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너에게 근력운동을 필수조건이다.
글 / 문삼성
2000년대 초 대한민국 마라톤 인구가 급증했다. 여가시간의 증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시점이다. 또한 이봉주선수라는 국민마라토너가 세계적 기량을 갖춰 좋은 기록을 내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는 방송사나 기업 등은 마라톤을 스포츠브랜드에 자주 활용하였다. 허나 어느 순간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으로 인해 오히려 더 큰 부상을 겪게 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마라톤과 함께 달리기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지기 시작하였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원인은 마라톤을 위해 달리기 훈련만 고집했었기 때문이다.
선수출신인 필자도 그랬고 함께 훈련했던 모든 선후배님들이 그랬다. 대부분 앞만 보고 달렸고 근력운동이라 하면 복직근(왕(王)자)에 대한 운동만 고집하였다. 시대가 변하고 더욱 더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퍼스널트레이닝이라는 개인 트레이닝의 문화가 생겨났다. 마라톤선수 출신으로 은퇴 후 퍼스널트레이너가 된 사람들도 있고 필자 또한 그랬다. 그 때 인간의 몸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고 그동안 마라톤 선수뿐만 아니라 즐기려고 달리는 사람들마저 왜 부상을 당하는지 알 수 있었다.
원인은 하체의 근력운동을 배제하였다는 것이다.
“달리기를 하니까 하체는 누구보다 튼튼하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인해 일어나는 것이 부상이었다.
그렇다면 왜 근력운동을 하지 않고 달리기만 하면 부상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그 정답은 과도한 유산소 운동은 근성장이 아닌 근 손실을 가져온다는 것에 있다.
30~40분의 적당한 유산소운동은 영향이 없지만 마라톤과 같이 2시간 이상의 유산소운동을 지속하는 훈련은 근 손실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선수보다 일반인이 더 많은 부상을 안게 되는 이유도 간단하다. 선수는 2시간가량의 연습을 하지만 일반인은 높은 벽이라고 하는 서브3(42.195km => 3시간이내)또는 4~5시간 걸려서 마라톤을 달리기 때문에 훈련 또한 그 시간동안 해야 하고 근 손실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이다. 근 손실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골격을 감싸주는 근육이 약해지고 일부 사라지는 것이다. 골격을 못 잡아주고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에 한발을 달릴 때마다 몸에 가해지는 충격은 더욱 커진다. 그 상태로 더 많은 시간을 달려야하는 일반인들은 빈번히 부상을 겪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려면 달리기의 비중을 20%정도 낮추고 그 시간을 하체근력운동에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하루 100분 달리기 훈련을 하였다면 80분으로 줄이고 20분은 하체를 강화하는데 투자하라는 것이다. 줄어드는 근육의 양을 채우지 않으면 그와 같은 속도로 부상이 오게 된다.
최근 들어 침체되어 있던 마라톤 열기가 다시 후끈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최근 15년 동안 더 체계적인 훈련들이 알려졌고 부상의 위험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브랜드에서 러너들을 타겟으로 대회도 열고 간단한 러닝 교육도 진행하면서 젊은 층을 유도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마라톤을 즐기는 연령층은 평균 40~60대 이다. 마라톤이라는 운동이 그만한 훈련의 시간도 투자를 하여야 하는데 젊은 층은 아직 사회적으로 그러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연령층이 높아질수록 노화로 인해 근육이 손실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40대 보다 50대는 2배 이상 빠르고 60대는 50대보다 2배 이상으로 빠르게 근육이 사라진다. 이러한 상황에 마라톤을 하게 되면 당연히 부상은 올 수밖에 없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체근력운동이 절실히 필요하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60분 러닝을 하는 사람과 60분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이 달리기로 경쟁을 하면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만큼 연령이 높아질수록 필요한 것은 근력운동이고 젊은 사람들도 마라톤을 하기 위해 달리기만 고집한다면 오래가지 못하고 부상을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건강할 권리가 있고 여가를 즐기며 살아야한다. 그 생활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것이 마라톤이라면 반드시 근력운동을 기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