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둥지 기자단

현대 스포츠에서 전광판은 어떻게 활용되는가?

스포츠둥지 2012. 11. 7. 13:25

 

 

글 / 김성수 (스포츠둥지 기자)

 

 

1980년대 경기장의 전광판 모습 ⓒ영화 퍼펙트게임 중

 

 

 과거 스포츠에선 전광판은 그저 스코어나 출전 선수 정도만 알려주는 기능적인 요소에 불과했다. 하지만 스포츠가 발전하면서 전광판 역시 발전을 거듭했고, 오늘날 대부분 경기장의 전광판은 화려한 영상이 나오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 덕에 전광판의 활용도도 높아져 이젠 전광판이 단순히 스코어만 알려 주는 기능에서 한 단계 진화 했다. 팬들은 전광판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받으며, 또 다른 즐거움을 얻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전광판. 현대 스포츠에선 전광판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아보자.

 

 

현재 전광판은 영상 상영이 가능해지면서 멋진 영상으로 선수들을 소개 한다.

 사진은 LG트윈스 투수인 벤자민 주키치가 소개되는 모습 ⓒ김성수

 

 

과거 잠실야구장 전광판은 좌측엔 경기기록, 우측엔 영상이 나오는 구조였지만 지난 2009년 공사를 통해 좌 우측 구분 없이, 영상이 나오도록 탈바꿈했다. 덕분에 영화관 같은 와이드한 영상 상영이 가능해졌고, 선수 소개 역시 예전 보다 더 멋지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관중들은 더 넓어진 화면을 통해 해당 선수의 정보를 예전 보다 좀 더 쉽게 알 수 있게 되었고, 구단은 다양한 영상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멋진 모습을 담아 소개하면서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게 되었다. LG트윈스 외에도 같은 잠실야구장을 쓰는 두산베어스 역시 이 전광판을 활용해 멋진 선수 소개를 하고 있다. 대전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화이글스는 낙후된 시설 탓에 화려한 전광판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해 구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동영상 전광판을 설치했다. 그 덕에 한화 역시 전광판을 활용한 멋진 선수소개가 가능해졌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 응원가 가사가 나오는 모습 ⓒ김성수

 

 

 전광판의 역할은 선수 소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경기 도중엔 응원가 가사를 보여주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응원가를 따라 부르기 쉽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K리그 수원 블루윙즈의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서포터들이 응원가를 부를때 마다 전광판에 가사를 보여준다. 보통 축구경기장에선 전광판에 경기 장면을 보여주지만 수원은 전광판에 응원가 가사를 보여준다. 타 구단 역시 전광판에 응원가 가사나 구호 등을 보여주지만 수원처럼 경기 내내 보여주진 않는다. FC서울은 경기 초반과 경기 막판에만 응원 구호를 보여주고, 프로야구 같은 경우는 경기 막판 관중들의 단체 응원을 유도할 때 등장시킨다.

 

 

FC서울의 명물 사다리 타기 이벤트 진행 장면 ⓒ김성수

 

 

 전광판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에도 활용 된다. FC서울은 하프 타임에 사다리 타기 이벤트를 벌인다. 열광적인 팬을 찾아 번호를 선택하게 하면, 마스코트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선택된 선물을 주는 방식이다. 이 이벤트는 넥센 히어로즈 에서도 진행된다. 그 밖에도 플래시를 활용한 퀴즈, 키스 타임 등 다양한 이벤트에서 전광판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문학야구장의 명물 띠 전광판. SK 와이번스는 이 전광판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김성수 

 

 

스포츠가 발전함에 따라 전광판 역시 진화했다. 보통 전광판은 야구장의 경우 외야 중앙, 축구장의 경우 양 쪽 골대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문학 야구장엔 이 전광판 외에도 내야에도 띠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 전광판은 2007년 문학 야구장에서 첫 선을 보였고 선수 소개, 팬들이 보내는 응원 메시지, 응원가 가사 등을 보여주는데 활용 된다. 띠 전광판은 큰 호응을 얻었고, 이후 롯데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사직 야구장, 프로농구 삼성썬더스의 홈 구장인 잠실실내체육관에도 설치됐다.

 

프로농구 안양KGC의 홈구장인 안양실내체육관의 전광판 ⓒ김성수 

 

 

최근에는 전광판의 위치에 대한 편견도 버리게 될 만큼, 특별한 위치에 전광판이 설치되기도 한다. 안양KGC의 홈구장인 안양실내체육관의 전광판은 공중에 설치되어 있다. 그간 NBA, NHL 에서나 이 전광판을 봐왔지만, 이젠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전광판은 체육관 정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체육관 어느 곳에서도 전광판 화면을 잘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고로 이 전광판은 전자랜드 엘리펀츠의 홈구장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도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독일월드컵 첫 경기를 치렀던 프랑크푸르트의 발트 스타디온에도 전광판이 공중에 설치되어 있다.

 

발트 스타디온 전광판 ⓒ김성수 

 

 

이처럼 전광판은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거듭했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 바로 선수 소개 부분이다. 현재 우리나라 스포츠의 선수 소개를 보면 선수의 이름과 출신 학교, 생년월일 정도만 알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정보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구단이 같은 방식으로 선수 소개를 하기 때문에 천편일률적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같은 경우는 선수 소개 시 그 선수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명을 표기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선수에 대한 재미있고 다양한 정보를 선수 소개 시 같이 표기한다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 프로스포츠에서 전광판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다. 매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전광판이 앞으로는 팬들에게 어떤 즐거움과 흥미를 가져다줄지 기대된다.

 

 

 

 

ⓒ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