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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 리포트 - 코리아오픈 테니스

스포츠둥지 2016. 10. 5. 08:30

#컨슈머 리포트 - 코리아오픈 테니스

#허규기자





9월 17일부터 9월 25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가 개최되었다.

코리아오픈은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중 최고등급의 대회이자 유일한 투어대회이다.

올해 대회에는 100위 이내의 선수가 17명이나 출전해 관객들에게 높은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었다.

4박5일간 코리아오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 이벤트




▲ 라켓 시타회 중인 동호인들과 매직테니스 교실에 참여한 아이들, 프레임 챌린지 중인 선수

출처: 아머스포츠코리아 홈페이지 / WTA 홈페이지



윌슨 신제품 라켓 시타회, 윌슨 매직 테니스 교실, 유사나 헬스의 스펀지 볼 골인 행사 등의 이벤트가 있었다. 대부분 준결승, 결승이 열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었고 적극적인 홍보로 높은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내었다. 코리아오픈을 보기위해 울산에서 올라왔다는 하태욱씨는 “경기 시작전에 여러 가지 즐길거리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기다릴 수 있었다. 경품으로 에코백도 받아가서 기분이 좋다”며 웃음지었다.


하지만 참가자격과 참가시간이 제한적이어서 행사 종류가 조금 더 다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예를들면 동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브 속도 측정, 라켓 프레임으로 공을 튕기는 프레임 챌린지 등은 복잡한 장비나 넓은 공간이 필요없고 누구나 참여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력만 투입해서 관중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2015 상하이오픈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인 로저 페더러 선수의 입간판이 큰 인기를 얻었다. 마침 페더러 선수가 일찍 탈락하여 전 세계에서 온 관중들은 페더러를 직접 보지 못한 아쉬움을 입간판으로 달래었다. 이처럼 겨우 입간판일 뿐이지만 관중들에게는 재미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이번 코리아오픈에 참가한 카밀라 조르지 선수나 크리스티나 플리스코바 선수는 대회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들의 입간판이 있었다면 관중들에게 작은 추억을 하나 선물하는 기회가 되었을거라 생각된다.



# 관중들과 볼퍼슨




▲ 코리아오픈 볼퍼슨과 롤랑가로스 볼퍼슨 출처: 테니스피플



관중들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정말 숨소리 하나 없이 관람하였다. 가끔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려왔지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조용했고 선수들이 드롭샷, 로브, 스매시를 할 때는 열광적인 반응으로 경기에 재미를 더하였다. 게임 도중에 움직이지 않고 햇볕이 강해도 뒤에 관중이 있으면 우산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볼퍼슨들의 태도는 관중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롤랑가로스의 볼퍼슨들은 프랑스 전국에서 3000명이 응시하고 이 중 250명이 실기시험을 통해 선발된다고 한다. 대회를 앞두고 2주동안 교육을 받고 평가관에 의해 높은 성적을 받은 볼퍼슨들만 경기에 투입된다. 하지만 코리아오픈의 볼퍼슨은 현역 중,고등학교 테니스 선수들이 자발적이 아닌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경기 내내 진지한 태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볼을 줍고 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이 길어 선수가 토스를 다시 하는 경우는 다반사이고 선수 앞으로 지나가거나 짝다리를 짚고 등을 기대고 서있는 볼퍼슨도 볼 수 있었다. OO고등학교 선수라고 밝힌 한 볼퍼슨에게 교육을 받고 투입되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교육을 받았지만 경기에 자주 투입되다 보니 이제는 딱히 맞춰보지 않고 바로 투입된다.”고 하였다.


반면 부산오픈 국제 첼린저의 볼퍼슨은 주변 대학의 체육학과 학생들을 지원받아 테니스의 ‘테’자도 모르는 학생들이 볼퍼슨의 임무를 맡았다. 그러다보니 예선전에 우여곡절도 많았고 항의도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2~3일에 걸친 교육과 동영상 교육으로 완벽하진 않더라도 충분히 자기역할을 했다. 적어도 이들에게는 ‘긴장감’과 ‘진지함’은 느낄 수 있었다.

롤랑가로스와 코리아오픈의 대회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차이가 나지만 볼퍼슨의 태도는 절대 차이가 나서는 안된다. 한낮에 뜨거운 코트에서 열심히 뛰어준 그들은 고마운 존재이지만 자신의 미래 모습이 될 수도 있는 선수들을 보조하는 볼퍼슨의 임무에 대해선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듯 하다.



# 음식




▲ 우승자가 새겨져있는 US오픈의 칵테일, 윔블던의 전통있는 생크림 딸기처럼 특색있는 음식이 필요하다.

출처 : businessinsider.co.id / tativk.com



야외 스크린 바로 옆에 설치된 스넥바에서 컵라면과 과자, 맥주를 팔았다. 스넥바 옆에는 롯데리아 부스가 있어 관중들은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또한 경기장에 들어가는 게이트 바로 옆에서 츄러스와 햄, 닭꼬치 등을 팔아서 관중들이 간단히 사서 들고 들어가기 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대회현장에 와서까지 컵라면, 햄버거, 닭꼬치 같이 평상시에도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음식을 먹는것은 조금 아쉬웠다.

윔블던처럼 전통으로 자리잡고 특색있는 생크림 딸기같은 음식까진 아니더라도 조금은 서울이라는 도시와 올림픽공원이라는 환경을 반영한 특색있는 음식을 팔았다면 좋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 업체


▲ 코리아오픈 용품업체들과 윔블던 기념품 상점, 상하이 기념 배지 윔블던 출처 : 위키미디어



아디다스, 윌슨, 잠스트, 유사나, 토알슨, 세라바인 등의 업체들이 입점해 있었다. 기본적으로 높은 할인율을 보였고 결승전이 가까워질수록 제품 종류도 많아지고 참여도 늘어났다. 홍보 의지가 부족해 보이는 브랜드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친절하고 상세하게 제품을 설명해 주었다. 메이저 라켓브랜드인 바볼랏, 요넥스, 헤드의 불참으로 라켓, 스트링, 테니스 가방 등을 많이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 또한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없었는데 코리아오픈을 기념할 배지나 컵 같은 것을 판매한다면 코리아오픈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내년이 더 기대되는 코리아오픈


▲ 결승전을 찾은 많은 관중들. 이들 덕분에 한국 테니스의 미래는 밝다.



코리아 오픈의 존재이유는 명확하다. 국민들은 안방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고 국내 여자 선수들은 랭킹이 월등히 높은 그들과의 경기로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다. 국내 유일의 투어 대회로 테니스의 보급과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고 테니스 선수를 꿈꾸는 주니어와 학부모, 감독 등에게도 좋은 수업이 될 수 있다.


2년째 타이틀 스폰서는 없고 한국인 선수의 선전은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 평일에는 관중석이 비었다시피 하고 코리아오픈 개최권도 외국에 넘어간 상태이다. 하지만 수많은 관중들의 열성적인 응원과 다양한 이벤트,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뛰어다니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훌륭한 타이틀 스폰서를 구해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대회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7년에는 더욱 화려하고 흥미로운 대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