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둥지 기자단

2010년 스포츠 총정리 노트

                                                                                        글/김민정(연세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

요즘 입시에 취직에 다들 난리도 아니다. 원서를 쓰고 이력서를 작성하고, 면접 혹은 시험을 위해 나만의 총정리 노트를 보며 참 열심히 외우고 기억해 낸다. 그렇다면 2010년 한국 스포츠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최근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부터 저기 올해 초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기억 할 것이다. 사실, 올해는 스포츠의 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스포츠 뉴스로, 스포츠 중계로 바쁜 한 해였다. 차근차근 되씹어 보도록 하자.


연아 킴! 007 빵!





빵! 마지막 김연아 선수의 손가락 총 한 방에 전 세계인의 가슴에 구멍이 뚫렸던 날이었다. 경기 후 김연아 선수의 울음에 전 세계인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를 한껏 표현하고 싶지만 그 당시 모든 언론은 이 세상 가장 아름다운 말들로 그녀를 표현했기 때문에 필자는 가만히 있어야겠다. 2010년 스포츠의 시작을 알린 그녀. 파아란 의상을 또 기억하며 그저 박수를 보낼 뿐이다. 그렇다면, 동계 올림픽에는 김연아 선수만 있었는가? 물론 이 질문에 “아사다 마오!” 라고 외치는 이도 분명 있겠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에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 쇼트트랙의 이정수, 성시백, 곽윤기, 이호석 등의 선수들 등도 있었다. 또 첫 올림픽 출전으로 19위의 기록을 낸 ‘무한 봅슬레이팀’도 있었다. 유난히 눈이 많이 오던 겨울날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 그들, 올해가 ‘스포츠의 해’ 임을 확실히 가르쳐 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성 팍! 캡틴 팍!

 

 
우리나라를 붉게 물들이는 데는 축구만한 종목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월드컵은 2월 29일처럼 4년마다 찾아오는 선물이다. 올해도 그 선물에 대한민국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울고 웃고를 수없이 반복했다. 길거리, 극장, 식당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월드컵 증후군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노오란 띠를 두른 우리의 든든한 주장. 박지성 선수가 있었다.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고, 우리는 그를 우리의 남자친구, 여자친구 보다 더 믿었다. 우린 동시에 포스트 박지성의 자리도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기성용, 이청용 등의 선수들을 보며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월드컵이 끝나는 날이면 참으로 아쉽지만 올해도 그들이 보여준 붉은 기운에 미소 지으며 4년 뒤의 응원전을 기약해야만 했다.


소연 지! 민지 여!

 



올해 스포츠 이벤트를 지켜보며 필자는 ‘FIFA가 주관하는 대회 사상 첫 우승’을 일궈 낸 U-17월드컵, U-20 월드컵의 4강 진출이란 성적을 낸 우리나라 여자 축구에 형광펜을 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두 번의 기사도 다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스포츠의 저력을 보여주는 게 아닐 수 없다. 어느 종목이건 1팀, 2팀으로 시작하여 세계 정상을 맛보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이다. 태능선수촌, 그리고 앞으로 지어질 진천 선수촌 등의 국가대표 훈련을 돕는 선수촌 시스템, 각 협회들의 선수관리와 경기 진행을 위한 노력, 감독, 코치들의 열정 등이 합해져 꿈을 이루게 된다. 물론 필자도 우리나라 스포츠의 부족한 점도 잘 알고 있지만, 이번에 어린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며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필드에서 계속 될 그녀들의 승리와 앞으로 우리나라 여성 스포츠의 활약을 기대하며 파이팅!


태환 팍! 수영왕 태환!

 

 

어릴 적 필자를 TV에 빠지게 다이빙 하게 할 뻔한 ‘피구왕 통키’를 연상케 하는 빠알간 머리, 그리고 커다란 헤드셋, 광저우에서 박태환 선수의 부활은 우리의 2010년을 멋지게 장식해 주었다. 힘겨웠던 도핑테스트도, 중국의 시끄럽고 촌스런 ‘짜요 응원’도 그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박태환 선수는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더 이상 풋풋한 대학 새내기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광저우에는 박태환 선수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메달밭 양궁, 태권도를 앞세워 다양한 종목에서 76개의 금을 캐내왔다. 종합 성적 2위, 이번 대회 화려했던 개회식 장면만큼 입을 다물수 없는 성적이다. 2010년을 멋지게 장식해준 그들 덕에 국민들은 또 한 번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이 굵직한 대회들을 제외하고도, 우리나라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의 열기도 대단했던 한 해였다. 최대관중수를 기록했고, 갖가지 이벤트로 국민들을 ‘스포츠 도가니’로 몰아넣기도 했다. 스포츠인 으로써 잊지 못할 2010년. 매년 스포츠의 열기로 더욱 더 뜨거워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랄 뿐이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