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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 체육이야기/[ 생활체육 ]

스포츠활동의 품격은 ‘안전’에 있다

                                                                                 글 / 이병진(국민생활체육회 정보미디어부장)


안전은 삶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 축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욕구 5단계설을 통해, 인간은 생리적인 욕구가 만족되면 자연스럽게 안전에 대한 욕구를 추구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안전이 확보되면 그제야 비로소 자신의 소속감․사랑에 대한 욕구- 존중욕구-자아실현욕구가 순차적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한편,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소프스키(sofsky)는 “미래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도 이념은 자유, 평등, 박애가 아니라 안전”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렇듯 인간은 안전하게 삶을 영위해 나가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다. 그러나 생활 속에서 개인의 안전은 다반사로 위협받고 있다. 치안,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 우리를 위협하는 요소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안전은 단순히 재난이나 사고를 피하는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다. 즉, 안전은 삶의 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축이다. 더 넓혀보면, 안전은 국가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는 경쟁력이다. 우리사회가 안전문화에 대한 어젠다를 공론화해야 하는 이유다.





선수․동호인들의 안전보장은 국가의 책무

스포츠현장에서의 ‘안전’은 ‘선진 스포츠문화’의 다른 이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체육선수뿐 아니라 생활체육 동호인들도 안전하게 스포츠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동호인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책무이기도 하다.

‘스포츠 안전’의 개념은 단순히 ‘운동부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에만 있지 않다.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 운동부상 시 위로․보상에 관한 제도적 장치, 전문선수들의 복리, 선수인권 문제 등을 포괄한다.

우리나라도 스포츠안전에 관한 여건이 많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각 경기장마다 후진적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 얼마 전 K-리그 축구경기였다. 장마철 배수가 되지 않아 물 위로 공이 떠다니는 별 희한한 곳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또 얼마 전에는, 도저히 프로경기장이라고 할 수 없는, 울퉁불퉁 잔디가 패어있는 곳에서 축구경기가 이루어졌다. 이런 곳에서 경기를 하다보면 치명적인 부상을 입기 마련이다.


상해사고, 학교폭력 등 스포츠안전 위협요소 많아

겨울스포츠의 대명사인 스키도 안전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의 발표에 따르면, 2006년 1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스키장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슬로프에서 넘어져 발생한 사고는 498건이다. 스키장 사업자들이 펜스 등의 시설물 안전점검을 강화해야 하지만, 스키장 안전망을 1.5m 올린다던지 하는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 상태다.

자전거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자전거사고는 자전거 도로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8년 7,900여 건에서 지난해 12,000건으로 급증했고, 최근 5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스포츠선수들이 불법약물을 복용하는 것도 스포츠안전권의 침해다. 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문선수 100명 중 7명꼴로 근육강화제 등의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를 제도적으로 막지 않으면 선수들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학교운동부의 폭력사고도 시급히 근절해야 한다. 지난 3월 모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체육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 1,100명 중 78%가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스포츠안전재단에서 폭넓은 활동을 전개해 주길...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스포츠안전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일본은 1971년 정부 주도로 (재)스포츠안전협회를 창립하여 다양한 스포츠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스포츠안전협회는 레저스포츠활동에 나서고 있는 중장년층에게 사전 건강검진을 받을 것을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스포츠안전보험을 보급하여 현재 1000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미국은, 1989년 청소년스포츠안전재단을 창설하여, 운동선수, 코치, 학부모,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안전 교육’, ‘스포츠안전 캠페인’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우리나라도 최근 스포츠안전에 관한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 스포츠안전재단이 설립됐기 때문이다. 재단은, 열악한 스포츠안전 환경을 개선하고, 운동 상해 방지활동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단이 폭넓은 활동을 전개하여, 모든 체육인들이 스포츠안전을 보장받는 품격있는 스포츠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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