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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통신원

고생 끝에 낙이 온다. Eric의 싱가폴체육회 생존기(1)

 

 

 

 

글 / 이철원 (싱가폴체육회 인턴)

 

 

 

 

Prologue

지난주 목요일 저녁, 3개월 가까이 연기된 싱가폴체육회 인턴쉽의 시작을 알리는 국제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Chloe : 헤이~에릭! 워크퍼밋 나왔으니까 이틀 뒤에 싱가폴로 들어와. 일은 월요일부터 바로 시작할거야!
Eric : ...그러니까 이틀 뒤에 싱가폴 가야되고 사흘 뒤에 일 시작한다고?...

 

 

체육인재육성재단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Eric의 해외인턴기....

지금 시작합니다.

 

체육인재육성재단의 해외인턴쉽 프로그램에 합격해 싱가폴체육회(SSC)에서 6개월간 경험을 쌓게 된 이철원입니다. 저는 면접당시 제 다양한 경력을 눈여겨 본 싱가폴체육과학연구원(SSI) ED(Executive Director) Dr.Fabian의 결정으로 SSI의 Coaching department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코칭부서의 주 업무는 싱가폴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내·외국인 코치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그들에게 싱가폴 학생들과 전문선수들을 육성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라이센스(면허) 시험 과정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한국체육과학연구원(KISS)이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과 경기지도자 자격증 발급 시스템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첫 날, 부서 인사를 하자마자 Han이라는 친구가 저에게 다가와서 “한국의 코칭라이센스 시스템을 분석해야한다. 부담은 갖지 말고 가볍게 레포트로 작성해주면 좋겠다”라는 말을 건넵니다. 독특한 발음의 싱글리쉬와 무더운 날씨에 적응도 하기 전에 임무를 던져주다니...당황한 제가 Han을 비롯한 부서 동료인 Sam과 부서장 Lynnet에게 미팅을 요청하자 그들은 “너의 경력을 다 살펴봤다. 우리는 지금 기존의 코칭 라이센스 프로그램을 없애고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있는데 너에게 한 파트를 맡길 예정이다. 부담 갖지 말고 잘 해봐라”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부담을 안가질래야 안가질수가 없지만 자신들의 주요업무에 저를 동참시켜주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SSC 인턴쉽에 합격한 이후 싱가폴빙상연맹(이하 SISA)에 접촉해 자원봉사 코치를 제안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싱가폴에는 국제규격의 새로운 빙상장을 포함해 총 두 개의 빙상장이 있지만, 비인기 종목인지라 국가의 지원이나 선수를 가르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선수를 제대로 육성할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이에 저에게 좋은 기회를 준 싱가폴에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자 무급 코치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연락을 주고받아서 친분이 있던 SISA 회장 Sonja Chong은 저에게 국가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와 스페셜올림픽팀 코치를 부탁했습니다. 중국에서 초빙해온 헤드코치가 있지만 10명이 넘는 대표팀을 혼자 관리하기엔 힘든 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페셜올림픽 동남아 본부가 있는 싱가폴은 내년 1월 29일 한국 평창에서 개막하는 2013 스페셜올림픽에 쇼트트랙 선수 5명을 내보낼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을 가르칠 코치도 부족한 상황에서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매주 가르칠 코치가 있을 리가 만무했습니다. 저는 흔쾌히 모든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오늘 싱가폴 스페셜올림픽 담당자와 얘기를 나눴는데 제가 싱가폴팀을 이끌고 한국에 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알아보겠다고 합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의 생활이 기대가 됩니다.

 

 

싱가폴체육회 생존기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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