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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가을의 낭만을 걸어보자!

스포츠둥지 2010. 10. 29. 09:00


                                                                                               글/유수진(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얼마 전까지는 단풍이 하나 둘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더니, 요 며칠사이 겨울을 얘기하는 매서운 바람 앞에 위기를 느낀 탓일까, 지금 가을산은 단풍으로 풍년이다. 그리고 이 가을에만 즐길 수 있는 단풍을 찾는 이들로 인해, 가을산은 사람들도 풍년이다. 그런데, 이 ‘단풍’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예전과 사뭇 달라졌다. 바로 트레킹이다! ‘제주 올레길’과 더불어 ‘지리산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등 여러 산과 길들이 ‘도보 여행자’들을 위해 정비되면서 불기 시작한 ‘트레킹 바람’은 ‘단풍’을 만나 더욱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예전에는 등산이 ‘정상’을 위해 산을 ‘오르는’ 과정이었다면, ‘트레킹 바람’이 휩쓸고 있는 지금, 사람들은 ‘경치’와 ‘여행의 기분’을 느끼기 위해 산을 ‘걷고’있다. 그야말로 ‘걷기’가 하나의 ‘패션’이다. 그래서 필자도 그 ‘패션’에 함께하고자 ‘북한산 둘레길’에 올랐다.


북한산 둘레길, 전체 44㎞ 총 13구간

 제 1구간인 ‘소나무숲길’에서부터 제 13구간인 ‘우이령길’까지 총 13구간으로 구성된 북한산 둘레길은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하고, 비교적 완만한 ‘길’들이 많기 때문에 주말마다 가족들이 함께 걷기에 더없이 좋은 트레킹 코스다. 현재 44㎞가 개통되었으며 내년에는 26㎞의 ‘길’이 더 조성될 예정인데, ‘구간’마다 각각의 테마를 형성하고 있어 ‘걷는 이’들이 각 ‘구간’만의 색채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산길과 물길, 그리고 여러 마을길들을 걷다보면, 물이 맑고 수량이 풍부해 대궐의 궁녀들이 빨래터 및 휴식처로 이용했다던 ‘빨래터’(제 3구간, 흰구름길)가 보이고, 또한 옛날 다섯 명의 총각들이 예쁜 아가씨에게 장가를 들기 위해 상장능선에서 건너편 능선으로 ‘바위던지기 시합’을 하였다고 전해지는 다섯 개의 봉우리를 볼 수 있는 ‘오봉 전망대’(제 13구간, 우이령길), 장미공원(제 7구간, 옛성길 구간) 등 여러 ‘볼거리’들 또한 마련되어 있어 ‘트레킹’을 하는 내내 ‘보물찾기’ 하듯 재미도 쏠쏠하다.
 

                                   '북한산 둘레길'을 알리는 표지판과 '둘레길'중 산길 모습


제 3구간, ‘흰구름길’에서 만난 직장인 강진환(30)씨는 거의 매주 주말마다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다고 말할 만큼 ‘둘레길’에, 그리고 ‘트레킹’에 흠뻑 빠져 있었다. 평일에 회사를 다니며 생활하다보면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가기 때문에, 그 틈에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자신’과 ‘주변’에 대해 깊게 생각할 여유도 갖기 힘든데, 이렇게 주말을 통해 ‘둘레길’들을 걷다보면 그동안의 생각들도 정리할 수 있고 ‘운동’도 되어 어느새 ‘삶의 활력소’가 되어버렸단다. 또한, 도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도 ‘산’과 이어진 여러 ‘길’들을 통해 ‘자연’을 느낄 수 있고, 마치 ‘낯선 곳’마냥 여행의 기분도 넘친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그는 혼자서 ‘트레킹’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는데, 혼자 가더라도 걷다보면 여러 사람들과도 대화를 나누게 되고 사귀게 되어 ‘트레킹’의 재미가 ‘배’가 된다고 말했다.


                                      제 3구간인 '흰구름길'의 모습과 그 안에 위치한 '빨래골 터'


또한, 제 4구간인 ‘솔샘길’에서는 ‘테니스장’과 ‘체육시설’, 그리고 ‘성북 생태체험관’이 있다. ‘성북 생태체험관’에는 여러 ‘곤충’들과 성북구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직접 가꾼 ‘식물’들이 있는데, 이곳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곤충’과 ‘식물’에 관해 배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더불어 ‘환경수업’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성북구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아토피 건강 숲 체험프로그램’을 매주 화요일 오전에 운영 중에 있어, ‘아토피’로 인해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체험이 될 듯하다. 

아이들이 자연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성북생태체험관'과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


다양한 가을 행사



이 가을, 낭만의 트레킹

깊어져가는 가을, 잠시라도 이 계절을 누리고 싶다면 가까운 ‘가을 산’으로 ‘트레킹’을 하러 가는 것은 어떨까? 혼자여도 운치 있고, 누구와 동행한다면 더욱 좋을 ‘가을의 트레킹!’  걷는 동안, 눈으로 들어오는 ‘산’과 그 밖의 ‘자연’들이 어느새 우리의 ‘몸’과 ‘마음’을 ‘가을의 빛’으로 물들어 놓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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