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둥지 기자단

마라톤 편견, 학교체육에서 시작된다.

스포츠둥지 2017. 5. 25. 11:27

 

 

 

글 / 문삼성

 

 

 

 

주변에 마라톤 한다는 사람 보니까 아프다고 말하고 무릎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던데요...”

생각만 해도 힘든 걸 미련하게 왜 달리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마라톤 엘리트 선수생활 10년 경험을 가진 필자가 자주 듣는 말이다. 현재 마라톤을 하고 있고, 일반 사람들에게 마라톤을 지도하고 있는 필자는 마라톤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있는 이들을 많이 본다. 경제적 여유와 여가시간 증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대한민국에서 러닝을 즐기는 인구는 4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왜 오래 달리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생겨버린 것일까? 당연히 주변에 마라톤을 하고 부상을 당한 사람을 많이 보았고 1000m만 달려도 호흡이 멈춰버릴 것 같은 경험을 한번 쯤은 겪어봤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 마라톤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쓰게 됐다.

마라톤은 42.195km라는 긴 거리를 오로지 내 신체적 능력만으로 달려서 완주하는 스포츠이며 부상의 원인은 딱 하나다. 마라톤을 달릴 수 없는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마라톤을 달리기 때문이다.

 

  부상당한 사람들에게 질문하면 100이면 100 체계적인 훈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라톤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주변에 누구 한명이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말을 들으면 이 사람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지라고 자신감 아닌 자신감을 갖는다. 모든 종목이 힘들지만 그 중에서 가장 힘들다는 마라톤을 자신감 하나로 달린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깬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 번도 마라톤을 달려보지 않은 사람이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달리기 위해서는 최소 12개월, 많게는 24개월을 준비해야한다. , 5km, 10km 단축마라톤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하프마라톤을 달리고 풀코스를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고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면 90%이상 1개월 집 주변에서 조깅하고 10km를 달리고 그 후 자신감이 생겨 3개월 준비하고 하프마라톤을 달리고 6개월 정도 체계적이지도 않은 조깅만하다가 풀코스를 달리게 된다. 마흔 살이 넘도록 현역 선수로 대한민국 최정상 위치에 자리하였던 이봉주선수도 단기간에 마라톤을 달렸더라면 120% 오랜 선수생활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꾸준한 준비와 완성된 신체로 달리는 마라톤은 자존감을 매우 높게 상승시켜줄 뿐만 아니라 그 거리를 달리고도 큰 부담을 받지 않는 건강한 육체까지 얻게 되는 것이기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때문에 마라톤을 달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다음은 미련하게 왜 달리느냐는 편견이 생긴 근본적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필자가 지도하고 있는 곳에 모 의원님께서 함께 훈련을 할 때가 있다. 지난 해 훈련 후 회원님들과 간단한 식사자리를 가졌던 적이 있는데 그때 의원님께서 이러한 말을 하였었다. “우리나라는 학교체육이 대중들에게 오래 달리기(마라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 이 말은 본인이 마라톤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기 전까지만 해도 오래달리기를 경험해 보았던 적은 학교에서 체력장 할 때 빼고 없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준비운동과 체계적인 훈련 한 번 해보지 않았던 학생들을 출발선에 세우고 운동장을 뺑뺑이 돌려서 등급을 정하던 기억밖에 없었기에 본인도 마라톤을 왜 하냐는 생각을 했었다는 것이다필자는 엘리트선수출신이어서 생각할 수 없던 부분이었기에 당시 이 부분은 정말 큰 문제점으로 다가왔다. 무엇이든 첫 경험이 중요한데 일반 사람들이 가장 처음 접하게 되는 오래달리기는 학교에서 체력장을 할 때뿐이다. 그 중요한 첫 경험을 1000m도 제대로 달릴 수 없는 신체능력을 가진 청소년 상태에서 거품을 물며 달렸던 것이다. 그 심한 고통으로 인해 학창시절부터 오래달리기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박히게 되니 무슨 마라톤을 달리느냐라는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두 가지 오해와 편견은 대중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학교체육서는 자연스레 생길 수밖에 없다. 인간은 아기였을 때 걷기도 못하지만 달리기를 먼저 하려고 한다. 그만큼 달리기는 본능이고 오늘날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오래 달리기를 학창시절의 고통이라는 편견을 갖은 일반인에게 세월이 흘러 고통을 잊고 다시 시작한다 하여도 옳은 방법으로 알려주는 지도자는 많지 않다. 달리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로 잡고 빨리 올바른 달리기 및 마라톤에 대한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학교체육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해야 하며, 마라톤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훌륭한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하여 올바르고 체계적인 건강한 달리기 문화를 전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