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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둥지 기자단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 , 스포츠 외교 강국 대한민국

                                                                                               글/김윤환(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이 드디어 개막했다. 우리 나라는 금메달 65개를 목표로 4회 연속 2위 수성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스릴 넘치는 스포츠 축제, 조화로운 아시아(Thrilling Games and Harmonious Asia)’를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슬로건으로 정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다시금 재현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아시아 40억 인구의 눈과 귀가 광저우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이처럼 국제 스포츠 경기에 많은 투자를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 획득 및 각종 경제적인 가치 창출을 가장 큰 목적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이면에는 스포츠를 통한 국제 사회에서의 국위선양이 존재한다.

실제로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낡은 칭호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말끔히 벗어 던졌다. 세계 최고의 강대국인 미국을 압도적인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중국의 발전된 경제력 및 국가 파워를 세계인의 뇌리에 강하게 심어줬다.

 이렇듯 스포츠를 통해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것은 스포츠가 국제사회에 미치는 정치·경제·문화적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국가 간의 정치·경제·외교에 이용하는 ‘스포츠 외교’가 활성화 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스포츠가 효과적인 외교로 적용됐던 사례와 악용됐던 사례,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는 스포츠 외교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1. 핑퐁외교

스포츠가 국제 사회 관계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줬던 다양한 사례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핑퐁외교’이다. 핑퐁외교란 1960-1970년대에 중국과 소련간의 분쟁이 일어나자 중국이 소련 견제를 위해 미국과 친교를 맺고자 그 수단으로 탁구 경기를 이용한 것을 말한다.

중국은 1971년 3월 초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31회 세계 탁구 선수권에 참가 의사를 밝혔다. 중국 선수단이 최초로 국제무대에 모습을 보인 이유는 대회 승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서였다. 스포츠를 외교에 이용한 것이다. 1971년 4월 10일, 대회가 끝나고 미국 탁구단 선수들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두 국가의 관계는 급속도로 좋아졌고 1972년에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직접 베이징으로 날아가 마오쩌둥 주석과 만나 ‘소련 견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합의 했다. 세계에서 가장 두텁고 높은 벽이 조그마한 탁구공 하나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
 



2. 올림픽 보이콧 (80년 모스크바 올림픽, 84년 LA올림픽)

스포츠를 긍정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외교에 이용한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부정적 의사 표출을 위해 스포츠를 악용(?)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념과 사상 차이를 이유로 삼은 올림픽 보이콧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당시 인종 차별 정책을 실시하고 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친선 럭비 경기를 한 뉴질랜드의 올림픽 참가가 허용되자 아프리카 28개국이 불참을 선언하였다.

그리고 1979년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것에 항의하기 위하여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1980년 하계 올림픽에 미국을 필두로한 자유 진영 45~50개국 정도가 불참을 했다. 따라서 모스크바 올림픽은 참가국이 80개국 정도로 4년전 몬트리올 올림픽 때보다 참가국이 더 적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는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자유 진영 국가들의 보이콧에 대한 보복으로 소비에트 연방, 독일민주공화국(동독), 알바니아 동구권 15개국 등이 불참을 선언 했다.
(여담이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미국· 소비에트 연방·중화인민공화국·독일연방공화국(서독)·독일민주공화국(동독)·일본 등 거의 모든 IOC 회원국이 참가한 올림픽이다.)


3. 스포츠 외교를 위한 우리 나라의 노력은?

앞서 살펴 본 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스포츠를 통한 외교는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스포츠 강국이다. 이러한 국가 브랜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여줄 것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스포츠 외교에 대한 투자가 확대 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5년 전부터 스포츠 외교에 관심을 가지고 중·장기적으로 스포츠 외교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점점 결실을 맺어 가고 있다. ‘체육인재육성재단’ 에서는 주요 국제대회 메달리스트 등 국가대표급 선수 출신, 체육단체 임·직원, 국제심판 등을 위한 어학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이 가능할 정도의 어학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 메달리스트 등 선수출신들이 해외유명 대학에서 스포츠관련 학위 취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여 고급 스포츠 외교 인력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 우리 나라 지도자 및 심판의 국제 자격 취득 및 국제 강습회 참가 등을 통해 우리 나라 체육의 국제 스포츠계 영향력 강화를 도모하고자 국제 스포츠 강습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해외 우수지도자를 초청해 강습회를 개최하고 체육인재를 국제기구에 파견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스포츠 외교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은 스포츠가 국제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증대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 나라에서 스포츠 외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발전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우리 나라가 다른 선진국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만큼의 스포츠 강대국이기 때문일 것이다. 스포츠 강대국 대한민국이 스포츠 외교에서도 강대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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