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게 칠 수 있는 대중골프장수가 급증한다
글/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
2005년 이후 매년 30개소씩 늘어났던 개장 골프장수가 올해에는 골프장 건설붐이 식으면서 12개소에 불과할 전망이다. 하지만 입장료가 저렴한 대중골프장수는 꾸준히 늘어나면서 골퍼들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작년에는 25개 골프장이 정식 개장했는데, 대중골프장은 20개소에 달해 회원제 4개소보다 5배 많았다. 이를 18홀로 환산하면, 회원제 골프장은 5.0개소, 대중골프장 23.5개소 등 모두 29.5개소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골프장수는 작년말 494개소에 달해 500개에 육박했다.
그렇지만 올해는 대중골프장 10개소, 회원제 골프장 2개소 등 12개소만이 개장할 예정에 있어 2005년부터 시작된 골프장 건설붐이 식고 있다. 개장 골프장수가 줄어드는 것은 기존에 운영 중인 골프장한테는 희소식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개소(증설 2개소 포함)를 개장해 가장 많고, 호남권 3개소, 충남·영남권 각 1개소가 개장하는데, 앞으로도 골프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도별 개장 골프장수를 보면, 골프장 건설붐 덕택으로 2005∼2013년 동안 매년 30개소씩 개장했다. 이 중 회원제 골프장수는 2007년 21개소로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2010년 19개소에 달했지만 올해는 4개소로 급감했다. 이처럼 개장 회원제 골프장수가 줄어드는 것은 골프회원권값 폭락과 입회금 반환 사태 등으로 회원권 분양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반면 대중골프장수는 2008년 33개소로 가장 많았고 2010년 이후 매년 20개씩 개장했다. 2008∼2013년 5년 동안 개장한 골프장수는 209개소인데, 이 중 대중골프장수는 138개소로 전체의 66.0%를 차지했다.
이처럼 대중골프장수가 급증한 것은 수익성이 높고 회원권 분양난으로 개장전에 회원제에서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해 개장하는 곳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회원제에서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해 개장한 곳이 이천마이다스, 로드힐스, 엠스클럽, 사천CC 등 6개소에 달했다. 또한 회원제로 운영하다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한 곳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3개소, 내년에도 4개소에 달할 예정이다. 게다가 입회금 반환 사태로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하는 회원제 골프장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기침체 등으로 골프장 이용객수는 하락세를 보이지만 대중골프장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대중골프장간의 고객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회원제 골프장 역시도 운영적자 확대로 평일 성수기 시간대와 토요일을 제외하고 입장료 할인이 일반화되면서 회원제·대중골프장간 경쟁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정체로 지갑이 얇아진 골퍼들은 입장료 등 이용료에 민감하다. 특히 여성골퍼들은 입장료가 5천원, 1만원 정도 싼 골프장을 선택하면서 골프장간 가격인하 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다. 이는 골프장의 1인당 소비단가를 떨어뜨리면서 수익성을 둔화 내지 악화시키지만 골퍼들은 더 싼 가격이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팀당 캐디피가 12만원으로 인상되면서 골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지방골프장을 중심으로 캐디선택제가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골프장에서 캐디선택제를 도입하는데 걸림돌인 늦장 플레이, 두세번 티샷 등을 지양하고 디폿·벙커정리도 솔선수범하는 등 골퍼들의 의식전환도 필요할 것이다.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