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을 나서면 스포츠를 즐기는 나라 만드는 해법
글 / 김혁출 (국민생활체육회 전략기획실장)
노인-아직은 지원책 부족
문화체육관광부는 2003년부터 노인 체육을 지원하기 위해 게이트볼장 건립, 장수체육대학
운영, 노인정 등 사회복지시설에 체육 용품 지원 등을 추진하고, 각 시도와 시·군·구 생활체육회에
노인 전담 생활체육 지도자를 배치해 체육활동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2006년부터 시도별
어르신 생활체육대회를, 2007년부터는 전국 어르신 생활체육대회를 여는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노인 건강 증진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지원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평생 건강관리 체계에 따라 지역사회 노인 건강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으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위한 식사 배달 사업, 노인 건강교육 프로그램 제공과 무료
건강진단 사업, 가정간호와 방문보건 사업, 보건소 치매상담센터 지원 사업 등 운동과 무관한
소극적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동호회 조직을 스포츠클럽으로 전환 … 선진 시스템 탄생 필요
우리나라 체육·스포츠 활동의 문제로 크게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스포츠 시스템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체육활동의 영역이 전문 체육, 학교 체육,
생활체육으로 각각 분화 발전해 이 세 하위 시스템 간 상호 연결망과 의사소통의 부재 등으로
효율성이 낮다. 생활체육 동호인 조직은 성인 중심으로 구성되어 엘리트 체육과 단절되어 있으며,
엘리트 체육은 학원 스포츠를 통해 선수를 공급받으면서 공부 안 하고 운동만 하는 분위기를
조장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더욱더 생활체육과 단절되어 있다.
둘째, 지역주민이 생활체육 시설과 공간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공공 체육시설을 개방하여
주민의 생활체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매우 효율적인 방안이지만,
우리나라 공공 체육시설 대부분은 엘리트 선수 훈련이나 대회 개최 중심으로 운영한다. 통계에
따르면, 공설운동장의 연간 평균 행사 개최 일수가 17.2일에 불과하여 11개월 13일을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체육교육의 부실화와 체육활동의 중요성 인식 부족으로 청소년들의 신체활동이
충분하지 못하다. 우리 청소년들은 학교에서는 입시 교과목 위주의 수업에, 방과 후에는
보충수업, 과외수업 등에 신체활동 기회를 박탈당한다. 노천 운동장 중심의 학교 체육시설,
체육 수업 시간 감소, 체력장 폐지 등은 학교 체육을 경시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도 스포츠 구조가 가장 선진화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체육협회의
스포츠클럽 운영 시스템과 생활체육 동호인 클럽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국민생활체육회의
조직 구성과 내용이 매우 유사하여 암시하는 것이 크다. 즉 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현재의
우리나라 동호회 조직 9만여 개의 기초자원을 제도화한 스포츠클럽으로 전환하면, 저비용·고효율의
새로운 선진형 스포츠 시스템이 탄생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해 매우 희망적이다.
문 밖을 나서면 스포츠를 접하게 하기 위하여
누구나 집을 나서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는 스포츠클럽의
설립을 확대하고, 주민이 접근하기 쉬운 공공 체육시설을 확충·개방하는 등의 생활체육 인프라를
선진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으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첫째, 현재 시범사업 중인 30개소의 스포츠클럽을 대폭 확대하고, 스포츠클럽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많은 학자들이 자발적 섹터(voluntary
sectors)가 정부 정책 실패를 일정 부분 만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 정책의 실패 원인은 급변하는 시대에 정부가 스포츠에 대한 정확한 수요와 정보를 갖기
어렵고, 그 결과로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영역, 즉 정부·시장·제3 섹터(민간 부문)의 기능이 필요하다.
이 중에서 제3 섹터, 일명 자발적 섹터라고도 하는 민간 부문은 국민생활에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정부가 공공재로서 생활체육 부문의 다양한 소수 의견을 모두 수용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 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3의 영역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스포츠클럽이다. 전체 스포츠 시스템의 비역동성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이 스포츠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운동장·체육관·학교 등 공공 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이의 개방을 확대해
개방률을 85% 이상으로 높여 생활체육 참여율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주민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 부지 내에 소규모 체육관을 신규 건립하여 학생과 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스포츠클럽이 청소년 방과 후 체육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등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공공과 민간 체육시설을 총망라한 체육시설 요금 안내, 예약 서비스 등의 이용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여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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