한창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 중에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체육교사가 등장한다. 학생들이 그린 체육교사처럼 우락부락한 모습 대신 날씬하고 세련된 외모를 지녔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단순 무식 다혈질 그 자체다. 억지스럽고 무식하지만 마음만은 착한, 인정이 넘치는 사람. 그 이름은 체.육.교.사.이다.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멋진 모습을 한 우리의 멋쟁이 체육교사는 온데 간데없고 대부분의 학생들 기억 속에, 드라마 속에 그려지는 체육교사의 모습은 왜 이래야만 할까? 무엇 때문에 열정적이고, 박식하고, 현명하고, 학생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체육교사는 없고 ‘ 윤지석’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 화가 나기도 하고 체육교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당사자로 많은 부끄러움을 느낀다. 직전교육 기간 동안 체육교사가 갖추어야할 자상함(친절), 유머, 지식, 사랑, 인내, 공정, 정직 등 바람직한 성품, 학생들이 좋아하는 체육교사의 성품을 갖도록 안내하고 이끌지 못했기에 현장에서 옛날 그대로의 모습이 답습, 거울처럼 비춰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학교체육이 많은 변화를 위해 꿈틀거리고 있는 것처럼 체육교사의 이미지 또한 변화되어야 한다. 체육교사의 이미지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체육교사들은 학교 현장에서 알게 모르게 답습되는 좋지 않은 체육교사문화를 좋은 체육교사문화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학교에서 비춰지는 체육교사문화가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체육교사양성과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체육교사교육과정을 보면 체육교사자격기준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과목이 없는 것도 있다. 지난 2009년 중등교사임용시험이 개정되면서 체육교사자격 기준이 마련되었다. 교직인성 및 사명감, 학습자 이해, 교과지식, 교육과정, 수업지식, 수업평가, 학습 환경‧문화, 전문성 개발 등 8가지 항목이 그 것이다. 이 자격기준이 체육교사의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체육교사양성기관에서는 이 기준을 염두에 두고 교육과정을 재구성이 되어야 한다. 교직과목에서 교육봉사나 교육실습이 강조되면서 교직 적성과 자질이 강조되고 있다. 체육교사교육의 전공영역에서 소위 ‘체육교사론’이란 과목이 필요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체육교사교육자의 변화도 필요하다. 현장 체육교사들에게 교사성품을 갖도록 요구하듯 교육자들 역시 현장 교사 못지않은 따뜻한 성품과 사명감을 갖고 있는지 성찰 보아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체육교사들은 고운 말, 바른 행동, 좋은 표정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마주해야한다고 가르치듯이 교사교육자들 역시 예비교사들을 이와 같은 모습으로 마주하면서 해야 한다. 예비체육교사들은 교사교육을 통해 교사철학과 가치를 점점 더 내면화 시켜 나가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는 체육교사와 체육교사교육자들이 지금의, 과거의 체육교사 이미지에 대해 반성을 하며 좋은 체육교사, 좋은 체육교사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반성과 노력이 함께 실천된다면 언젠가 드라마 ‘하이킥 4’가 만들어 질 때 등장인물 소개는 다음과 같이 쓰일 것이다.
하이킥 4 등장인물
#윤지석- 고등학교 체육교사, 박학다식, 다정다감, 다재다능하여 학생들은 물론 동료 교사의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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