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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 드 프랑스와 투르 드 코리아 -100년을 이어온 대회의 비밀

스포츠둥지 2016. 7. 20. 12:51

# 투르 드 프랑스와 투르 드 코리아 -100년을 이어온 대회의 비밀

#유지은 기자




형형색색의 사이클복을 입은 각국의 선수들이 초록색 풀밭이 드넓게 펼쳐진 시골길을 달린다. 때로는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하는 산악구간을 넘고 파란 바다를 낀 도로를 질주한다.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e)는 각국 사이클인들의 꿈이자 성지이며 프랑스의 상징이기도 하다.


1903년 시작되어 올해 103회째를 맞는 투르 드 프랑스대회가 지난 7월 2일 그 성대한 시작을 알렸다. 세계 3대 로드사이클 대회로 꼽히는 투르 드 프랑스, 지로 디 이탈리아, 부엘타 에스파냐 중에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규모가 큰 투르 드 프랑스는 어떻게 100년이 넘는 역사를 유지하며 견고하고 뚜렷한 성격을 지닌 대회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투르 드 프랑스의 성공 비법과 더불어 투르 드 프랑스를 벤치마킹해 만들어진 국민체육진흥공단 주최의 투르 드 코리아를 한 단계 더 성장 및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았다.



  


▶ 2016 투르 드 프랑스 Stage 1 (출처: www.letour.com)




#이벤트 #행사 #캐러밴



  투르 드 프랑스는 매년 7월 한 달에 걸쳐 진행된다. 전체 코스 길이가 무려 3,53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번 왕복하는 것과 비슷하다. 투르 드 프랑스를 방문한 관중은 평균 6시간 15분을 도로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도로사이클 종목의 특성 상 관중입장에서 경기 중인 선수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단 몇초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관중들이 선수들을 기다리는 시간과 선수가 지나간 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대회를 계획하고 진행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투르 드 프랑스는 이 점을 일찍이 간파하고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캐러밴 이벤트이다. 35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차량을 이용한 퍼레이드는 이색적인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라면 투르 드 프랑스의 캐러밴이 크게 특별하다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초점을 둘만 한 점은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투르 드 프랑스 대회의 스폰서이며 퍼레이드를 통해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린다는 것이다. 관중 입장에서는 흥겨운 퍼레이드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료 제품까지 손에 넣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모인 곳에서 투르 드 프랑스의 역동적이고 활기찬 긍정적인 이미지까지 등에 업고 홍보를 할 수 있다. 지난 2015 대회의 경우 약 600명의 직원이 동원되어 1,400만여개의 제품이 증정하였다고 하니 그 규모가 실로 어마어마하다.


▶ 2015 투르 드 프랑스 Stage 21 파리 샹젤리제 구간 (출처: www.skysports.com)



#파트너십 #자선 #지속가능성





투르 드 프랑스는 스폰서십을 통해 다양한 자선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도로 사이클과 관련이 있는 것도, 그렇지 않은 기업 혹은 단체도 스폰서를 한다. 예를들어 2003년부터 파트너십을 체결한 Mécénat Chirurgie Cardiaque는 le tour stage를 통해 자선기금을 모아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 심장 수술을 지원하는데, 파트너십 체결 이후 지금껏 200명 이상의 아이들을 구했다. 또한 투르 드 프랑스는 모두가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에게 음성지원이 되는 로드북과 대회 관련 음성 뉴스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HandicapZéro가 이 서비스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특히 젊은이들을 위하여 여러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Cadets - Juniors는 10대 청년들에게 투르 드 프랑스의 참가 선수들과 동일한 조건의 코스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Secours Populaire Français는 9년째 낙후 지역의 어린이들을 마지막 구간인 파리 샹젤리제를 포함한 11개 구간에 초대해오고 있다. 캐러밴, BMX 공연 그리고 질주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아이들로 하여금 스포츠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고 스포츠에 직접 동참하게 하는데 일조한다.


2015 투르 드 프랑스와 Secours Populaire Français (출처: www.groupefdj.com/)



2015 투르 드 코리아 무주 구간 태권도 공연 (출처: www.tourdekorea.or.kr/tdk2015/elite)




투르 드 코리아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하는 투르 드 코리아는 지난 200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벌써 10년째를 맞이한 만큼 국민 대상으로 인지도도 생겼고 특히 올해에는 공동주최자로 나선 동아일보의 가세로 미디어의 힘을 빌려 더 많은 홍보를 할 수 있었다. 국내 자전거 인구도 증가세에 있는 만큼 투르 드 코리아가 앞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장밋빛환상을 가지기에 앞서 냉철한 분석과 판단이 분명히 필요해보인다. 국내에 유명한 도로사이클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기시간이 짧지 않은 종목의 특성 상 선수의 경기력에만 초점을 맞추어 대회를 운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투르 드 프랑스가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말하였듯이 경기 외적인 요소가 충분했기 때문이다. 


대회를 찾은 관중의 오감을 끌 수 있는 충분한 컨텐츠와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가능한 대회가 될 수 있었다. 지난 해 투르 드 코리아 역시 관중을 모으기 위해 지역 공동체와 협력하여 공연을 기획하고, 상품을 나눠주고 또 지역 아동센터에 운동용품을 기증하기도 하였다.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경기력 외에도 중요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였기에 이러한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사료된다. 또한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지만 산악지형이 전국의 70%를 차지하며 도시와 농촌이 모두 존재하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 규모는 프랑스에 비해 작을지언정 지역의 독특성은 뒤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지역의 문화와 특성 그리고 참신하고 의미 있는 이벤트의 기획을 통해 투르 드 코리아도 100년을 이어온 투르 드 프랑스만큼 성장하기를 기원해본다.



2016 투르 드 코리아 홈페이지 (출처: www.tourdekore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