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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대입시연구실' 운영자를 만나다..

스포츠둥지 2010. 11. 29. 16:30

  

                                                                                                 글/김윤환(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수능이 끝났다. 그러나 학생들의 입시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논술이나 실기 등을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체대 입시를 원하는 학생들은 입학 실기를 위해서 굵은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 운동을 잘하는 것 못지 않게 좋은 정보를 얻는 것도 입시의 승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높은 중요도에도 불구하고 체대 입시의 특성상 좋은 정보를 얻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런 학생들의 고충을 덜어주고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해서 체대입시 전문까페  ‘체대입시연구실’이 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운영자 최재호 선생님이 있다. 




1)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체대 입시 전문 카페 ‘체대입시 연구실’ 운영자 최재호 입니다. 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스포츠 과학과를 졸업했고 지금은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체대 입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2006년부터 인터넷까페 ‘체대 입시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 어떤 계기로 체대입시연구실 운영을 시작하게 된 건가요?

저는 체대 입시 실기를 준비할 때 사립 학원을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학교 방침에 따라 학교 체육 선생님께서 지도를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업무량이 워낙 많다 보니 체대 입시 준비생들을 위한 입시 정보를 따로 제공해주지 않으셨습니다. 열약한 운동 환경에서도 열심히 준비했지만 막상 실기장에 가서 시험을 치르려는데 듣도 보도 못한 실기 종목이 있었습니다. 또한 저희가 몰랐던 정보도 정말 많았구요. 그 때부터 체대 입시에 관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뜻이 맞는 선생님들을 만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인문 계열, 자연 계열 학생들을 위한 진학정보는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체능 계열의 학생들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형 진학사들에서 체능 계열 정보를 다루지 못하는 이유는 그 정보의 양이 방대하고 또한 매년 마다 변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대학교에서는 입학 자격 조건을 세분화 시키고 있는데 체능 계열 학생들은 그 정보를 얻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체대 입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은 체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치명적입니다. 체대는 실기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일반 계열 대학교 입학 점수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부족한 수능 점수를 받고도 좋은 학교에 입학할 수도 있고, 반대로 좋은 점수를 가지고도 낮은 점수대의 학교에 입학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입니다. 저는 체대를 준비하는 모든 학생들이 공정한 경쟁구도 하에서 노력하기를 바랍니다. 그런 저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3) 체대입시연구실 운영자로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지?

7~8명 정도의 선생님들이 각 대학교 사이트를 매일 같이 점검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업데이트 되는지 확인 합니다. 수시 정보 , 실기 정보, 정시 정보 등을 조사한 후에 정해진 양식에 맞춰 작성하고 다시 모든 선생님들이 작성된 문서를 재검토 하셔서 그것을 카페에 올리고 학생들에게 메일로 알려줍니다.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은 체육과의 히든 데이터입니다. 체육과는 실기 종목에 대해 학교에서 공지한 내용 이외의 숨은 정보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중요성 또한 당락을 결정할 정도로 높습니다. 예를 들어 ‘높이뛰기’ 라는 하나의 실기 종목이라도 어떤 방법으로 뛰어야 하는지, 혹은 실기장에서 시험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학교마다 전부 다르죠. 그러한 것은 공지사항에 올라와 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알아두면 실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죠. 이런 숨겨진 정보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때에 따라서는 해당 학과 사무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도 한답니다. 합격을 위해 필요한 마지막 1%, 그 숨겨진 1%를 찾아 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4) 체대입시에 관한 학생들의 궁금증들을 모아봤습니다.

1. 수능 끝나고 운동을 시작 하는게 좋을지, 공부를 하면서 같이 운동을 하는게 나을지

체대 진학을 생각하는 모든 학생들의 공통적인 궁금증일 것입니다.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일단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학생들은 운동과 공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수능공부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반대로 4등급 후반 이하의 낮은 수능 점수의 학교는 상위권 학교에 비해 실기 변별력이 높으므로 운동을 하는데 좀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야 하죠. 공부와 운동 모든 것을 놓치면 안되는 ‘체대입시’의 어려움은 어떻게 보면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따라서, 개인 운동 능력에 따라서 굉장히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좋다, 어떤 것이 나쁘다 라고 한 마디로 정답을 내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2. 체육 선생님을 제외하고 다른 진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고 싶어요. 혹시 주변에 특이한 체육 관련 직업에서 일 하고 계신분이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흔히들 체대에 가면 체육 선생님 말고는 할만한 일이 없다고들 말하곤 하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회가 점점 발전하고 국민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질 수록 체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곧 체육 전문가의 중요성이 커짐을 의미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체육 선생님 뿐만 아니라 체육 산하 단체(대한체육회나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근무하는 친구, 부상당한 선수들의 재활을 돕는 친구, 선수 혹은 일반인 개인 트레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추천 드리고 싶은 직업은 ‘피지컬 코치’라는 직업입니다. 요즘에는 축구가 굉장히 인기인데 해외 축구 클럽에서는 감독과 수석 코치, 그리고 피지컬 코치가 같은 레벨의 대우를 받습니다. 피지컬 코치란 선수 개개인의 포지션에 따른 훈련 방법, 체력 관리, 컨디션 관리, 재활 치료, 팀에 맞는 가장 이상적인 체력 훈련 등에 대해 계획을 짜고 조언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선수들과 감독 등이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거죠. 피지컬 코치는 브라질에서 학부 과정 4년을 이수하고 그 곳에서 경험을 쌓아서 세계 어떤 축구 클럽에서라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피지컬 코치가 있지만 거의 다 외국인이고 한국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도전해볼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3 . 수능이 끝나고 운동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래도 운동을 아예 안하면 불안하니까   공부하면서 조금씩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어떤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알  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혼자서 운동을 하겠다고 맘먹은 학생같은 경우는 수능 변별력이 높은 학교를 선택한 경우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수능을 열심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아예 운동을 안 하면 안됩니다. 수능 이후에 급격하게 높아질 운동량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일정 부하를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근력은 길러둬야 합니다. 특히 하체 근력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맨손스쿼트나 계단 걷기, 언덕 가볍게 뛰기, 평소에 걸어 다닐 때 주로 앞꿈치에 중심을 두고 걷기 등을 실시하길 바랍니다. 민첩성의 향상을 위해서 축구나 농구를 가볍게 즐겨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틈틈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서 운동하는 장면을 상상해 주세요. 꾸준히 연습한다면 운동 적응 능력이 빨라져서 좀 더 효과적으로 운동을 배울 수 있답니다.

5) 카페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 혹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나요?

카페를 운영하다보면 정말 능력 있는 학교 선생님들을 많이 뵙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열과 성을 다해 교육에 임하는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위해서 체대 입시 정보를 얻고자 저에게 연락하시는 선생님들을 보고 많은 감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주로 지방 쪽 학생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연락을 많이 해옵니다. 지방 학생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줘서 열약한 조건에서도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제가 준 정보를 통해서 지방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과 환경에서 갈 수 있는 최고의 학교에 입학했을 때 느끼는 보람이 굉장히 큽니다.

6) 이제 수능이 끝나고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 필요한 실기 종목을 연습해야 합니다. 특별히 조심해야 하는 것이나 신경 써야 할 것은 없나요?

일단 막무가내식 훈련은 피해야 합니다. 자기가 지원할 학교에 적합한 실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부상방지를 위한 워밍업과 스트레칭, 기본적인 근력 갖추기를 반드시 신경써야 합니다. 특히 운동 전에 워밍업과 스트레칭을 정말 프로선수들처럼 제대로 해야 합니다. 수능 끝나고 부터는 운동할 시간이 많은데 정말 힘들게 운동해야 될 시간을 정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기술 훈련 등을 실시하는 등 프로그램을 제대로 구성해야 합니다.

7) 이제 수능이 끝나고 실기를 준비할 예비 체육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최선을 다 하셔서 원하는 대학교에 꼭 지원하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실기 준비 잘해서 꼭 합격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만 설령 원하는 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좌절하지 마세요. 체육과는 기계를 다루는 학문도 아니고, 글자를 다루는 학문도 아니고, 사람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대학교 이름에 너무 연연 하지 마세요. 엘리트 코스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과 자신 주변의 사람을 대하는데 정성을 다하면 어디서든지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진학해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즐기고 마음껏 꿈을 펼치세요. 많이 도전해보고 경험하고 그리고 개척하세요. 마지막까지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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